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그런 걸까요,
아니면 그 정도로 다들 힘든 걸까요,
어제와 그제, 제가 이용하는 모든 카드사와 은행에서 미친 듯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거 뭐 일하는 데 전화기가 한시간 간격으로 울려대더군요.
귀찮아서 안 받으면 같은 번호로 또 옵니다.
삼십 분 뒤에 오고 한 시간 뒤에 오고 심지어 다음날인 오늘도 오는군요.
정신 사나워서 차라리 받고 말지,
하고 몇번 튕기다가 결국 다 받았는데
……뭔 놈의 서비스는 그리도 많고 뭔 놈의 혜택은 그리도 많아.
“하기 싫은데요.” “아니 하면 좋은데요.” “그러니까 싫다고요.” “왜요? 서비스인데요.” “필요없는데요.” “공짜인데요.” “그래도 싫은데요.” “하면 좋다니까요.”
………서너번 실강이를 하다 결국 포기. 저거 대꾸하는 내 시간이 아깝다.
젠장, 아무리 말을 해도 안 들어먹으니
이게 바로 MB식 소통이라는 건가.
[공짜가 싫다는데 이유가 필요하냐?? 싫으면 싫을 수도 있는 거지, 뭐가 문제야! 공짜면 무조건 해야 하냐???? 아니, 선택지가 있기라도 해? 선택지가 없으면 물어보질 말든가. 제기랄.]
나중에 소식 있으면 또 전화해주겠다길래
“아니, 괜찮은데요.” “알려드려야하는데요.” “그럼 메일로 보내주세요.” “전화하면 안 될까요.” “귀찮은데요.” “그냥 전화 받으시죠.” “어차피 안 할 건데 전화 안 받으면 안 될까요.” “혜택인데요.” “혜택 필요없는데요.” “아니, 왜요? 좋다고요.” “일해야 해요. 귀찮아요. 메일 안 돼요?” “전화로 알려드릴게요.”
………………장난하시나요.
아아아아아아악!!!!!!!!!!!!!!!!!!!
아니, 이런 서비스 전화야 평소에도 가끔 받지만
……..바빠 죽겠는데 하루에 네다섯 번 받아봐요. -_-;;;;
제기랄, 나중엔 진짜 화라도 내고 싶었는데 저쪽도 일하는 거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은행이 고객들 화난 걸 달래고 싶은 건가요.
요즘 카드사 돈이 안 들어오나요.
저한테는 한 통도 걸려오지 않으니 오히려 불안하군요
아직 순번이 아니신가 봅니다. 며칠 기다려보심이.
은행에선 좋은 상품있다고, 카드사에선 한도 늘려주겠다고, 호텔에선 여행계획 잡아주겠다고 전화가 올 정도이니, 경기가 안 좋긴 진짜 안 좋은 모양입니다. -_-
응, 과도할 정도야. -_-;; 조금 불쌍하긴 해.
학생 or 백수라고 뻥치세요. 그러면 다시는 전화 안합니다.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흐, 원래부터 직장인으로 등록되어 있는걸요. 게다가 저, 그런 뻥을 못치는 체질이라서요. ㅠ.ㅠ
저 사람들… 노는 건 또 어떻게 알고 나한테 오던 그 많던 전화가 다 없어졌는지. 헐헐헐
헉, 그거 아는 게 가능한가???? 그거야말로 진짜 개인정보법 위반인 거 아냐?
저도 가아끔 저런 전화 걸려오는데 귀찮아 죽겠어요…
뭐시기 혜택 줄 테니까 정보를 딴 데 주겠다길래 싫다고 그랬는데도 끝까지 넘겨주겠다고 우기더군요. 한 두번 그냥 내버려뒀더니 사람 속을 아주 긁어놔서 요즘은 그냥 끊어요. 돈 없다는데 그래도 괜찮다고 보험 들라고 우기질 않나 시간 없다는데 계속 설명하질 않나 물어본 건 얼버무리지 그냥 안 하겠다고 그러면 비웃으면서 사람 속을 긁질 않나…
전화 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그게 일이고 아마 고객 말투 거칠어지면 페널티 받는 게 있다는 거 같아서 최대한 험하게 안 대하려고 하는데 자꾸 이러니까 열받더라구요- -;;
제 말이요! 아니 사람이 말하면 제대로 듣든가, 제가 고객인데 고객님 고객님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건 해주지도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_-;;; 정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오는데 화를 내고 싶어도 착해빠져서[???] 화도 못내겠고, 미치겠는겁니다.
뭐, 뭔가 MB식 소통의 정수를 보여주네요(…)
네, 대화하면서 그 생각을 했죠.
전화 받자마자,
지금 미팅 중이거든요.
한마디 하는 거 진짜 효과 좋아.
그러면 나중에 또 오더라고. ㅠ.ㅠ
그거요, 마케터가 전화 연결하고나서 몇분간 통화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울 원장은 그래서 착실하게 좀 들어주고나서 끊던데……..
…그냥 필요없습니다. 하고 끊어버리시고 스팸번호 등록하세요-_-; 전 0600~0609번까지 다 등록했어요; 상대방 사정까지 봐주면서 어떻게 삽니까 그들도 그게 일이라지만 그사람들 사정까지 봐주면서 가입하고 들어주고 하면 끝도 없잖아요-_-; 나 살기도 힘든데…
나도 착실히 들어준다고. 대꾸를 안하고 계속 듣고만 있어서 그렇지.
그런데 스팸등록은 좀 위험하지 않나. 진짜로 연락받을 일이 있으면 어쩌려고.
진짜로 연락받을 일 있으면 보통 우편으로 오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ㅅ’
그러니까 듣지 말고 끊으셔야 한다니깐용!
진짜 연락해야만 하는 일이 있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다른 방법으로 연락한답니다. 담당 메니저가 퇴직해서 다른 직원이 담당하게 되었다던지 그런거 말여요.
저거 몇십초인지 하여튼 제한시간 끌어야 콜수당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징하게도 안 끊어주는 거…;;; 진짜 카드사 직원인 경우는 얼마 안되고 거의 전화만 돌리는 하청회사일 가능성도 높구요. 철컥 끊으실 매정함이 없으시다면 ‘도를 아십니까’ 얘기 듣듯이 별로 귀담아 듣지 마시고 딴생각 하시면서 한귀로 흘리세요.;
끄응, 그러니까 그 시간이 아까워서 짜증이 나는 겁니다. 제 직업이 워낙 시간다툼이다 보니. ㅠ.ㅠ 그렇다고 모질지를 못해서 대놓고 끊지도 못하고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