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외전인 Steve Ferry의 Shadows of the Empire 번역입니다.
에피소드 5와 6 사이의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문장이 까다로워서 분량은 얼마 안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군요.
혹시나 너무 오랫동안 올라오지 않으면 가끔씩 재촉해주세요…..크흑.
[#M_[Shadows of the Empire] Prologue|그만 닫으서도…|Prologue.
꼭 걸어 다니는 시체 같군, 시조르는 생각했다. 마치 천년 전에 죽어 말라빠진 미이라 같아. 아무리 이 은하게에서 가장 강력한 인간이라지만 저렇게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가 아닌가. 나이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닐 텐데 뭔가가 그를 갉아먹고 있기라도 하는 듯 하구만.
황제로부터 4미터 쯤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시조르는 아주 오래 전 팔파틴 의원이라 불리던 자가 홀로그램 필드로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황제의 쭈글쭈글한 몸뚱아리에서 썩은 악취가 풍겨 나오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 놀라운 성능을 지닌 공기 정화 시스템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 시도될지 모를 독가스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쉴새없이 움직이는 이 수십 개의 필터가 생명을 걸러내고 죽음의 냄새만을 남기는 것일지도.
홀로그램 링크의 반대편 회선에 있는 자는 황제의 머리와 어깨, 그리고 검은 로브의 두건 아래 감춰진 말라빠진 얼굴을 들여볼 수 있을 것이다. 수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그는 시조르를 볼 수 없었지만 시조르는 그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시조르가 이 곳에 있을 수 있는 것은 황제가 그를 이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전송장치의 반대편에 있는 그 자는….아니, 과연 그 존재를 ‘그’라고 부를 수나 있는 걸까…
황제 앞에 놓인 임페리얼 챔버 안에 공기가 소용돌이치더니 한데 뭉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형체로 화했다. 칠흑색 의복과 망토를 두른 인간형 몸뚱아리, 커다란 헬멧과 호흡 마스크로 완전히 가려진 얼굴.
다스 베이더.
베이더가 입을 열었다.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마스터.”
만일 지금 시조르가 시간과 공간 사이로 파워 볼트를 내던진다면 아무리 다스 베이더라 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부질없는 생각이다. 베이더는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기에는 너무나도 강한 존재였다.
“포스에 커다란 혼란이 일어났다.”
황제가 말했다.
“저도 느꼈습니다.”
베이더가 말했다.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루크 스카이워커 말이다.”
스카이워커? 그것은 아주 오래 전 베이더의 이름이었다. 그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자라, 대체 누구지? 황제와 그의 가장 추악한 창조물이 이렇게 심각하게 경계할 정도로 강력한 자라니, 그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조르의 수하들이 바로 이 순간까지도 탐지하지 못했던 이 인물은? 시조르의 분노가 순식간에 끓어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차가운 분분노였다. 그의 냉정한 얼굴에는 티끌만큼의 놀라움도, 분노도 나타나지 않았다. 폴린 족은 다른 하등 종족과 달리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법이 없다. 당연하지. 폴린의 조상은 털가죽이 아니라 비늘에 싸여 있다. 그들은 포유류가 아니라 파충류의 피를 물려받았다. 뜨겁고 거친 종족이 아니라 냉정하고 계산적인 종족이었다. 그 편이 낫다. 훨씬 안전하니까.
“그렇습니다, 마스터.”
베이더가 대답했다.
“그는 우리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
황제가 말했다.
시조르는 황제와 우주 저편 머나먼 곳에 떠 있는 함선 갑판에 무릎을 꿇고 있는 베이더의 홀로그램 이미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참으로 흥미로운 소식이었다. 이 황제가 위협을 느낄만한 존재? 황제에게 두려움을 주는 존재라?
“녀석은 아직 어린애입니다.”
베이더가 말했다.
“오비완도 더 이상 녀석을 도울 수 없습니다.”
오비완, 이 이름은 시조르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 제다이 기사 중 한 명으로 장군으로 활약했던 자다. 그러나 벌써 몇 십년도 전에 죽지 않았던가?
오비완이 아직 어린애에 불과한 누군가를 돕고 있다면, 시조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의 부하들은 이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비록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긴 하지만 베이더의 영상과 황제를 눈앞에 직접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조르는 거대한 삼각뿔 궁전 한가운데 안전하게 자리 잡고 있는 호화로운 황제의 사실 안에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은밀한 상념에 젖을 수 있었다. 방금 접하게 된 이 모든 정보를 그가 미리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머리통이 그 목에서 굴러 떨어지게 되리라. 아는 것은 힘이다. 지식의 부족은 곧 나약함이다. 이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용서하지 못한다.
황제가 말을 이었다.
“그 아이는 포스가 강하다. 스카이워커의 아들은 절대로 제다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스카이워커의 아들?
베이더의 아들! 놀랍군!
“만일 그 아이가 우리 편이 된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베이더가 말했다.
베이더의 목소리에서 미묘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시조르는 그게 뭔지 정확하게 알아낼 수 없었다. 그리움? 걱정?
희망?
“그래…그래.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되겠지.”
황제가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아주 짧은 침묵이 지나갔다.
“마음을 돌리지 않으면, 그 아이는 죽을 것입니다, 마스터.”
