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하 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2004 한국만화연감에 들어갈 내용인가 보군요.
원고가 조금 길어서 저작권에 관련된 부분만 발췌해봅니다.
아래 박인하 님의 블로그에 전문이 기재되어 있으며, 그 외 다른 좋은 글들도 많으니 한번쯤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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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국만화연감(문예연감 수록원고) : 전통적 구조의 붕괴와 새로운 가능성의 대두 / 글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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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만화와 저작권
출판만화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지기 위해 만화 저작권의 확립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2004년에는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만화저작권과 연관된 여러 문제가 터졌고, 이는 대부분 저작권 소송으로 진행되었다.
2004년 4월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작가인 홍은영은 가나출판사와 가나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인세지급과 애니메이션 <그리스로마신화 올림포스 가디언>에 대한 동일성 유지권(저작물의 내용, 형식, 제호 등을 변경당하지 않을 권리) 및 저작권료를 주장하며 소송을 시작했다. 관련 재판은 해를 넘긴 2005년 1월25일 일부 승소 판결로 결론을 맺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2부(재판장 조관행)은 인세 미지급분 35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동일성 유지권과 저작권료 주장은 기각했다.
2004년 5월 15일에는 소설 <장길산>의 저자 황석영이 만화 <의적 장길산>을 펴낸 흰돌출판사와 작가를 상대로 3,4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5월 SBS에서 <장길산>의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했고, 애니북스는 이에 맞춰 어린이용 만화를 내기 위해 저자인 황석영과 계약을 했지만, 사전에 <의적 장길산>이 출간되었던 것. 이같은 현상은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그와 유사한 어린이용 만화가 발빠르게 나오는 기획부재에서 비롯된 한국만화의 슬픈 단면이었다.
아주 상식적인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던 원고분실에 대한 소송도 2004년 6월 판결이 나왔다. 만화가 고우영은 1993년 4월 당시 동아출판사와 10권 분량의 만화 <십팔사략>의 출판계약을 맺고 원고를 넘겼으나, 출판사는 만화책이 출간된 이후에도 원고를 반환하지 않다가 2002년 10월 원고를 분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2004년 6월5일 서울남부지법 민사 14부(재판장 황현주)는 고우영의 <십팔사략>의 원고를 분실한 동아출판사에 대해 1억8천8백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같은 원고분실에 대한 배상판결은 2000년 자신의 작품 <토끼>의 원고를 분실한 서울문화사에 대한 백성민의 소송에서 판결한 7천만원 이후 가장 큰 액수였다.
2004년 9월 14일 김종학 프로덕션의 신작 <태왕사신기>(작가 송지나) 제작 발표회 이후 이 작품의 시놉시스가 <바람의 나라>(김진)에서 보여준 고유한 설정을 무단 도용했다며 팬들을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시작되었다. <바람의 나라>의 팬들은 9월17일 ‘바람의 나라 무단도용 대응본부’ 까페가 개설한 뒤, 작품전반의 유사성과 함께 ‘사신’, ‘부도’ 등과 같은 만화 고유의 설정에 대한 유사성을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 <바람의 나라>의 팬들은 김종학 프로덕션 측에서 김진 작가와 원작 사용 논의를 진행하다 이 논의가 결렬된 후 유사한 설정의 작품을 들고 나왔다는 점들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활용한 영상물, 게임 등이 늘어나며 동시에 한국만화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불거진 이와 같은 저작권 문제는 앞으로 만화계에서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된다는 숙제를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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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많은 분들이 알고, 또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든든하군요.
2004년 만화계 10대 뉴스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_-;;;; 그런데 벌써 6개월이 다 가도록 해결은 나지 않고 있으니………..
만화는 항상 목소리 크고 돈 많고 힘센 세력들에게 동네북으로 인식되어 왔지요.
필요할 때만 슬쩍 가져다 써먹고 5월이면 두들겨 패는 용으로.
그러니 응당 챙겨야할 저작권의 혜택도 간과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에 있습니다. 아니,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있습니다.
힘 냅시다.
덧. 아아, 역시 네이버하고는 트랙백이….T.T
후우. 고우영 선생님의 원고는 도무지 멀쩡한 게 없군요. 걸레가 되어 버린 삼국지부터 시작해서 어디론가 증발한 십팔사략까지 말입니다. 드라마 관련 어린이만화가 십여 개씩 튀어나오는 황당무계한 만화 시장도 어처구니없는 일이고요. 바람의 나라, 부디 ‘제대로’ 해결되길 기원합니다.
핑백: 하마드리스 가 이글루 별장
네이버뉴스란에는 배용준이 태왕사신기에 출연하느니 마느니 같은 거나 떠있고.. 하늘이 노랗습니다..ㅜ_ㅜ
글곰/ 아악! 고우영 씨건 산다산다 해놓고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십팔사략과 삼국지는 진짜 소장하고 싶은데 말이죠. 사실 만화계에서 잡지사가 원고를 잃어버리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ㅠ.ㅠ
드라마 관련 "어린이" 만화는 정말 짜증이 날 지경입니다. 지난번 대장금 만화만해도 한 서너개 나왔었죠? –;;;;;;;
네, "제대로" 해결되야지요. ㅠ.ㅠ 격려, 감사합니다.
momiji/ -_-;;;;;;;;;;;;;; 저 언론플레이, 신물이 날 지경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