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 “앉은뱅이 병”

외국인 근로자 단체 하반신 마비

월요일 아침, 무심코 TV를 틀었더니 이런 황당한 소리가 들려오는군요.
외국인 여성근로자 9명가량이 한꺼번에 소위 “앉은뱅이 병”이라는 마비 신경장애에 걸려 입원을 했습니다. 노말헥산이라는 유해물질과 장기간 접촉한 결과랍니다.
노동 안전기준에는 상기 약품을 사용할 경우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게 되어 있으며
정기적인 사업장 검사와, 직원들의 건강진단 또한 의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만,
그런 거 제대로 지키는 공장이 몇 개나 되겠습니까. -_-;;
게다가 이들은 불법체류자라 검사를 받을 엄두도 못 냈다는군요.
그 심정 백분 이해가 갑니다.

아침 방송에서 그 공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워낙 많은 기자들의 방문을 받은 터라, 그 쪽도 난감하겠지요.
그.러.나.
당신, 인간된 도리로서 그러면 안 돼!!!
이 인간이 뭐라고 했는 줄 압니까?
“뭐가 그리 나쁜 짓했다고. 일 안한다고 때리기라도 했습니까?”

7,80년대 우리나라 근로자들도 그렇게 일했지요.
하루 18시간, 햇빛도 안 드는 지하실에서.
그리고 그 중 한 사람은 노동법전을 들고 자기 몸에 불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이 일 안해서 두들겨 맞았다는 것 때문에 그런 겁니까?

그야말로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처사입니다.
흑인노예들 앞에서 태연히 옷을 갈아입는 백인 귀부인들처럼,
그들을 “사물” 혹은 “일하는 동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뻔히 보이는 듯 합니다.
하지만 장담컨대, 외국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저런 대우를 받았다면 제일 먼저 핏대 세우며 쳐죽일 놈들이라 비난하는 인간들도 바로 이런 작자들입니다. 하나뿐인 눈으로 자기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족속, 강한 자들에게 약하고 약한 자들에게 강한 자들. 백인을 우러러보되 검은 피부의 사람들을 무시하는 인간들. 여자를 따먹어야하는 것으로 보는 미친놈들.
“역지사지“할지 모르는 인간들은 “무식한 족속”입니다. 그들은 인간으로서 무식합니다. 인류에게 지나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적어도 부끄러워하는 법은 배웠으면 좋겠군요. 부자국가? 선진국? 한류? 훗. 그런 판에 박힌 번지르르한 것 따위를 팔아봤자 인간성의, 국가 이미지의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병역 기피자도 한류로 팔아먹어야한다고 나서는 판에, 무슨….]

제발, 이놈의 사회가 빨리 무식쟁이를 벗어나 조금이나마 시선을 넓게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인근로자 “앉은뱅이 병””에 대한 7개의 생각

  1. Mushroomy

    공감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가리운 동남아 노동자들 얘기도 물론이고………. 뭐, 이런 말 하는 저도 위선[…]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제가 타국에서 살고 있으니, 고국 사정이 어려워서 돈 벌러 우리나라로 온다는 외국인들 보면, 그래서 저런 일 당한 사람들 보면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고 안타까워요. 그래도, 우리 나라 사람들도 저런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는 건, 저 혼자만의 착각일까요?

    응답
  2. 일레갈

    저런 말밖에 할 수 없는, 굳어버린 뇌세포와 양심이 사라져 버리고 텅 비어버린 가슴, 그리고 바보같은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대한민국의 한 남자가 불쌍할 뿐입니다.

    응답
  3. 휘레인

    TV에서도 봤지만, 일 년동안 몇 백의 임금을 체불해놓고서도, 오히려 노동청에 신고했다며 펄펄 뛰더군요. ‘네 얼굴’이란 한 마디에 발끈하면서, 정작 자신은 그보다 더한 폭언을 노동자에게 퍼붓더군요. 남의 일이 아니에요.

    응답
  4. 지그문트

    외국인 노동자라서 더 맘놓고 심하게 하긴 했겠지만
    국내 비 대기업 노동자 사정도 오십보 백보죠.
    고용주란 그런 건가 봅니다…

    응답
  5. 돌.균.

    그나마 다행인것은 그들의 치료비를 회사측에서 부담하겠다는 기사를 본 겁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자세가 보이기라도 하니까요. 뭐 말은 시끄럽게 떠들고 입밖으로 나오는 소리는 동물들의 울부짖음일지라도 저 회사는 자기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니 다행이긴 합니다.

    응답
  6. lukesky

    Mushroomy / 그러게 상대방의 자리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할텐데요. 물론 여기나 저기나, 그렇지 않은 인간들도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면 좋겠지요.

    일레갈/ …..불쌍하지요. -_-;;;;

    휘레인/ 그런 인간들은 밥도 안먹이고 1년 365일 노동자들과 똑같은 노동을 시켜야 한다니까요. -_-+++++

    지그문트/ 그렇죠. 위에 있는 자들은 항상 비슷하니까요. 사실상 항상 더욱 얄미워보이는 인간들은 아래에 있으면서도 그 아래 인간들을 더욱 학대하는 그런 인간들이죠.

    돌균/ 오호, 그나마 다행이로군. 그런데 그 치료, 몇 년 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중간에 때려치우지 않기만을 바랄 뿐.

    응답
  7. 돌.균.

    아 좀더 정확한 기사가 떴군요. 첨엔 냄새나고 힘든들다고 했는데 회사에서 그냥 하라고 강제했답니다. 그러다가 한명이 쓰러지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자 병원엘 갔는데 첫번째만 회사에서 보내주고 나머지는 전부 자기 돈 들여서 가야 했대요. 그러다가 하반신 마비가 와서 회사에서 준 비행기표로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이번에 회사에서 치료비 전액을 대고 한국으로 와서 치료를 받기로 했답니다.

    응답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