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내추럴 팬픽입니다. 아이디어는 몇 개가 넘실대는데 역시 막상 글로 표현하기는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스타워즈 때는 팍! 하고 떠오르면 그대로 옮기면 됐는데, 이 녀석은 왜 그럴까요. -_-;;;;
[#M_[SuPerNatural] Be Careful What You Wish for|닫아주세요|
물론 딘은 샘의 얼굴을 후려칠 작정이었다. 샘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손을 치켜들었고, 어린 동생을 향해 가차 없이 주먹을 휘두르려 했다. 그것은 그의 권리였고, 의무였다. 그는 샘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 때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샘의 얼굴이 그토록 새하얗게 얼어붙지만 않았더라면, 그는 기꺼이 본능을 실천으로 옮겼을 것이다. 샘이 그렇게 어리지만 않았던들, 샘이 그토록 작고 연약하지만 않았던들. 샘이 조금만 나이가 더 많았거나 최소한 키만 조금 컸더라면 딘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동생의 얼굴에 멍 자국을 남겼을 것이다.
샘의 눈에서 반짝이는 물기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래서 딘은 손을 내리고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겁에 질린 동생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리고 샘을 떠날 수도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어린 동생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이 마지막 말을 내뱉은 것은 십대 특유의 잔인함 때문이었다. 그는 혼자서만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그는 동생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었다.
형은 나만했을 때 안 그랬어?
아니, 그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너만한 나이였을 때, 나는 너를 돌봤지, 새미.
딘은 샘을 먹이고, 입히고, 재웠다. 학교 따위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수업이 끝나면 그는 동생을 데리러 갔고, 동생과 놀아주었고, 동생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쳤다. 아빠가 없을 때, 샘은 딘의 책임이었다. 아빠가 있을 때, 샘과 아빠는 딘의 책임이었다.
형도 친구들이랑 놀고 싶지 않았어? 걔네들이랑 똑같아지고 싶지 않았어? 왜 우린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왜 우리만 그래야 하는데? 형은 억울하지도 않았어?
아니, 그는 그렇지 않았다.
친구라고 부르기에 동급생들은 하나같이 어린애들에 불과했다. 마치 샘처럼.
딘은 열 살이 겨우 넘은 시절에도 총을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었고, 과녁을 맞추고 사냥하는 법을 알았다. 딘은 칼을 쥐는 법과 휘두르는 법과 베는 법과 찌르는 법을 알았다. 그는 사람의 손목을 비틀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목을 자르는 법을 알았다. 무엇보다 그는, 어둠 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알고 있었다. 또래의 다른 아이들은 야구 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핥아먹고 복도에서 다른 아이들의 발을 걸고 식당에서 다른 아이들의 식판을 뒤엎었다. 때때로 장난을 치고 어울릴 수는 있을망정, 그들은 어린애들이었다. 그들은 아무 것도 몰랐다. 딘은 어린애들을 비웃었다.
아빠가 뭔데? 왜 맨날 자기 말만 맞다고 우기는데? 왜 아빠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야 하는데? 형은 분하지도 않아?
아니, 그는 그렇지 않았다.
너는 말할 줄도 몰랐어, 새미.
아빠는 유일하게 엄마를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아빠는 딘이 기억하는 즐거운 옛 시절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따뜻한 부엌과 엄마의 웃음소리와 크리스마스 선물꾸러미에 관한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비록 두 사람 다 그 때 그 시절을 입 밖으로 꺼낸 적은 한 번도 없을망정 과거를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마에 관한 추억이나 평범한 생활에 관한 기억이 자신의 꿈이나 소원이 아니라 언젠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증명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그의 본질을 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샘은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엄마를 잃었을 때, 샘은 말하지도 걷지도 말을 알아듣지도 못했다. 샘은 울고, 먹고, 싸고, 자고, 다시 울었다. 샘은 엄마를 몰랐다. 샘은 아무 것도 몰랐다. 샘이 한참을 자란 후에도, 샘은 여전히 아무 것도 몰랐다. 샘에게는 털어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샘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아빠가 없었더라면, 딘은 결코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배신자! 다른 사람은 몰라도 형은 내 편을 들어줘야 하잖아. 형은 다 아니까 내 편을 들어줘야 하잖아.
아니, 그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딘은 알고 있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샘의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아빠를 알았다. 완전히는 아닐망정 아빠를 이해하고 있었다. 딘은 아빠의 복수심을 이해하지는 못할망정 그의 과보호를 이해했다. 그의 강압적인 방식은 이해하지 못할망정 그의 절박함을 이해했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네 편을 들어줄 수 없어, 새미.
딘은 발을 멈추고 낡아빠진 허름한 아파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이제 안으로 들어가, 샘과의 말다툼으로 잔뜩 골이 난 아빠를 마주해야 할 것이다. 샘은? 아빠는 이렇게 물을 테고, 딘은 괜찮다고 대답할 것이다. 샘도 아빠한테 그런 말을 한 걸 후회하고 있어요, 아빠. 샘은 아직 어리잖아요. 아직 철이 덜 들었잖아요.
그렇다면 형은?
딘은 어디선가 들려온 샘의 목소리에 몸을 움찔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아니, 그것은 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머릿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지금도 아빠를 이해할 수 있어?
목소리를 떨쳐버리려 고개를 힘차게 휘저었다. 그래, 그래, 그래.
아빠 따위 없었으면 좋겠어. 아니, 애초에 이런 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럼 하고 싶은 것도 다 할 수 있잖아.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살 수 있잖아. 차라리 아빠가 사냥이라도 가서 돌아오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다른 집에 입양이라도 되면 좋겠어. 그러면, 그러면….
