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natural 4×07 “It’s The Great Pumpkin, Sam Winchester”

으음, 이번 화는 좀 애매하군요. 제목이 피너츠에서 따 온 거라 “좋아, 라이너스는 누구고 찰리 브라운은 누구냐1!!”라고 즐겁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두고 보니 호박 대왕부터 헷갈리는…-_-;;;

일단 차근차근 이야기해봅시다. [언제나 그렇듯 미리니름]

1. 새로운 천사 우리엘이 등장했습니다.
 


인간을 “하등생물”로 본다는 점에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특권의식에 젖어있는 천사라니, 아주 좋아요. 덕분에 악마와 제대로 대칭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카스티엘이 등장했을 때 저는 카스티엘이 이 역을 맡아주길 바랐습니다만, 대립하는 다른 천사가 있으니 카스티엘 군은 딘쪽으로 돌아도 괜찮겠군요. 그렇지만 아무리 딘에게 동정을 느낀다고 해도 천사로서의 정체성은 잃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흑.

2. 샘이 천사들의 본질을 어느 정도 깨달았습니다. 이제 샘은 딘을 제외하고는 사면초가 상태로 고립되었습니다. 악마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고 그러니 도움을 받을 것이라 기대했던 천사측도 자신을 귀찮은 적으로 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앞으로 카스티엘이라는 변수가 남아있긴 한데 어쨌든 현실을 더욱 직시하게 되었고, 희망의 대상이었던 천사가 오히려 절망을 주고 그의 반항심을 증폭시켜 어두운 쪽으로 등을 떠밀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입심 좋은 악마가 나와서 말빨로 샘을 꼬이면 아주 적절할텐데요. 예를 들자면 우리 황제님 같은….쿨럭]



3. 카스티엘과 딘 사이에 우정 비슷한 게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꺄아아아앙 >.<


흠흠, 사실 이런 말을 하려던건 아니고, 카스티엘은 딘이 신의 시험에 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 화는 샘이 주인공일 거라는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오히려 딘이 커다란 그림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장기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심지어 딘은 천사들에게 자신의 존재 자체를 담보삼아 협박하기조차 했지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데, 제작진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딘이 인기를 모은 것은 그가 ‘희생’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딘에게 동조한 것은 그가 밝은 모습 뒤에 말 못할 상처를 안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씩씩하고 강인한 척 자신의 상처를 두번 긋고 세번 긋고 피를 철철 흘리며 휘청거릴망정 동생이자 주인공인 샘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보듬고 뒤를 보살펴주기 때문입니다. 2시즌에서 자기들 입으로 스스로 말했듯이, 딘은 “자기희생”으로 먹고 사는 캐릭터예요.

그런데 이 시점에서 딘에게 그보다 더 큰 역할, ‘독립적인’ 역할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비중이 높아져도 딘은 종속적인 캐릭터예요. 샘은 극 중에 혼자 서도 딘은 혼자 설 수 없습니다. 게다가 딘이 최후의 순간에 선택을 해야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잖습니까. “전쟁의 상황이 왔을 때”라는 카스티엘의 대사는 딘이 샘의 맞은편, 군대의 선봉장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데, 딘은 당연히 그 시험에 실패해야 합니다. 제발 실패하게 해 줘요, 젠장. 딘한테 리더의 자질을 주면 안 된다고요.

‘갈등’의 씨앗을 뿌려놓고 안달하게 만들기에 샘보다 딘이 훨씬 편한 캐릭터라는 건 이해하지만, 제작진은 너무 쉬운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수퍼내추럴이 정말로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경우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 딘을 겉돌지 않게 하기 위해 샘과 동등한 능력치[??]를 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알겠어요. 그렇지만 본질을 흐트러뜨리지만은 말아주세요. 엉엉엉. 천사가 개입한 상황에서 좀 늦긴 했지만 그래도 딘은 ‘자기 일’이 아니라 ‘동생 일’ 때문에 불쌍해야 하는 애라고요. 카메라가 그 친구에게서 약간 빗겨나 있기 때문에 더욱 가슴 아픈 애란 말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 천사들이 딘을 이용해먹을 대로 이용해 먹은 다음에 뻥!하고 차버리는 겁니다만. [네, 이것이 바로 제 애정의 본질. ㅠ.ㅠ]

다시 말하지만 샘이 멀더 요원이고, 딘이 스컬리 요원입니다. [루크와 한 솔로는 물 건너 간 지 오래죠.] 아무리 멀더에게 “당신이 인생 말아먹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아, 이 바보 같은 삽질마왕아!!!!”라고 투덜거려도 외계인을 쫓아다니며 극을 이끄는 건 멀더의 몫입니다. 스컬리는 멀더한테 인생 잘못 말려서 건강 잃어, 가족 잃어, 경력 잃어, 깨질 대로 깨지면서도 애정 하나로 버텨나가는 거고요.