시조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분노가 허용하는 만큼의 아주 희미한 미소였다. 베이더는 스카이워커를 산채로 잡아오고 싶어 하는군. 그의 목소리가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 그는 그 어린애가 마음을 돌리거나 죽을 거라고 했지만 뒷부분은 분명 황제를 안심시키기 위한 말에 불과했다. 베이더는 스카이워커를, 자신의 아들을 죽일 마음이 없다. 시조르처럼 목소리를 읽는데 통달한 자라면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간절히. 그 무시무시한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다스 베이더는 다크 프린스, 전 은하계에서 가장 거대한 범죄조직인 ‘검은태양’의 수장 언더로드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시조르는 황제와 베이더를 그토록 강하게 만들어 주는 포스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어떤 형태의 힘이라는 것만을 희미하게 느끼고 있을 뿐. 그러나 포스가 지금은 절멸해버린 제다이들이 익혀야 했던 힘이라는 사실만은 그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새로 등장한 장기말 역시 그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베이더는 살아있는 스카이워커를 원한다. 따라서 황제에게 그를 사로잡아 오겠다고 말했다.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시조르의 흥미를 끈 부분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황제는 통신을 마치고 다시 그에게로 몸을 돌렸다.
“자, 그럼 이야기를 계속해볼까, 프린스 시조르?”
다크 프린스는 미소를 지었다. 우선은 하다 만 일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다.
_M#]
사진에서 지긋이 깔아보는 황제님의 시선이 참 에로틱…-_-;;;;;
와아 올라왔네요. 스타워즈 외전 시리즈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문장이 뭐랄까 비교적 예뻐 보인다고(?) 해야할지. 고급스럽다고 할지. 여하간 느낌이 다르네요. 다음 부분도 어서 올라오길 빌고 있겠사옵니다.’ㅁ’/
출근하자마자 들렸는데 재밌는 읽을거리를 올리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계속 이어주시옵길 바랍니다요…^^…b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런 좋은것을 읽어볼 기회를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세요. 호홋.. 시간나는대로 인사이터에 루크부분은 싸그리 스캔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번역을 깔끔하게 해주셨는네요. 문장이 아주 좋습니다. ^^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오오 기대 만빵입니다 ^ㅅ^
아아 이 녀석 꽤 재미있었어요>_< 코렐리안들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원인이기도 하고요^_^
루크님 덕에 한글버젼으로도 볼수있게 되다니 반갑군요. 루크님 최고… 힘내세요^^ 엔들리스 빠와~!!!
생각보다 재미있는데요. 외전은 읽어볼까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한번 읽어바야겠네요.:)
꽤 유명한 작품이죠 N64,PC판으로 게임이 나오기도 했고….
오우거/ 에로틱 오야지 황제님이라…쿨럭.
rucien/ 다른 곳에 올려놓았는데 왠지 여기도 올려야 할 것 같아서요. ^^ 음, 확실히 이 책은 다른 외전보다 좀 문장이나 표현이 까다로워요…ㅠ.ㅠ 늦장부리지 않도록 노력하겟습니다.
작은울림/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열심히 노력하지요. ^^
모리/ 아,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 걸요.
라스/ 오오오오오오오오!! 루크 기사라면 밤새서라도 번역할 수 있어요! 엉엉엉…ㅠ.ㅠ
연화/ 아, 아니 그런 칭찬을…..발그레. ^^ 사실 너무 급하게 해서 문장들이 장난 아니게 튑니다. ㅠ.ㅠ
THX1138/ ^^*
돌균/ 제발 하지 말아줘!!
세이/ 저도 제일 재미있게 읽은 외전이었어요. 그것보다 참 시기가 미묘하죠….^^ 엔들리스를 ‘안틸레스’로 본 저도 참 중증이군요…우어어어.
사과주스/ 잘 고르면 잼나는 것들도 많습니다만, 잘못 고르면 정말 폭탄이 걸립니다. ㅠ.ㅠ
블랙/ 아마 프리퀄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팬들 사이에서 가장 평판이 좋았던 외전일 겁니다. 한때 게임을 받아놓기도 했지만, 당시 제 컴에선 안돌아갔다죠…..ㅠ.ㅠ 그놈의 3D 카드….
외전 중에서는 유일하게 소설,게임,라디오드라마,액션피규어(…)라는 전방위 멀티미디어 전략의 세례를 받아 대호평을 받은 놈입죠. 어떤 팬들은 에피소드 5.5라고 부를 정도니…
오오, 이걸 멋진 한글로 볼 수 있다니 기쁩니다 T_T 힘내주세요!!
잠본이/ 맞아요, 맞아, 에피소드 5.5!! 푸하하하하하. 아아, 라디오 드라마 들어보고 싶어요. ㅠ.ㅠ
깃쇼/ ㅠ.ㅠ 힘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집에 와서 회사일…ㅠ.ㅠ]
번역을 매우 잘하시는군요..감동먹었습니다. 감사..
1.제목을 자세히 보니 Shadow 가 아니라 Shadows네요.수정을…..
2.코믹스판의 속편이 있더군요.
분홍복면/ 헉………..욕먹을 각오를 했던 겁니다만…감사합니다.
블랙/ 아,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어요.
이 작품은…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 루카스 라이센싱의 대박 프로젝트 였습니다. 스타워즈라는 프랜차이즈의 저력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나 할까…게다가 그 지독한 상술은 소설과 게임,두편의 코믹스를 모두 접해야 스토리가 완성된다는 끔찍한 형태로 전개되었으니…=_=;;
후우…고딩때 이거 번역하겠다고 끼고 다녔던걸 생각하면…=_= 1챕터 중반부에서 막혀서 결국 재밌는 부분만 골라하느라…서프로사 탈취 전후와 코루스칸트 전투만 번역해 봤죠. 쩝.
Hobbie/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로는 서구 사회를 잡아먹을 수도 있을걸요. -_-;;;
핑백: 루크스카이,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