주말 밤.

1. 친구들과 함께 배트맨 비긴즈를 보려던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시간이 안맞아서, 결국….ㅠ.ㅠ 흑….
덕분에 미중년 종합선물세트를 보려면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할 듯 합니다.
[제길, 신시티는 언제보나…ㅠ.ㅠ]

음, 이건 좀 미묘한 문제인데, “이 영화는 누구들과 함께”라고 정해놓는 약속은 참 힘들어요.
물론 그게 단순히 영화 약속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바쁜 와중에 친한 친구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서로 모여서 만남을 즐기는 시간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서도…..[대개 영화-술집 코스잖습니까. ^^*] 전 영화는 대개 어느 순간 탁! 하고 땡겨서 쇠뿔도 단숨에 빼랬다고 그날 당장 달려가서 보는 일이 흔하거든요. 누군가 보고 싶은 영화와 시간이 맞으면 좋고, 안되면 혼자보러가는 것도 좋고….그렇게 “내키는”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 영화는 아예 못보고 몇년의 시간이 그냥 흐르기도 하니까요. 타이밍이라는 건 정말로 미묘하죠.

2. 하지만 덕분에 시간이 남아서, 그렇게 외쳐대던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습니다!!!!!
으흐,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엉엉엉. 아웃백 스테이크에 가서, 제 소원이었던, 식탁 한가운데 스테이크와 다른 음식을 여러개 놓고 나눠먹는 게 아니라, 제 앞에 스테이크 한 접시를 떡! 하니 놓아두고 쓱쓱 썰어먹었어요!!!!! 음, 문제가 하나 있었다면………….내가 왜 버릇처럼 미디엄을 시켰을꼬……….ㅠ.ㅠ 깜박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한 단계 위를 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_-;;;;;; “육즙이 줄줄 흐르는 말랑말랑한 녀석”이 아니라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익어서 딱딱했어요. 제기랄, 주문받는 누님[아니, 저보다 어릴지도]한테 물어봤어야 하는건데, 배가 고픈 탓에 그냥 이거, 이거, 이거! 시켰더니만……으음, 다음번에는 꼭!!!!! [다음번 기회가 오기나 할까……ㅠ.ㅠ] 그런데 저희 테이블 담당 누님이 정말 쾌활하신 분이라서, “생각보다 딱딱해요, 크흑.” 이라고 말했더니만 글쎄 서비스로 그릴드 어니언과 와인에 절인 양송이를 얻어오셨습니다!! 저희가 다 황송해지더군요. ㅠ.ㅠ 주문을 잘못한 건 제 탓인거 같은데 말이죠. 으음, 그래서 맛난 양파까지 [양송이는 좀 짰어요…..] 잘 먹고 왔습니당!!

정말 ‘배가 부르다’는 것이 술에 취하는 것보다 훨씬 몽롱하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왔어요. 너무 배가 불러서 – 그것도 고기로만 – 눈 앞이 핑핑 돌더군요. 다리도 후들거리고. 이건 새로이 발견한 사실. -_-;;; 어릴 적 읽은 프랑스 추리소설처럼, 정말로 맛난 음식만으로도 살인을 할 수도 있겠더군요.

아아, 이제 한동안은 고기 타령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

주말 밤.”에 대한 28개의 생각

  1. mono

    아니, 고기! (사진이 없어도 충분히 테러에 휩쓸릴 수 있군요… 좋은 교훈을 하나 얻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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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ina

    스테이크….OTL
    부럽습니다.. 저도 스테이크 먹고 싶네요..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스테이크는 딱 한번 밖에 못 먹어봤다죠, 그것도 중학생 때, 아직까지 고기의 참맛(?)도 모를 때에 먹어보고는 "으웩"하고 못 먹었어요.. 흑흑..
    음, 그럼 아웃백가서 스테이크 먹으려면 래어로 시켜야하나요?
    자르면 피가 쭉♬ 나오는 그런 거 먹으려면요?(고기 얘기하는데 덧글이 무지 길어졌습니다, 하하하..^^;; 민망..)
    에고 배트맨비긴즈 못보셨군요, lukesky님 감상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죠..^^ 조만간 보시게 되길 빌며~ 기다렸다 먹는 고기가 더 맛있는 법이죠!! 호호호호호!!(누구를 감히 고기에 비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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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돌.균.

