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내추럴 1시즌 파일럿과 2시즌 3화 “유혈욕망(bloodlust)”에 삽입된 AC/DC의 “검은색으로 돌아오다(Back In Black)”입니다.
전 사실 AC/DC의 노래를 수퍼내추럴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밴드이기도 하니 분명 오다가다 어디선가 들었겠지만 실제로 곡명과 밴드 이름을 결부시킨 건 처음이랄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사운드에는 좀더 묵직한 보컬을 좋아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이 밴드의 노래가 수퍼내추럴과 어우러지면….으하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합니다. “Hell’s Bell”이나 “Highway to Hell”도 그렇고 너무나도 완벽한 타이밍에 끝내주는 가사와 시원스런 사운드를 거침없이 뿜어주거든요. 아마도 AC/DC는 블루 오이스터 컬트와 함께 수퍼내추럴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들의 주인공일 겁니다. [아무래도 이 앨범도 사야겠어…중얼중얼.]
AC/DC의 노래는 극중에서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지만 이 곡은 시즌 1과 2에 각각 한번씩 서로 다른 장면에서 흘러나옵니다. 바로 메탈리카(Metallicar)가 시원스레 도로를 내달리는 장면이죠. ^^
[메탈리카 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우리 딘횽아]
메탈리카(R 하나가 더 붙었을 뿐인데…..먼산)는 딘이 모는 67년식 검은색 셰비 임팔라로, 수퍼내추럴 팬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이런 별명이 붙은 건 아시다시피 딘이 – 사실을 말하자면 크리에이터 크립키가 – 80년대 이후에 나온 음악은 듣지 않는다는 주의로 엄청난 클래식 록 광이라 자동차 안에서 항상 그런 노래들만 틀고 있기 때문이죠. 그것도 카세트테이프로 말입니다. -_-;;;
[1시즌 파일럿 차 안에서 샘과 딘의 대화]
SAM: I swear dude, you gotta update your cassette collection.
DEAN: Why?
SAM: Well, for one there cassettes and two, Black Sabbath,Motorhead and Metallica. It’s the greatest hits of mullet rock.
DEAN: House rules, Sammy. Driver picks music. Shotgun shuts his cakehole.
전 미국 애들의 클래식 카에 대한 열광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정말 눈돌아가게 멋진 놈들도 있습니다만, 가끔 영화에서 무지 멋진 듯이 이야기하는 녀석들 중에는 영 이해가 안가는 애들도 많거든요. 한데 딘의 이 임팔라는 조금 투박해 보이지만 앞 모습이…ㅠ.ㅠ 말이 투레질을 하듯 푸르릉거리는 엔진 소리가….차문을 열 때마다 들리는 그 삐걱 소리가…!!!!!
실제로 메탈리카는 귀신잡는 형제들의 세번째 일원입니다. 물론 윈체스터 가로 따지자면 파파존이 들어가야겠지만, 언제나 형제들의 옆에 있는 건 이 녀석이죠. 딘의 피치못할 사정으로 – 그리고 물론 금전적 문제도 한 몫해서 – 초자연적 사건을 찾아 미국 전역을 자동차로 누비는 형제들에게 있어 임팔라는 실질적으로 두 사람의 집이자 보금자리나 다름없습니다. 형제는 메탈리카 안에서 자고 먹고 대화를 나누고 – 장난도 치고 – 그 긴 시간을 늘 함께 보내죠. [실제로 영어 팬픽 중에는 딘을 놓고 샘과 임팔라가 서로를 질투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이른바 “귀신들린 임팔라”라고.]
딘의 메탈리카 사랑은 샘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뛰어 넘을 정도입니다. ^^*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보물 제1호이자, 피치못할 일이 아니면 샘에게 운전대도 넘겨주지 않으려고 하며 언제나 “나의 베이비”라고 지칭하고, 샘에게 차를 망가뜨리면 죽여버리겠다고 자주 협박하고, 벨라가 차를 견인해갔을 때는 공황에 빠져 숨을 못쉴 지경에 이르기도 하죠.
이렇게 딘이 아버지와 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애정을 쏟아붓던 메탈리카는 1시즌 피날레에서 대형 트럭에게 무참히 받쳐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고 딘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죠. 1대 메탈리카의 죽음은 파파존의 죽음입니다. 원래 이 자동차는 아버지가 물려준 것이었으니까요. 동시에 그것은 딘의 심리적 죽음과도 연결됩니다. 사실 죽어야 할 사람은 딘이었으니까요. 따라서 1대 메탈리카의 사망 이후 2대 메탈리카의 등장 – 바비의 도움을 받아 새로 만든 임팔라 – 은 딘의 독립과 부활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2대 메탈리카가 탄생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어야했는지 보신 분들은 아시겠죠.
2시즌 2화, 급작스레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아직 극복, 아니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딘은 샘의 솔직한 토로를 들은 후 수리 중이던 새로운 차체를 쇠파이프로 무자비하게 내리칩니다. 유리창을 산산조각 내고 트렁크의 금속이 찢어질 정도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격렬하게 토악질을 하듯 몸으로 감정을 뱉어내죠. 이 새로운 메탈리카는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는 상처를 입고 온 몸이 찢어지는 듯한 자기파괴 과정을 겪은 후에 탄생했습니다. 딘과 완벽한 쌍둥이라고 할 수 있지요.
