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앞 북경오리

지난주 모님들과 함께 “죽어도 동족상잔의 비극을 봐야겠다!”고 결국 북경오리를 먹으러 갔었지요.
[같이 가신 한 분의 닉네임이 오리거든요. ^^*]
2호선 봉천역에서 내려 골목길로 쓱쓱 들어갔는데, 길눈이 어두운데다 그쪽 지리는 전혀 젬병인지라 저는 앞선 님의 꽁무니만 졸래졸래 따라갔습니다. 전 서울대쪽에 차이나타운이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사진들이 이어집니다.


껍질에 꿀을 발라 구은 오리고기가 먹기 좋게 잘라 나옵니다. 예전에는 통째로 나왔다는데 경제적인 측면에서인지 아니면 시각적인 측면에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얇게 잘라 내놓기 시작했다더군요. 사실 얼핏 보기에는 별로 양이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여자 셋이 배불리 먹기에는 딱 적당했지만요.


밀전병과 오이채, 파채가 곁들여져 나옵니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무채김치와 소금뿌린 땅콩도 밑반찬으로 나와요. 사실 오리고기는 기름이 많은 편이라 채지의 존재가 정말 반가웠습니다만 젓갈을 많이 써서 그런지 상당히 짜더군요.


전병 위에 고기 한 점과 무채, 오이채를 얹고 위에 땅콩소스[춘장을 섞었는지 색이 거무스름하고 짜더군요.]를 뿌리면 완성! 이제 먹기만 하면 됩니다. ^^*

고기가 무척 부드럽습니다. 고기를 씹는다기보다는 간을 씹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빨이 푸욱 들어가요. 그렇다고 간처럼 퍽퍽하지도 않습니다. 기름기가 풍부해서 씹는 맛이 거의 안 날 정도더군요. 처음에 고기만 먹으면 약간 느끼하지만 쌈을 한참 싸먹은 다음 나중에는 그냥 삭삭 집어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익숙해집니다. 채지를 얹어먹어도 괜찮더군요.


살을 발라낸 오리는 이렇게 탕이 되어 식탁 위에 올라옵니다. 역시 기름기가 둥둥 떠있긴 한데, 국물 맛은 좋습니다. ㅠ.ㅜ 간은 약간 간간한 정도. 고기를 먹으며 뜨끈하니 후루룩 후루룩 넘기는 맛이 좋더군요.


그리고 이건 주인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주신 옥수수튀김. 옥수수 통조림에 튀김가루나 밀가루를 묻혀 튀긴 것 같았는데, 쫄깃쫄깃 통통하니 맛나더군요. 한 놈씩 젓가락으로 야금야금 집어먹다 결국 한 접시를 다 비웠습니다.


[#M_그리고 마지막 사진|닫아주세요|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보고 “허걱, 저게 뭐야!”라고 생각한 놈입니다. 분명 중국계 가수의 콘서트인데….
어째서…옷이? 표정이? 포즈가???? 게다가 저런 얼굴로 컨셉은 “내 아들아!”????

…..뭔가 아스트랄해…….

_M#]

서울대 앞 북경오리”에 대한 13개의 생각

  1. 슈타인호프

    음….거기 안쪽 시장 안인가요? 그쪽 시장에서 집이 가까워서 가끔 장보러 가는데 앞으로 지나간 적이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고….^^;;

    코앞에 북경오리 하는 집이 있는 줄은 몰랐군요. 함 가볼까~?

    응답
    1. lukesky

      골목길로 들어갔으니 분명 시장 안쪽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슷비슷한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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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에스j

    서울대 모 연구실 회식장소가 북경오리집이란 얘기가 있었지요. 생각난 김에 접대받으러 가볼까나…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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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_-;; 무서운 데다…..내가 간 곳은 주인이 중국분에 손님들도 중국사람들이 많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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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따이카키

    우와 저 오리! 서울에 파는곳이 있군요!! 부산은 없는데…ㅠㅠ 유럽쪽엔 여행중에 차이나타운에 가면 저 전병에 싸먹는 오리를 파는데 아주 바삭해요.(잘못 들어가면 질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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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서울에는 아무래도 지방보다 외국인의 인구가 훨 많으니까요.
      오, 달콤하고 바삭한 껍질!!! >.< 좋군요오오오오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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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그문트

    오리고기는 안받는 체질인데 저건 참 맛있어 보이는군요. +_+
    오오 천삼오가피파워! 천삼오가피파워! (의미없는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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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전 오리 자체는 별로인데 훈제오리는 무지 좋아해서…>.<
      헉, 천삼오가피….드셔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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