[#M_길어져서 접습니다|닫아주세요|4. 할로윈 특집인데 딘이 안 먹고 넘어갈 리가 없지요. 사탕과 초콜릿을 엄청나게 먹어치우고 거북해 하는 딘 윈체스터 군 되겠습니다. 으하하핫.
 


5. 천사를 만나자마자 강아지 눈을 하고 악수를 청하는 새미를 빤히 쳐다보다 결국 손을 내밀어주는 친절한 카스티엘 씨 ^^* 크흑, 순진해서 모질지 못하셔요. ㅠ.ㅠ
 


오늘은 사흘 밤낮을 꼬박 일했건만 도저히 혼자서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해 좀 도와달라고 전문가를 끌고 왔습니다. 아아, 카스티엘 씨 너무 좋지 말입니다. ㅠ.ㅠ 저 머리랑 수염이랑 피곤에 찌든 눈빛이랑 넥타이랑 바바리의 조화가….엉엉엉

6. 세상 살기…참 힘들다. 그치?


부제: 샐러리맨의 비애. 어느 평범한 오후 공원에서.

7. 이 아저씨도 분명히 많이 본 얼굴인데 말이죠,


_M#]

Supernatural 4×07 “It’s The Great Pumpkin, Sam Winchester””에 대한 10개의 생각

  1. 소심늘보

    야근에 쩐 우리 천사님을 뵐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탐탁히 여기지 않는 우리엘도 좋았어요.

    전 처음에 딘을 살려낸 이유는 샘에게 대항하는 비장의 카드라고 생각했었어요. 만약 봉인이 풀리게 되어 아마겟돈이 시작된다면 샘이 악마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그래서 천상의 군대는 그 전에 샘의 약점인 딘을 포섭하기 위해 살려낸 거라고 상상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에피를 보면서 딘을 살리고 또 딘의 결정을 따르라는 명령을 내린 건 어쩌면 천사들이 인간을 이해하게 하려는게 목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카스티엘이 예전에 천상의 군대는 무한하지 않고 또 많은 형제들이 전투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 떠올랐거든요. 어쩌면 마지막 싸움에서 천상의 군대는 인간들과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동맹을 맺기 전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라는 망상까지 했어요.

    천상의 군대 리더가능성은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어요.(기,기껏해야 암살자 정도의 위치만 상상한 저ㅜㅜ) 역시 함께 버닝을 하면 같은 작품의 다른 해석들을 접할 수 있어 너무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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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처음엔 딘을 살려낸 게, 샘의 정체를 알아낸 다음 애초에 그 씨앗을 제거하기 위한, 다시 말해 형제를 이용해 먹기 위한 얍삽한 작전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으음, 제작진은 딘을 너무 편애합니다. ㅠ.ㅠ
      오, 그러고보니 소심늘보님처럼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단지 천사들이 이천년 동안 안 내려왔다가 지금 왔다는 건 그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로만 받아들였는데. ^^ 꺄아, 역시 여러 사람이 함께 버닝하면 이런 게 좋다니까요!!!
      저도 딘은 ‘암살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적으로도 그 편이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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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ei0607

    7번의 아저씨는 CSI에나 기타 미드에서 조연으로 자주 출연하시는데 에피소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네요. 어쨌든 눈에 익은 분이란 건 맞아요.
    그나저나 저도 피곤에 쩐 천사 좋아요>_< 말로만 바쁜 게 아니라 진짜 야근, 잔업에 쩔어서 딘을 지옥에서 끌어올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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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그렇죠? 유난히 눈에 익은 얼굴이어서 이번에도 꽤 유명한 조연배우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아우, 정말 피곤에 찌든 천사, 누가 만든 컨셉인지 몰라도 껴안고 키스라도 퍼부어주고 싶어요. 엉엉엉. 게다가 위에서 쪼고 아래서 쪼고 명령에 고민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만빵!!! ㅠ.ㅠ 아아, 진짜 카스티엘 설정한 사람 누구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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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inful lip

