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까지 한 이야기를 다시금 주저리주저리 떠들기에는 저도 입이 아파서, 아니 손가락이 아파서 말이죠.
오늘도, 표절에 관한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어디 이 녀석 뿐입니까? 드라마는 물론이거니와 방송국을 좌지우지하는 수많은 쇼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일본 것을 그대로 베껴온 게 태반입니다. 그래놓고 그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죠. “베낀 게 아니다.” “우연히 비슷할 뿐이다. 일례로 인터페이스가 다르지 않느냐” “그 방송을 본적은 있지만 그걸 보고 이걸 만든 건 아니다”
…………………..심지어 변명들마저도 독창성 하나 없이 답안지 하나를 가져다 그대로 베낀 듯 똑같습니다.
하나가 괜찮고, 두 개가 해 먹을 만하고, 세 개도 먹혔다면 통째로 가져오는 게 관례가 됩니다. 괜히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게 아니죠. 하나의 변명에 고개 끄덕여주고 두 개의 변명에 타협하고 세 개의 변명에 눈 감아버리면 그들은 한도 끝도 없이 기어오를 겁니다. 여전히 되먹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말이죠.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 깊이 뿌리박혀 있나 봅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성공하기만 하면 뭐든지 덮인다고 생각하는 무리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자기애들을 키울지, 전 궁금합니다. 심지어 도둑들도 자기 자식에게만은 도둑질하지 말라는 황금율을 가르친다지요. 자기가 하는 일에는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 뭐 어때?” 나 “이 정도야 뭐…”가 가장 위험한 사상이라는 간단한 이치를 저보다 세상을 훨씬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니면, 역시 ‘자기만은 거기서 예외“라고 생각하는 함정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예전에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해 준적이 있습니다. ”철이 안 든 인간보다도 철이 잘못 든 인간이 더 문제“라고.
철이 잘못 들어도 단단히 잘못 든 인간들은 문제를 넘어서 위험한 존재가 됩니다. “폐”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라 “해”를 끼치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이 해를 끼치는 짐승들을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이유로 가만 놓아둘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빨리 잡지 못했던 걸 후회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도와주십시오. 노력해 주십시오. 알려 주십시오.
이 짐승한테 물리기 전에 말입니다.
덧. 해명태자님의 글 하나를 링크합니다.
왕비님 이야기
지금 하고 있는 ‘김종학프로덕션’의 KBS 드라마 ‘해신’도 정확히 말하면…지금 가고 있는 스토리는 몇년전 방송한 MBC ‘상도’와 비스무리 하게 가고 있습니다.(여러가지가 짜집기 된 느낌을 심히 받는데..핵심 줄기는 거의 상도와 유사) 게다가 핵심대사라 할 수 있는 ‘장사는 재물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까지 해신에서는 ‘나는 돈을 남기는 장사가 아니고 사람을 얻는 장사가 하고 싶다’고 써먹더군요. 왜들 이러는지?–;;
개념과 양심이 둘다 없는 겁니다. 재미만 있으면 끝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곤혹스러워요…
옛날에는 그저 ‘표절은 나쁘다’만 생각했지요. 절대진리입니다. 표절은 나쁘죠. 용서받아선 안 됩니다.
근데 어른의 사정이란 것에 직접 부딪히는 나이가 되면서 그 뒤의 사정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보게 되네요. 방송국이 인건비 너무 아끼는 게 아닌지…
사람들이 암만 머리가 좋은들 매일 편성에 쫓겨서야 뭘 만들지, 슈퍼스타 좀 덜 쓰고 PD들 여유있게 돌리면 좀 좋을까요? 느낌표 김영희 PD가 1년 쉴 때마다 들고 나오는 것 보고 윗선이 느끼는 게 있어야 하는데…
eponine77/ 그러고보니 장보고도 일단은 ‘상인’이었지요…? –;;;; 하도 ‘무협’ 같아서 그 사실을 깜박…
누렁이/ 그런 사고가 당연한 걸로 굳어지면서 더욱 문제가 되는 거겠죠. 누군가 내부에서 이의를 내놓아봤자 그게 먹히지 않으니까 말이죠….-_-;; 게다가 평범한 사람들도 ‘재미만 있으면 됐지’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띠더군요. 순간 황당했더라는….
지그문트/ 자고로 윗대가리들에게 ‘대가리’라는게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야지 말이죠. -_-;;;
머리를 모자걸이 내지는 어깨위가 허전해서 얹어둔 덩어리 내지는 둥그런 장식품으로 달고있는 인간들 덕분에 울화통이 터질 지경입니다. 그러니 보고 좋다 싶은걸 그냥 들고오는 나쁜 버릇만 느는 모냥입니다 -_-++
eponine77/ 지금 KBS의 ‘해신’은 종학이네서 만든게 아닙니다. 제작은 KBS가 하는데 출연배우 개런티때문에 종학이네 이름만 빌려쓰는 거랍니다. KBS이름으로 찍으면 얼마 못주는데 외주로 등록하면 더 줄수 있어서 그런다더군요. 근데 꼭 지들이 만든 것인양 광고하고 다니죠[우웩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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