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에 대한 평가

그 때 그사람 시사회

사실, 기대하고 있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만, 드디어 시사회를 했군요. 덕분에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만 씨의 가처분 소송 덕분에 상영 전부터 시끄러운 영화지요.

물론 저는 시사회에 참가할만큼 높은 인간이 아니므로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영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중에 (아나운서 이계진은 몰라도 국회의원 이계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계진씨의 의견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갑니다. 아직까지 이해관계가 엇물려 있는 사람이 많다는…….하지만 그 ‘이른’ 시기는 도대체 언제까지일까요. 김종필 씨가 개입했던 한일협정 문서가 공개되었습니다. 박정희가 살아있을 때 저지른 일이 하나 둘씩 밝혀지는 과정이 시작되었는데, 그 사람이 죽는 과정을 그린 영화는 아직 이르단 말입니까.

어떤 기사 밑에 달린 리플 중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경제발전을 한 덕분에 민주화가 이나마 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민주화의 초석을 놓은 것이다.” 아아, 어찌 보면 절반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뭔가 착각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경제발전을 이룬 주제에 자연스레 뒤이어 딸려 나오는 민주화를 군홧발로 짓밟는 건 아무리 미화하려고 해도 안 되는 거랍니다. -_-;;; 그건 ‘초석’을 놓은 게 아니죠. 자연스레 초석이 쌓아지려고 하는 걸 무너뜨린 겁니다. 절대로 자랑스럽게 늘어놓을만한 건덕지가 아니란 말입니다. [근데 몇십 년 전부터 똑같은 논리를 주장하는 이 인간들은 이 모순을 보지 못한단 말입니까 -_-;;;]

저는 아직도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를 미화하려는 노력에 매달려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네, 저는 그가 죽었을 때 갓난아이에 불과했던 관계로 전혀 모르겠습니다. 왜 독재자의 자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으면서도 당내 최고 자리에 오르고, 유신 치하에서 고문을 당한 사람과 고문을 할 사람이 함께 의자에 앉아 박정희 기념관 설립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신기하기조차 합니다. 똑같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취급당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까? 당시 경제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입니까? 사실상 경제의 황금기는 전두환 시대로 알고 있는데요.

“역사왜곡”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부분이 왜곡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현대사란, 고대사보다도 오히려 더 눈을 크게 뜨고 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어느 부분이 진실인지 알아야 어느 부분이 왜곡인지 알 수 있는데도, 진실을 아직까지도 알려주지 않으니 왜곡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봤자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여기는 왜곡이다”라고 주장하지 말고 “이 부분은 원래 이랬으니 왜곡이다”라고 설명해 주십시오. 당신들이 경멸받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도 무지몽매한 백성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언제쯤 온전히 개봉하게 될까요?

박정희에 대한 평가”에 대한 6개의 생각

  1. 휴지심

    경제 발전에 대해서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그 경제를 위해서 한 짓거리들은 결코 존경할수 없어요.
    전 정치,경제,사회 이런건 잘 모르지만 부유한 나라가 민주주의 나라가 아니라는 건 압니다. 좀 나이드신분들이 꼭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구요. 박정희의 망령에서 벗어날수 있는건 언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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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HX1138

    그 이른시기란… 거기 관계있는 사람들이 다~~ 죽어버리는 날이겠죠.(그럼 그때가 언제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발전 업적은 좋지만 사람들은 그것만 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저난리겠죠. 사람들이란 좋았던 것만 기억하려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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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Gerda

    전 육이오와 일제 등을 겪으면서 온갖 트라우마는 다 경험한 세대가 어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보거든요. 트라우마에 짖눌려서 뭐가 옳은 건지 구분 못하는 양반들이 너무 많아요. 무조건 밥만 먹여주면 고맙다고 생각하는 건 사람이 아니라 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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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돌.균.

    네 경제발전 시켰죠. 그 결과로 그들의 주머니는 엄청나게 불렀고, 무지몽매한 백성들은 그 찌꺼기를 주워먹으면서 밥을 굶지 않는다고 감사했죠. 대단한 경제 발전 아닙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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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lukesky

    휴지심/ 전 인정은 하지만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묘하게 좋은 건 빨리 버리고 나쁜 것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어서….-_-;;; 개인적으로는 박근혜 의원이 죽을 때까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THX1138/ 저희도 중년이 되겠군요…..[먼산] 군대생활할 때는 지긋지긋하다가 지나고 나면 추억만 남는 그런 겁니까…ㅠ.ㅠ

    Gerda/ 대세는 ‘전 세대가 다들 물러가고 죽어야 된다’군요. 확실히 빨갱이 소리만 나와도 발작일으키는 해병대 사람들부터 어떻게 하고 싶습니다. -_-;; 문제는 젊은 놈들 중에서도 그런 인간들이 있다는 건데..ㅠ.ㅠ

    돌균/ 아주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일제가 우리한테 철도 놓아주고 발전시켜주고 개화해줬다고 고마워하라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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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지영

    전후에 개박살 난 나라 떨어지지 않으면 일어서는 건데.
    박정희가 아니었서도 일어날 나라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70년대가 아니면 90년대라도.
    90년대 일어났다면 적어도 IMF는 없었겠네요.
    억지 좀 쓰자면 박정희 없었으면 지금은 중국처럼 호황일지도 모르죠. 헹
    박정희 때는 외자를 하도 들여와서 엄청난 인플레에 어렵기 그지 없던 시대였다는데,
    지금에 비해 뭐가 좋았다는지 이해가 안 되요.
    우리 집만 해도, 70년대 말 농사 망하고 울산에 들어와서 날품 팔 때 잖아. (아니 그땐 전두환 때구나)
    뭐, 울산에 공장 지어 준건 박정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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