2시즌 3화, 새로운 2대 메탈리카가 처음 화면에 선보이며 화려한 컴백을 알리는 순간 울려퍼지는 노래가 바로 이 “Back in Black”입니다. 흥겨운 사운드에 맞춰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매끈한 검은색 임팔라 안에서 딘은 오랜만에 보는 환한 얼굴로 예전의 딘이 되어 귀환합니다. 물론 2대 메탈리카가 예전의 1대가 아닌 것처럼, 그 속은 예전의 딘이 아니지만요.
딘이 따로 방이라도 잡고 싶어할 정도로 임팔라를 사랑하는 것처럼, 팬들 역시 이 새끈하게 빠진 메탈리카를 사랑하죠.
AC/DC와 마찬가지로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딘과 검은색 셰비가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는 순간입니다. 메탈리카에게 헌정하는 팬비디오를 AC/DC의 음악을 배경으로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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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in Black by AC/DC
Back in black I hit the sack
It’s been too long I’m glad to be back
Yes, I’m let loose from the noose
That’s kept me hanging around
I’ve been looking at the sky and it’s gettin’ me high
Forget the hearse ’cause I never die
I got nine lives Cat’s eyes
Abusin’ every one of them and running wild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겨울잠을 너무 오래 잤지
다시 돌아오니 좋구만
그래, 날 옭아매던 올가미를
드디어 풀어헤치고 빠져나왔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날아갈 것 같더라
영구차 따위 엿먹으라지, 난 절대 죽지 않을 테니까
난 목숨이 아홉 개에 고양이 같은 눈을 지닌 인간이야
너네들을 싸그리 욕보이며 난폭하게 날뛰어 주겠어
‘Cause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back
Well I’m back in black
Yes, I’m back in black
왜냐하면 내가 돌아왔거든
그래, 내가 돌아왔다
내가 왔다고!
그래, 내가 돌아왔다!
검은색으로 쫙 빼고 돌아왔지
검은색으로 돌아왔어
Back in the back Of a Cadillac
Number one with a bullet, I’m a power pack
Yes, I’m in a bang with a gang
They’ve got to catch me if they want me to hang
Cause I’m back on the track
And I’m beatin’ the flack
Nobody’s gonna get me on another rap
So look at me now
I’m just makin’ my play
Don’t try to push your luck, just get out of my way
검은색 캐딜락을 타고 돌아왔다
총알 하나면 넘버원, 지칠줄 모르는 정력
그래, 우리 애들이랑 같이 발광 중이야
날 목매달고 싶다면 먼저 날 잡아야 할걸
왜냐하면 내가 진짜로 돌아왔거든
그것도 제대로 화려하게
이번에는 어떤 죄목으로도 날 집어넣지 못할 거야
자, 보라고!
그냥 내 맘대로 하는 것 뿐이야
함부로 깝치지 마,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라고
Well,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back
Well I’m back in black
Yes I’m back in black
내가 돌아왔다! 그래, 내가 왔어
내가 돌아왔다! 그래, 내가 왔어
내가 돌아왔다고!
검은색으로 쫙 빼고 돌아왔지
검은색으로 돌아왔어
덧. 허걱, 역시 이런 노래는 특히 더 번역이 어렵군요. ㅠ.ㅠ
“Back in Black”은 AC/DC가 보컬의 사망 후 오랜 공백기를 깨고 들고 나온 컴백 앨범이라고 합니다. 으핫, 그래서 저런 가사라니, 이 사람들 정말. ㅠ.ㅠ 게다가 앨범 색깔은 검은색. -_-;;; 전 정말 영어가 싫어요, 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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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2. 이런 글을 쓰다 보면 늘 이성이 속삭입니다.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ㅠ.ㅠ
덧3. 헉, 유튜브에서 그러는데 옛 영상이 저작권 문제로 삭제되었다는군요. 대체했습니다.
난 AC/DC 의 이 노래를 듣기 전에 도입부가 똑같은 서태지 락앤록 댄스를 먼저 알아서 파일럿 보는 데 이 노래 나와서 괜히 반가웠다는. 그 때까지만 해도 서태지가 만든 노래인 줄 알았어 ㅋㅋㅋ
Impala 사죠
임팔라는 그대 줄테니 내게는 딘을 줘. ㅠ.ㅠ
아아 진짜 저 임팔라는 슈퍼내추럴의 세번째 주인공이지요 +_+ 메탈리카(car)라니 팬들 센스도 굉장해요!!! 으하하학;;
과연.. 임팔라는 여러 의미로 딘의 ‘나아감’과 함께 하는 녀석이군요. 임팔라에 귀신이 들리면 샘부터 죽이려 들 것 같..(쿨럭) 아아 딘이 임팔라를 쓰다듬으면서 베이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 (4시즌에서 아이팟잭을 꽂았다고 샘한테 으르렁 거리던 모습이라든가;; )
나 메탈리CAR라는 이름 듣고 정말 뒤집어졌다는. ㅠ.ㅠ 서양누님들도 정말 한 센스 하신다니까. 4시즌에서 아이팟 잭 보고 샘 경멸하는 장면 정말 좋았어. 진짜 딘다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