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을 하나 주웠습니다.
옆에 있던 누군가가 내리고 한참 후에 보니 한자리 건너 아저씨 옆에 하얀 핸드폰이 놓여있더라구요. 무심코 걱정이 되어 아저씨께 전화기가 떨어져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시더군요. -_-;; 결론, 방금 옆에 앉았다 내린 아가씨의 전화인 모양이라는 겁니다.
한참동안, 그걸 그냥 내버려두고 갈까 아니면 지하철 습득물 실에 맡기고 갈까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내릴 정거장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렇다고 놓고 내리기엔 양심에 찔리더군요. 그래서 몇 번이고 폴더를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엄마’라고 쓰인 번호의 재다이얼을 눌렀습니다. 사정을 설명하는데 5분 이상………불행히도 경기도에 사시는 분이더군요. -_-;;;;; 그리고 그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전화기 주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또 다시 설명하는 데 5분………
결국 제 전화번호를 알려드렸고, 오늘 오전 중에 회사 근처에 와서 받아가기로 했습니다. 으음, 하지만 어제 하루종일 그 분의 전화를 받느라 힘들었어요. 참 인기가 많은 분이더군요. 나중에 다시 엄마한테 전화가, 아빠한테 전화가, 아침에는 친구한테 전화가….ㅠ.ㅠ 거기다 일일히 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을 해야했다는게 낭패….-_-;;;; 그래도 빨리 돌려드리면 모든 일이 해결되겠지요.
저는 전화기를 잃어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화장실에 떨어뜨려본 적은 있지만. -_-;;; 묘하게도 지갑은 자주 잃어버렸는데 전화기는 항상 호주머니에, 즉 몸에 지니고 있는 탓인지 떨어뜨려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잃어버리면, 확실히 당황스러울 겁니다. 불편한 것보다는 역시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주소와 연락처들이 가장 아쉬워서겠지요. 어찌보면 인간관계란 그 사람의 일부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다들, 지하철에 앉아있다 내릴 때는 한번씩 좌석을 확인합시다, 쿨럭.
덧. 헉, 방금 다녀왔는데…맛난 제과점 빵을 감사의 표시로 주셨어요……ㅠ.ㅠ 아이고 내가 다 민망해라…….감사합니다. 꾸벅.
맡아두시는 동안 전화기를 꺼 놓지 그러셨습니까
전화기와 수첩을 동시에 잃어버리면서 연락이 끊어진 사람들도 몇 있습니다.
뭐, 제가 그다지 인기인이 아니라서 먼저 연락오는 사람은 극히 소수더군요; =_=
저는 연락 안오니 그런 면에선 좋군요(…)
좋은 일 하셨네요. ^^ 아는 동생 하나는 전화기를 잃어버려서 자기 번호로 전화를 걸어 찾아갔더니 습득해 보관하고 있던 아저씨께서 진짜 주인 맞냐고 따지고 민증 꺼내라는둥 집에 전화해 부모님께 물어보겠다는둥 하도 까다롭게 굴어서 오히려 대판 싸우고 왔대요 –;
누나 같은 사람이 있어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 거예요. ^^
功名誰復論 / 그게, 제 전화번호를 알려드렸는데도 계속 그 전화로 연락을 해오시길래….ㅠ.ㅠ
電腦人間/ 헉, 진짜요? 아, 저도 핸드폰의 연락처 수첩에 따로 적어놓아햐는데 게을러서….ㅠ.ㅠ 주변 사람들도 연락이 안되던가요?
일레갈/ 저도요….–;;
지그문트/ 아, 그런 사람 있지요..ㅠ.ㅠ 사실은 아침에 너무 일찍 전화를 해서 깨운 분도 계셔서 그 분한테는 저도 짜증을 내버렸어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정말 죄송스럽더군요.
이프/ 우하하하! 내가 항상 주장하잖냐!
흠냥.. 저도 전화기 엄청 잃어버렸습니다만.. 단 한번도 찾은적이 없다는.. 그냥 팔자려니 해야죠 머…^^;;
복 받으실 겁니다. (이미 빵을 받으셨군요;;;)
輝龍™/ 저런 아까우셨겠어요. 전화기 값 만만치 않은데…ㅠ.ㅠ
잠본이/ 복 대신 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