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 보고 왔습니다. [미리니름이 있을지도?]


제가 평소에 소위 말하는 “짤방”이라는 걸 안 써서 그렇지, 만일 제 하드에 이글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 파일들이 저장되어 있었더라면 영화 포스터 대신 한 때 유행했던 “천잰데?” 그림을 올렸을 겁니다. 결말을 보자마자 떠오른 생각이 딱 그거였거든요.

비록 전체 스토리상으로 따지고 본다면 상당히 어수선하고, 감정적으로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옆에서 총을 빼앗아 머리를 쏘아버리고 싶은 결말이긴 합니다만[특히 ‘인류멸망’이야말로 이상향이다!를 외치는 제게는 더욱 불만스러운], 헛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쳐줄만 했습니다.[사실은 마지막 장면에서 “그런데 저기서 **가 나오면 죽고싶을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음 장면에서 정말로 그게 튀어나오는 걸 보니 웃어버릴 수 밖에 없더군요. 예전에 이것과 비슷한 결말의 영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두 시간을 부글부글 감정을 삭히며 보내고 마무리까지 그리 되니 상쾌한 기분으로 극장을 빠져나올 수는 없지만, 잘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는 인정해야 합니다. 동료 인간들과 미지의 괴물들을 앞에 두고 느끼는 공포와 혐오감은 종류가 다른 것이기에 비교는 불가능하고요.

하지만 저라면 역시 저런 미친 인간들 사이에 있느니 차라리 제 3의 세력을 만들어 혁명을 부추기겠어요. -_-;;; [탈출하기엔 겁이 너무 많아서요. ㅠ.ㅠ] 그리고 돌격대 여러분, 나갈 때 그 분을 인질로 삼는 방법이 있잖아요!
덧붙여 그 분이 장엄히 생을 마감하실 때에는 객석에서 ‘속 시원하다/잘했다’는 반응도 나오더군요. ^^*

배경이 우리나라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심히 궁금해집니다.

덧. 그런데 제목을 “안개”라고 하면 안 되는 거야???? -_-;;;;

“미스트” 보고 왔습니다. [미리니름이 있을지도?]”에 대한 6개의 생각

  1. 에스j

    옆집 아저씨는 조선일보 독자.
    할인마트에서 예수쟁이 득세.
    모든 건 노무현 때문.
    알고봤더니 미지의 괴물은 미국의 소행.
    대충 이렇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저는 소설을 무진장 재밌게 봐서, 영화는 보기가 겁나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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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약토끼

    대세는 파도타기. 으하하하 언니가 3세력 만들면 나 4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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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스카이

    있을지도? 라는 말 때문에 본문은 거의 보질 않았습니다. 보고는 싶은데 제가 무서운 거에 너무 약해서…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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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ukesky

    에스j/ …….암담하군…..매우….
    근데 영화는 결말만 제외하면 원작에 꽤 충실한데다, 결말도 나는 꽤 마음에 드는 편이라. 겁내지 않고 보러가도 괜찮을 거 같은데.
    약토끼/ 응응! 역시 3인자가 제일 좋아! [1인자랑 2인자는 귀찮아서리, 원. ㅠ.ㅠ] 우리둘이 두 손 꼭잡고 3, 4인자 하자꾸나. 푸핫. 그런데 우리 그룹이 네명 뿐이면 어쩌지…? -_-;;;;
    스카이/ 아니, 소설을 읽으셨다면 미리니름이라고 할 게 없긴 합니다만. 미스트의 ‘무서움’은 보통의 공포영화와는 조금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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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에스텔

    덧붙임 글에 완전 공감!!!
    충분히 우리말로 바꿀 수 있고 바꿔도 이상하지 않은 제목까지
    죄다 영어로 발라버리는 요즘 영화제목들 정말 맘에 안 들어!!-_-;;
    I love you 까지 아이러브유 라고 해버림 대체…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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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lukesky

    에스텔/ 계속 저렇게 쓰니까 한글로 쓰면 어색하게 느낀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걸가요, 들. -_-;;;;; 요즘 울나라 마케터들 너무 게을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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