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밸리에서인가 음식 관련 포스팅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던 적이 있습니다. “육사시미”라는 것에 관해 읽었을 때죠. ‘육회면 육회지, 어째서 육사시미라고 쓰는 게지. 이상한 용어로군”이라고 생각했더랬지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분이 또 ‘육회’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겁니다. 아니, “육회면 육회고 육사시미면 육사시미지 대체 왜 달리 쓰는 거지. 이상하군.” 이라고 생각했더랬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두 개가 다른 것이더라고요.
“육사시미”란 저희가, 그러니까 전라도 쪽에서 “생고기”라고 부르는 걸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육회가 참기름과 깨소금 등으로 양념을 하여 무친 거라면, 생고기는 말 그대로 아무 양념 없이 쇠고기를 날로, 마치 생선회처럼 먹는 겁니다. 주로 기름소금에 찍어먹죠. 생고기 쪽이 육회보다 신선하기 때문에 한 단계 위로 취급받고요. [실제로 생고기로 먹기에는 조금 시간이 오래 지난 고기를 육회로 만든다고 하죠] 그러니 형평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고기를 ‘육회’라고 부르는 게 더 맞는지도 모릅니다. 위쪽 지방에서 ‘육사시미’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일 테죠.
한편 제가 육회와 더불어 생고기 이야기를 꺼내자, 서울 사람들은 ‘냉동고기’가 아닌 ‘생고기’로 받아 들이더군요. [그래서 잠시 대화에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실제로 쇠고기를 생선회처럼 먹는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있었고요. 뭐, 저도 어렸을 적엔 몰랐으니. ^^*
전 고등학교 때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같은 병실에 있던 분이 시골에서 갓 잡아서 가지고 올라온 게 있으니 함께 나눠먹자고 하셨을 때 생고기를 처음 먹어봤습니다만, [솔직히 여고생이 먹기 쉬운 음식은 아니죠. ㅠ.ㅠ 게다가 엄청 두껍고 크게 썰어오셨다고요!!!!] 제가 싫다고 하는 걸 몸에 좋다고 엄마가 억지로 먹이셨는데 고기가 신선해서인지 생각보다 꽤 먹을만 해서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도 전 역시 달콤한 육회 쪽을 더 좋아합니다만.
제가 왜 아침부터 이런 포스팅을 하고 있냐고요?
대체 왜겠습니까, 배고파서지. ㅠ.ㅠ 제기랄. 또 다시 오랜만에 익힌 고기가 아닌 날고기가 심히 땡기고 있습니다. ㅠ.ㅠ 이렇게 자주 고기가, 그것도 벌건 게 땡기는 걸 보니 성질이 거지 같아지고 있나 봅니다. ㅠ.ㅠ 아무래도 정 못참겠으면 주말에 날잡아서 아는 놈이 추천해준 서울대입구에 육회라도 먹으러 가야겠어요.
덧. 이게 바로 생고기
“생고기”와 “육사시미”
인터넷에 좀 더 먹음직스러운 사진들이 많았는데, 일부러 점포에서 올려놓은 이미지 사진으로 가져왔습니다. 실제로 저걸 앞에 두고 먹고 있노라면 진심으로 원초적인 육식동물이 된 듯한 기분이 됩니다. 자연 그대로의, 어찌보면 매우 야만적이라는 생각도 스치고 지나가죠. ^^*
쇠고기 날고기라….저희 동네에서는 상상도 안 할 음식이군요. 쇠고기는 구워먹거나 육회 정도면 몰라도 생으로는….;;
아직 생고기의 진정한 맛을 모르시는 구랴. 크핫~
솔직히 쉽게 먹긴 힘든 음식입니다. 저도 몇 점 밖에 못 먹어요.
생고기는 바로 그 날 잡은 고기로만 만드는 반면 육회는 냉장고기로도 만든다는 차이점.
그런 점에서 역시 맛으로 따지면 생고기. 오오 생고기…+_+
이 육식주의자!!!
