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웬 다리아? – 얌생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후배 녀석 하나가 “얌생이”라는 만화를 본 적이 묻더군요. 으음, 어디선가 귀에 익은 듯 한데……..잘 모르겠는걸. “언니 취향이에요!!! 보자마자 알았어요! 분명 좋아하실 거여요!!”
그래서, 저희는 한양문고로 잽싸게 향했습니다…….[그리고 물론, 전 나중에 그 선택을 후회했지요. 안그래도 돈도 떨어져 쌀도 떨어져 가난한 생활, 열흘 동안의 생활비를 한양문고에서의 20분 동안 모조리 날려버렸다구요!!!!!!!!! 것도 빚까지 져가면서….으아아아악!!!]
에, 여하튼, 얌생이라는 작품, 상당히 걸작이군요.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뭐냐, 이건. 다리아냐.” 였습니다. 예, 무슨 분위기인지 짐작하시겠지요. 배경이 한국인 것 같지는 않고, 아무리 봐도 미국식 냄새가 물씬 풍기는군요. 작가분, 혹시 유학파가 아닐까요. 그림체는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뒤 후기를 읽어보니 컴퓨터로만 작업하신다고 하는데, 이런 단순한 그림체 무척 좋아하거든요. 구성도 2컷, 혹은 4컷에 가깝습니다. 간단한 배경 아이템은 모두 사진을 사용했고요.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은 역시 주인공 다마, 극중에서 가장 싸이코는 다마의 친구(??????) 고도입니다. [처음에 “난 고도라고 해”라는 대사를 “난 고도리야”라고 읽었습니다. -_-;;;;;] 책장을 넘기다보니 가끔씩 “이거, 어린애들한테 보이면 조금 곤란하겠다”는 생각조차 들더군요. 확실히 나이가 들어 점점 더 보수적이 되어가나봅니다. ㅠ.ㅠ
그게, 지방차별을 하고 싶진 않지만, 서울에 와서 가장 놀란 것중 하나가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한다는 거였거든요. 옆에 있는 제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상대방이 상처입을만한 말들을 쉽게 내뱉더군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코미디라지만 시트콤을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나다 못해 무서울 정도지요. 성격을 소재로 그런다면 차라리 조금 나을 것을, 사람의 신체를 가지고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차가운 말들을 내뱉는 걸 보며 섬찟했습니다. 전혀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게 보이지 않는데도, 그걸 큰 소리로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말이죠.
조금 범주는 다르지만, 이 작품을 보니 그런 기억이 나더라고요. 때때로, 사람들과 만나다 보면 소위 시니컬, “냉소”와 “비난”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어떤 인간들은 냉소적인 말을 하는 걸 멋지다고 생각한 나머지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고 ‘비난’의 영역까지 확대하기도 하죠. 꽤나 많습니다, 이런 “일부러” 그런 척 하는 인간들. “냉소적”이 소위 “쿨함”이 되려면, 그 안에 유머의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냉소를 다른 사람을 웃기려는 의도로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사실 그것은 아주 진지한 행위니까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의도적 행위라기보다는 정말로 ‘몸에 밴’ 태도라고 할 수 밖에 없죠. -_-;;;;
만화 자체는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다마의 몇몇 행동 및 대사는 진짜로 스스로 해본 적 있는 것들이더군요. [털썩]
후배 녀석이 내 마음에 꼭 들거라고 말하며 예시를 들어준 작품 중 대화:
고도: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대.
다마: 미쳤군.
오, 예~~~~나, 간파당하고 있는 건가…….ㅠ.ㅠ
(여기선 첫글인가..) 다리아 삘이라…어째 그림 부터..-_-a
정말 다리아 비슷한 분위기라면 저한텐 딱 맞을것 같은데…한번 봐야겠군요.
저도 전권 소장중입니다;; 확실히 사우스파크나 심슨류의 분위기가 나죠?
우헤헤 청룡이 보여줘서 봤는데 얼른 사야겠단 생각이. 다리아 좋아요…보고싶은데.
hobbie/아앗, 하비님 오셨군요. ^^* 한번 봐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작가분은 ‘화장실’에서 읽으라고 하셨지만, 저는 잠들기전 침대에서 읽으시길 권합니다. –++++
체셔/ 앗, 가지고 계시군요! 네, 재미있었어요. >.<
닭의비행/ 으윽, 천천히 사, 천천히. 안 그럼 나처럼 파산할지도..ㅠ.ㅠ
저두 이거보니 사고싶어지더군요. 자살 토끼도 사야될텐데…
오, 예~
쌀 떨어지셨군요. ㅠ_ㅠ
자아~ 조만간 술로 배를 채우러 한 번 가죠. 🙂
언젠가 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게 말이죠… 언니도 가끔 (예를 들면 모 국회의원이 모모한 뻘짓을 법안으로 제출하려 한데요 라던가 하는 말을 들으면) "미쳤구나" 하잖습니까 -_-;;;;;
돌균/ 자살토끼 2권 사야하는데…ㅠ.ㅠ
電腦人間 / 빨리 얻어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
잠본이/ 꽤나 잘 알려진 작품인가봐요. 저만 모르고 있었는지 다들 아시는 듯 하네요.
비공개/ 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
아니 제 경우는 그냥 우연히 눈에 띈 정도라… 잘 알려진 작품인지 어떤지는 모르겠군요. 바깥에서는 마이너라도 이글루에서는 안 그런 경우가 가끔 있긴 하지만.
윙크에서 연재할때 꼭 단행본으로 소장하고 싶다 라고 맘먹게 만든 만화였어요. 정말 오랬만에 그런 기분이었는데 아쉽게도 3권이 완결이라….ㅠ_ㅠ
잠본이/ ……..이글루는, 정말 놀라운 곳이어요. ㅠ.ㅠ
휴지심/ 3권이 완결이라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오오오오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