순간적으로 제정신을 잃었다. 용서할 수 없었다. 용서할 수 없었다. 온 몸이 오싹해지는 이 느낌, 심장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머리로 피가 역류하고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발갛게 달군 꼬챙이가 뱃속을 쑤셔대는 이 느낌을, 주체할 길이 없었다. 되돌릴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것을 고스란히 동생에게 되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한쪽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 이죽거리며 비웃었다.
소원을 빌 때는 조심하는 게 좋아, 샘. 진짜로 이루어질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몸을 돌려 걸어나왔다.
지저분한 싸구려 아파트를 올려다보며, 딘은 다시 한 번 소리없이 소원을 빌었다.
제발, 샘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_M#]
덧. 역시 저로서는 샘쪽이 훨씬 감정이입을 하기가 힘들군요.
덧2. 아니, 이제까지와 똑같은 접기 태그를 썼는데 왜 갑자기 오른쪽의 글상자 선이 사라지는 겁니까. -_-;;;;;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군요. ㅠ.ㅠ
윈체스터 삼부자는 누가 더 불쌍한지 모르겠어. 다들 저마다 앵스트 레벨이 장난 아님 ㅠ.ㅜ
헉, 자네 이제 "앵스트"라는 말도 쓰는구나. 오오오.
윈체스터 삼부자의 앵스트는….참 보는 사람 가슴을 많이 아프게 만들지. ㅠ.ㅠ
전 딘팬이지만 샘쪽이 더 감정이입이 잘되는데..ㅠㅠㅋㅋㅋ
오오 아무튼 팬픽입니까~~ +_+ 당장 읽으러 고고씽..ㅋㅋ
이거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 딘 불쌍하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잘 쓰셨어요..ㅠㅠㅠ
딘은 역시 불쌍해야 제맛이죠. ^^* 윽,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아웅. ㅜㅜ 불쌍하잖아! 아, 존 아빠 보고 싶다. 흑. 존 아빠 나오는 에피 또 없으려나.. 5시즌 오더 받으면 얘기도 잡아 끌어야 할텐데. (컥! ;;;) 하나쯤 안 되려나? ㅎㅎ
근데 나는 샘 쪽이 감정이입이 쉽던데. 딘 쪽은 왠지 감정이입하기 민망해지는 뭔가가 있더라.. 내가 가정적인 성향이 아니라서 그런가보이.
파파존 정말 다시 한번 안나와주시려나, 회고편에서라도. ㅠ.ㅠ
으흐 사실 딘은 내가 이제까지 팬질해온 캐릭터들의 연장선이라서 그런 거 같아. 난 취향이 지나치게 일관적이라…ㅠ.ㅠ 원래 내가 좋아하는 놈들은 다들 제 목숨 내주고 죽는 캐릭이거던. 쿨럭.
저는 현실적으로 감정이입이 되고 이해가 가는건 샘 쪽이고,마음이 느껴져서 안타깝고 그런건 딘 쪽이예요..ㅠㅠ 첫째임에도 불구하고;; 딘 캐릭터는 절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더라구요.
1시즌때만해도 존 굉장히 싫어했는데,시간이 지나니 나름 마음이 또 가고..ㅎㅎ
뭔가 가슴을 또 아릿하게 만드는 글이네요.잘읽었습니다.’ㅂ’
저도 동생인지라 현실적으로는 샘에게 무지 동조하고 있는데, 한참 따라가다 보면 샘하고 제 감정선은 살짝 어긋나더라고요. 그래서 더 힘든 것 같아요.
아니 분가에 글을 보신다니…ㅠㅠㅠㅋㅋ 잘쓰는 사람한테 보여주기 쪽팔리구..ㅠㅠㅋㅋㅋ 주소는 제 네이버 아이디이고, 뒤에는 티스토리에요 ^^ 비번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이라능..ㅋㅋㅋㅋㅋㅋ 근데 아직 덜썼어요..ㅜㅜㅜㅜ
꺄앗, 감사합니다!
헉, 그런데 4편까지는 다 읽을 수 있는데 왜 제일 중요한 5편은 그 비번으로도 안풀리는 걸까요, 으아아아아아앙!!!!! ㅠ.ㅠ
전 루크스카이님을 통해 딘을 더 이해하게 되었어요♡ (…라고 하면 때리실 겁니까)(<-응)
저도 공감하고, 마음아파하고, 안타까운 녀석은 딘이에요. 하지만 샘 녀석은… 후우(크립케 흑). 하지만 전 쌔미의 버릇없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에 더 동조를 하게 됩니다, 못된 소리 내뱉고 속으로는 엄청 후회하고 있겠죠… 제가 바라보는 쌔미는 그렇고.
아아아아아아 정말 가슴아픈 딘이네요 ㅠ_ㅠ 저 쌔미는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어요 ㅠ_ㅠ 하지만 우리 쌔미도 파파존을 정말 그렇게 여기고 있는 것만은 아닐 거에요 ㅠ_ㅠ 저러고 나서 나 못된 애라고(우리 쌔미는 ‘착하고 정의로운’ 아이였으니까요 ㅠ_ㅠ) 속으로 가슴앓이했을 거에요 ㅠ_ㅠ 루크스카이님이 그려내시는 딘과 쌔미 너무 좋아요 ㅠ_ㅠ
아니 때리다니요,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황공해서 몸이 막 움찔거릴 정도입니다요. ^^*
전 아무래도 어린애들 캐릭에 동조하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루크도 에피 4보다 에피 6때를 더 좋아하고. ^^* 그나마 성인 샘은 묘사가 가능한데 어린 샘은 하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애가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샘도 당연히 후회했죠! 얼굴 하얗게 질린 거 보세요! 으흑, 애가 그냥 왜 그리 성질도 급하고 다혈질인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