아아… 육사시미가 그런 거였군요!! 저도 항상 육회와 육사시미와 생고기를 헷갈려하고 있었어요;; 육사시미란 말도 생각해보면 올라와서 처음 들어봤고 ㅠㅠ
전 육회도 생고기도 둘 다 정말 좋아요 갹 >.<;; 이런 날고기를 보며 허덕허덕대고 있자니 정말 짐슴이 된 기분도 들지만 맛있는 걸 어쩌라고요ㅜ_ㅜ 전 채식주의자는 될 수 없어요…
나도 육사시미라는 말은 서울 와서 처음 들어봤어. 아마 원래 생고기를 먹지 않으니까 육회와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겠지.
나도 채식주의자는 될 수 없어…ㅠ.ㅠ
아. 저도 몰랐어요. 가게에 써있는 거나, 다른 사람들 얘기 보면서 아니 대체 육사시미와 육회 차이가 뭐야! 라고 생각했는데 물어봐도 제 주변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 없더라고요.
전 육사시미는 못 먹어봤고, 육회는 가끔 생각나면 먹고 싶은 정돈데 역시 여자 중에는(사실 남자도) 못 먹는 사림이 많아서 같이 가줄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먹고 싶은데 가자. 라고 말할 사람이 없어서 슬픈 음식이죠-_-
저도 처음엔 대체 육사시미가 뭔 말인지 무지 궁금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렇더라고요. 헉, 그런데 남자들도 육회를 잘 못먹는단 말입니까? 그 달콤하고 맛난 것을!!!!
…경상도에서도 생고기는 바로 잡아서 냉동하지 않은 고기를 뜻했던 것 같은데…..;;
(맞나? 살기는 20년 살았지만 부모님 고향이 충청도라 경상도에 대해 잘 몰라서리;)
육사시미라는 용어를 태어나서 오늘 첨 들었어..;
나,난… 생선도 회는 그닥이라서..
음, 전라도만 빼면 다들 그렇게 받아들이는 듯. 아니 전라도말고 쇠고기를 생고기로 먹는 데가 없지 않나. -_-;;; 사실 홍어회도 위쪽으로 올라온지 얼마 안 되었잖아.
육회는 무치는 거였군요. 저는 육회를 모두 다르게 해서 먹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기름장에 날계란을 넣어 무친 것도 육회이고, 저희 집 스타일처럼 생고기를 썰어서 먹는 것도 육회 인 줄 알고 있었네요. 좋은 상식 감사합니다. (__ )>
(+) 정말 갓 잡은 생고기를 먹어야 제대로 된 육사시미를 먹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아버지 일터 근처에 우시장이 있어서 돈을 모아서 소를 한 마리 잡은다음에 몫을 나누어서 가지고 오시는데요 정말… 제대로 된 분위에서 나는 그 마블링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ㅠ≡)b
오, 바싹유과 님 댁에선 기본으로 생고기를 드시는군요! 대단하십니다. ^^*
제게 처음 생고기를 소개해주신 분은 "갓 잡은 거 말고 잡은 지 한 두시간은 있어야지 진짜 맛이 난다"고 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네 시간이 넘으면..또 뭐라고 하셨는데 하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저도 고기 사진에 격렬하게 위장이 요동을 치는군요 -ㅅ-
저건 좀 많이 벌겋지. ^^
오오 멋진고기 오오.
고기란 좋은 것입니다. 흑흑흑. ㅠ.ㅠ
육사시미 오오
근처에는 맛있게 하는 집이 없어서 큰일입니다.
도매가게 같은 데 가면 팔긴 하는데 이거 가게에서 먹는 맛하곤 뭔가 다르고…
우시장 같은 데라도 가 봐야 할까요? ;ㅁ;
전 사실 육회도 서울 쪽에선 잘 못먹습니다. 편견인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믿음이 안 가요.
땅끝마을에 가면 돼지고기도 생고기로 먹습니다. ^^
소문은 들었지만 역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