    스테이크~ 전 역시 레어로 ^ㅅ^
    영화라 일요일날 김포공항 갔다가 시간나면 영화보러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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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euphemia

    ‘배가 부르다는 것이 술에 취하는 것보다 훨씬 몽롱하다’ -공감.
    전 어제 비싸고 맛없는 파스타를 먹고서, 차라리 아웃백 갈 걸 하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답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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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HX1138

    그리하여 전 영화 혼자 봅니다. 누구랑 보는가 고민하느니 혼자 보는게 더 편해요 ㅋㅋㅋ 스테이크… 먹고싶군요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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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체샤고양이

    아.. 즐거우셨겠군요..육즙이 뚝뚝 흐르는 스테이크 +_+
    (우리동네는 고기가 너무 흔해서 빕스 오픈만 기다리는처지인데..^^;;; ) 배트맨 비긴스는 공식 "미중년 종합선물세트" 영화인게로군요. 이런 바람직한 영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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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Mushroomy

    2. 탕수육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른 덕에 아버지께서 사 오셔서 먹긴 했습니다만………. 맛 없었습니다. OTL 그런데다 노래 불러서 먹은 탓에 더 이상 고기 타령을 할 수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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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danew

    주방에선 방어적으로 좀 더 구워서 내보내는 경향이 있지요.
    이거 너무 많이 익었다고, 다시 해달라고 하시면 곧바로 바꿔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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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세이

    요리때문에 살인나는 그 소설은 무엇인가요+_+
    스테이크… 그거 맛있나요? << 못먹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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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lukesky

    엘위/ 아, 저도 드디어 음식 테러라는 걸 해보는군요!!!
    mono/ 좀 더 멋지게 묘사할 걸 그랬어요. 가운데가 불그스름하지만 겉이 바싹 익어 칼을 대면 분홍빛 살이 밀려나오는 정로도 익은…이라든가…
    보름/ 카메라가 없거든요. ㅠ.ㅠ
    hina/ 아우, 정말 아쉬워요. 배트맨 비긴즈 정말이지 꼭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다음주 주말에는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 중입니다. 안되면 정말 혼자라도 가서 봐야죠. 음, 아웃백에서 레어나 아니면 바로 그 다음 단계를 시켜야 할 것 같아요. 미디엄은 정말로 너무 미디엄이더군요.
    돌균/ 나도 그래야 겠어. –;;
    euphemia/ 아, 정말 로 실감했습니다. ㅠ,ㅠ 다리 힘이 풀리더라고요. 으읏, 맛없는 파스타…..ㅠ.ㅠ
    THX1138/ 저도 왠만하면 그러는데 유명한 영화들은 친구들이 먼저 보러가자고 하거든요. 저도 녀석들과 같이보면 즐거운 맛이 있으니까요. ^^*
    체샤고양이/ 육즙이 조금만 더 흘러주었더라면 좋았을걸요…ㅠ.ㅠ
    아아, 정말 바람직한 영화입니다!!!
    하늘이/ >.<
    해명태자/ 응 고기를 배부르게 먹는다는 게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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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lukesky

    Mushroomy/ 아………그런 경우 정말 난감하죠…ㅠ.ㅠ
    danew/ 음 그렇군요. 다시 해준다고 하긴 했는데 우선 제가 좀 미안한데다가 같은 종류의 고기가 마지막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별수 없이 그냥 먹었습니다. 그래도 맛났어요. ^^*
    사과주스/ 으흐, 전 혼자보는 것도 즐거운걸요.
    세이/ 음, 제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짧은 단편이어요. 요리 때문에 살인이 나는 건 아니고, 부인이 남편에게 맛난 음식을 잔뜩 먹여 살인했다고 주장하는 소설이라죠. ^^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글곰/ 아아, 오늘은 또 다시 배가 고파지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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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곤도르의딸

    후후.. 루크스카이 님이 배트맨 감상문을 올리셨나 냉큼 달려왔는데, 틀어지셨다니 좀 더 기다려야겠군요. ^^; 같이 뜻 맞아 영화 보고 떠드는 게 좋긴 하지만, 확실히 시간대 맞추기가 어려워 타이밍 놓칠 땐 난감하죠…(안그래도 배가 고픈데 서핑하면서 자꾸 음식 테러를 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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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lukesky

    rumic71/ 스테이크의 위력은 놀랍죠..ㅠ.ㅠ
    일레갈/ 맞아요! 고통스러워요! 그래서될 수 있으면 자제하려고 하는데 그게 또 맘대로 안된다는 것이 비극이죠.
    곤도르의 딸/ 저도 아쉽습니다아!!!! 아우, 다음주에는 또 신시티도 봐야하는데, 어째서 일이 이리 꼬인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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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lukesky

    Siri♡/ 아아, 그런데 하루밖에 안지났는데도 다시 먹고 싶어졌어요. 이를 어쩌죠…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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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lukesky

    전뇌인간/ 맞아요, 맞아! 담부터는 꼭 그놈으로!
    풀팅/ 어, 먹을 걸 던져주면 폭식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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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아이스

    간만에 듣기 좋은 소식이군요!! 루크님 항상 김밥헤븐-_-을
    애용하는걸로 알고 있어서…몸보신 하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리고 전 ….배트맨 보고 왔답니다.
    이제 이 프랜차이즈는 이보다더 좋을 순 없어요!! 대박!!;ㅁ;
    미중년 종합선물세트에 올인입니다!!!(베일군도 빨리 합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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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lukesky

    아이스/ 아우, 요즘 돌아다닐 때마다 배트맨 포스트가 많아서 염장질 당하고 있어요. 저도 빨리 가서 보고싶어 안달나 있습니다. ㅠ.ㅠ 헤헤, 몸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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