    나도 제목에 Sam 이름 들어가 있어서 Sam 이 주인공일줄 알았더니만…제작진들 너무 Sam 버린다 흑. 그나마 있는 클로즈 업은 얼굴 찌뿌리고 코피 흘리는 거라니.. (이 상황에서 우리 같이 찾아본 자그마한 배너가 생각난다. Voldemort must be near 우걀)

    Dean 의 잠재능력에 대해 떡밥이 계속 되는 데 설마, 뒤늦게 초능력을 발현하는 건 아니겠지 쿨럭..아니라고 봐. 천사들한테 Sam 은 까딱하면 없애도 되는 아이인거고 Dean 이 소중하다니 엄..

    간만에 나온 Castiel 님은 키가 웨 준거야. 너무 격무에 시달리셨나. 그래도 목소리는 여전히 후덜덜

    암튼 앞으로 이야기가 얼마나 산으로 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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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나도 이번엔 샘이 좀 제대로 나올 줄 알았는데 ㅠ.ㅠ 아니, 물론 이야기 자체는 심화되고 있는 게 맞긴 한데 이상하게 무게가 안 실리고 있달까. 제목을 그렇게 붙여줄 정도면 삼하인과 샘 vs 우리엘 이야기를 좀 더 키우고 카스티엘과 딘을 축소시키거나 다음화로 넘겼어야지, 쳇. 난 그래도 그 클로즈업 장면 좋았어. >.< 코피흘리며 찡그리는 샘 연기도 좋았고. [으하하하, 서양 언니들의 센스 정말…ㅠ.ㅠ]

      초능력은 안 돼! 딘은 평범한 인간!!! 인간이어야 한다고! 허억. ㅠ.ㅠ 꺄앙, 카스티엘 씨…일에 찌들어서 어깨가 점점 축 처지고 있어! 아들한테 휴가라도 좀 줄 것이지, 신 아저씨 카스티엘을 너무 부려먹는 듯. ^^

      아아, 산으로 가는 이야기..ㅠ.ㅠ 각오는 했지만 애정으로 극복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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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녹슨소다

    ‘카메라가 그 친구에게서 약간 빗겨나 있기 때문에’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ㅠㅠ 요즘 슈퍼내츄럴에서 딘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 딘 원탑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때마다, 딘 빠순이인 저는 좋아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뭔가 찜찜한거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 그 의문을 푸는 군요ㅠㅠ

    그럼요, 딘은 뭐랄까 소외되어 있고 자신의 것을 갖지 못할때 더 빛이 나는 캐릭터죠ㅠㅠ 그리고 솔직히 여기서 스토리상의 딘의 비중이 샘보다 높아지거나, 샘과 동등한 위치에 있게 되면… 딘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스토리도 뭔가 좀 앞뒤가 안 맞고 당위성도 없어지게 될 것 같아요. 물론 샘이 워낙 초반에 비해 파워가 막강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딘에게도 히든카드를 줘야한다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스토리상의 주인공인 샘을 넘어서면 안 되죠. lukesky님 말씀처럼 딘은 샘에게 종속되는 캐릭터이고, 그럼으로써 빛이 나는 거니까요.

    다다음편 쯤에는 다시 샘이 메인이 될 것 같기는 한데.. 슈퍼내츄럴이 빨리 중심을 찾았으면 좋겠네요. 어쨌든 감상 너무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고 가니까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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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딘순이인데 샘도 좋아하기 때문에 요즘 참 안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딘은 이렇게 스토리의 전면으로 나서서는 안되거든요. 언제나 뒤에 있기에 ‘가슴아픈’ 캐릭터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딘이 샘보다 더 커버리면 – 사실 샘과 대등해서도 안 됩니다. – 제작진 미워할 거예요. 크르릉. 크립키씨가 시청률을 조금 깎아먹는 한이 있더라도 빨리 정신차리고 돌아와주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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