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받아서 자막과 함께 볼 때마다, 소리 지르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게 저거보다 낳다’라고 쓰지 말아주어요오오오….T.T
‘이게 저거보다 낫다’라구!!!!!
‘이게 낳아요’가 아니라 ‘이게 나아요’ 입니다요…T.T
그리고 ‘병이 낳다’라고도 쓰지 말아줘요…
‘병이 나았다/낫다‘라구!!!! -_-;;;;;
‘이걸 그에게 맏겨/맞겨’가 아닙니다아….T.T ‘이걸 그에게 맡겨‘라구요……
‘그걸 빼았아 와’도 아닙니다!!! ‘뺏다’는 시옷이 하나라구요오….[옛날도 그렇고]
‘안‘과 ’않‘은 정말, 더 이상 하나하나 지적할 힘도 없더군요……-_-;;;
‘않했어‘는 당연히 ’안했어‘가 옳습니다. ’아니했어‘의 준말이니까요. ’않했어‘는 그럼 히읗이 두 번 들어간 셈이 되지요. -_-;;;
하지만, 솔직히 뭐라고 할 수가 없는 게, 저는 정말로 감사히 그 자막들을 받아 감상하는 위치에 있는 인간이라는 겁니다. 고마우신 자막 제작자들이 없으면 ….. 전 일본 애니를 볼 수가 없거든요…-_-;;;; 그런데 거기에다 대고 ‘으아아아아아악!! 당신 틀렸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러니까 저런 것들을 틀리게 썼다고 해서, 그분들에게 뭐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자막을 받아 보는 사람들이[즉, 나이어린 친구들이] 그 틀린 맞춤법을 ‘옳은’ 것으로 인식하고 거기에 익숙해진다는 거겠지요. 결국, 잘못된 교육과 재생산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은 어제 옛날 애니들을 보다가 생각났습니다. 살펴보니, 한 3년 전에 받아서 구운 애니들만 해도 자막제작자들이 맞춤법이 틀린 경우가 거의 없더군요. 심지어 그 많이 헷갈리는 안/않도 대부분 맞습니다. 뭐랄까, 그 정도로 급속하게, 사람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_-;;; 네이버나 엠파스 지식 검색에서 ‘낳/낫’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정말로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더군요. 제 기억에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 ‘낳/낫’은 그리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_-;;;;; 어느 순간 정말 갑자기 확산되었다는…..
하긴 그러고 보니 요즘 다들 2인칭을 가리키는 ‘네’를 ‘니’라고 쓰더군요. 잘하면 곧 맞춤법이 바뀌겠습니다, 그려. -_-;;; 그리고 심지어 만화책에도 자주 나오는 ‘나와 사겨줘’ -_-;; ‘사귀었다’는 줄여서 쓸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런데 마치 표준어처럼, 심지어 스포츠 신문에도 떡 하니 ‘우리 사겨요’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뭐가 그리 급한지 ‘우리 사귀어요’도 줄여 쓴단 말입니까.
네, 소위 초기 통신어는 ‘알고 쓰는 의도적인 말’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들 ‘모르고 그렇게’ 씁니다. ‘그게 옳은 양’. 그리고 그게 바로 문제인 겁니다. -_-;;;;
실감합니다. 정말 삭월세/사글세(후자는 어감이 좀 -_-)처럼
사용빈도가 높아지면 정말 아예 바뀌어버릴지도.
맞춤법 뿐만 아니라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없이
쓰는 일부 방송인들을 보면 화가 치밀더군요.
‘정보의 바다’라는 개념이 책에서 인터넷으로 확대되면서
더 심해졌겠지요. 적어도 책은 발간되기 전에 몇 번이나
교정을 거치게 되니, 정기적으로 책을 접하기만 해도
국어공부는 저절로 되는 것 아닙니까.
(우우.. 왜 내가 열받아 해야하지;)
절대 공감하는 부분이예요!!!;;
와ㅡ 진짜 제 친구들도, 작문이나 문법 숙제할 때마다 물어보는게 ‘안/않’이랑 ‘돼/되’랍니다 -_-; 그리고 하나 더 답답한건, ‘~했데’가 아니라’~했대’가 맞는거라구요T_T; [헉헉;]
이젠 자막보면서 그런거 따질 힘도 없어요;; 허허허=_=;
특히 초등학생때 부터 인터넷 해온 제 동생같은 경우도 맞춤법이 상당히 약하더라구요-ㅂ-
진짜 이거 문제 많은거같아요-_-;
바람/맞아요, 데/대 도 심하죠. ‘~데’는 1인칭으로 말할 때, ‘~대/는 들은 이야기를 전할 때 쓰는 말인데 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