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꼭 붙여야겠습니다.
책장을 열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시작했습니다만, 이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1, 2화까지만 해도 연출은 좋아도 컷이 약간 지루한 데다 너무 무거워서 이거 중간에 흥미를 잃지는 않으려나 했는데, 뭔 소리. -_-;;; 작은 글자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머리 파묻고 읽었습니다. 게다가 직사각형 만으로 이루어진 컷 속에서 정말 무시무시한 연출이 이어집니다. 그 좁은 공간 안에서 글자와 그림을 동시다발적으로 입력하고 처리하지 않으면 가끔은 따라가기도 힘들더군요.
7, 80년대 특유의 현학적인 – 로어셰크의 – 독백에 약간의 실소를 머금더라도 다양한 인물들의 이 ‘현실적인’ 묘사는 가끔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늙고 타락한 – 아니, 훨씬 이전부터 이미 타락해있던 – 가면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일면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연민과 비극은 지금의 눈으로 봐도, 아니 지금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더더욱 처절합니다.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신문 기사와 글들은 가끔 정말로 진짜가 아닐까 의심하게 하고요. 그 정도로 촘촘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커다란 음모 그 자체는 전에도, 그 후에도 SF 쪽에서 자주 있어 왔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래픽 노벨’이라는 점이 더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고요. 일반적인 만화보다 칸과 칸의 공백을 스스로 채워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이를 길게 주고 많은 상상력을 요구하는 곳이 있는 반면 눈꺼풀을 한번 떴다 감을 때마다 본능적으로 번득이며 따라오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 완급을 처음엔 조절하기가 매우 힘든데, 뒤쪽으로 가면 갈수록 익숙해져서 탄력을 받는군요.
…..이걸 영화로 만들겠다고 나선 인간을 용자로 인정하겠습니다. 대체 극중 만화와의 크로스를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죠? ㅠ.ㅠ
영화 트레일러 분위기는 어둡고 음울 하게 잘 만들었던데 실제 연출은 어떨지 기대중입니다. 특히 닥터 맨하탄 그래픽은 볼수록 현대 CG 기술의 발전에 감사해야 ^ㅅ^
….난 닥터 맨하탄이 정말로 아무 것도 안 입고 나올지가 매우 궁금해. -_-;;;;; 그러고보니 나도 트레일러를 보고 감탄하긴 했는데 하도 오래전 일이라 가물가물하구만.
파파 윈체스터가 주인공인 그 소문의 영화! 그러고보면 JDM는 생각보다 노안(?)이랄까요…제가 좋아하는 조 플래니건이라는 배우가 딱 한 살 어리다는걸 볼때…;;;
허걱, 지금 뒤져보니 진짜로 제프리 아저씨가 나오시는군요. 그것도 코미디언!!!!! -_-;;; 아저씨 자상한 모습만 봐서 영 상상이 안됩니다…ㅠ.ㅠ
아, 저도 젠슨이랑 제프리 씨가 열 두살 차이라는 걸 알고 경악했더랬지요. 그, 그래도 후덕한 인상이 좋다고요…
미쿡나라 수퍼히어로 만화 즐겨 보는 쇤네도 처음엔 적응하기 힘든 그림체였는데요 – 어눌해 보이면서도 사실적인 그 그림이라니 – 정말 보다 보면 푹 빠져서 놓기가 힘들죠. 정말 대단해요.
극중 만화 – 제목이 기억 안 나는, 그 해적 등장하는 만화 – 너무 무서웠어요;ㅅ; 이거 화면으로 정말 옮길까요?
검은 수송선입니다.
전 그림체는 각오한 바라 그래도 괜찮았어요. 단지 초반엔 몇몇 장면에서 컷 사이의 연출을 못 따라가서 읽는 데 시간이 참 오래 걸렸습니다.
….옮긴다고 했으니 옮길 것 같긴 한데…대체 어떻게 각색을 할지가 좀….ㅠ.ㅠ
극중 만화는 디비디에만 애니메이션으로 포함시킨다고 들었어요.
헐퀴….앨런이 또 화내겠네요….사실 그 만화는 메타픽션효과로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 현장감을 극대화 하는 장치인데 말이죠……
아예 앨런무어 아저씨는 (전에도 그랬지만) ‘내이름 크레딧에 넣지말고 수입은 모두 작화가에게 보내라’고 말해놓은 상태고, 현재 폭스가 이 영화 제작권 갖고 워너에 시비거니까 ‘거참 별일도 다 있다’라는 식으로 은근히 좋아하고 있음(…)
하이키/ㅠ.ㅠ 그럼 그 부분의 연출은 날아간다고 봐야겠군요.
흠, 애니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사실 원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300"처럼 애니를 그대로 실사로 옮겨놓는 스타일이라면 영화 사이사이에 화면을 삽입한다고 해도 그리 무리는 아닐 듯 한데 말이죠.
잠본이/ 역시 앨런 아저씨는 이번에도 "싫어!!!!" 선언을 하셨었군요. ^^*
얼마전의 인터뷰에서는 아예 ‘개봉까지 몇달 남았으니 그동안 계속 독설을 퍼부어 주겠다'(spit the venom)이라고 열렬히 까셨습니다(…)
예고편이 너무 눈부셔셔(^^) 엄청 기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책도 보고 싶긴 한데..lukesky님이 사신 책의 상태는 괜찮은가요?
상태가 너무 안좋다고 초반에 말이 많던 책이라서 지금 시중에 나온 책은 제본이 제대로 된 책인지 좀 걱정이 되네요.
아, 제 책은 아직 상태는 좋습니다. 소문을 들어 조금 조심스럽게 본 부분도 있지만 낱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네요.
감독을 기대하는 이유 : 새벽의 저주의 감독임.
감독을 기대 안하는 이유 : 300의 감독임.
뭐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ㅠ.ㅠ 역시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냥 나오면 보러가야 하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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