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관련 글은 아무리 읽어도 뭔소린지 머리가 빠개지겠습니다만,
공평해야 한다는 마음에 헌법재판소 전문을 올리려고 했으나, 이글루 포스트도 글자 제한이 있다는 사실, 처음 알았습니다. -_-;;;
전효숙 재판관의 반론만 올려 봅니다.
나름대로 글이 쉬워서 좋군요…
8:1이라니, 훗. 아, 7:1:1이라고 해야하나?
재판관 전효숙의 반대의견 요지
7. 재판관 전효숙의 반대의견 요지
가. 나는 다수의견의 논지는 우리 헌법의 해석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힌다.
(1) 우선 오늘날의 헌법에서 과연 한 나라의 수도의 위치가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수도의 소재지는 국가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었으나, 자유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주된 가치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의 통제와 합리화를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려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이냐 하는 것은 그러한 헌법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그러한 목적 실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헌법상 수도의 위치가 반드시 헌법제정권자나 헌법개정권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서울이 수도”라는 관행적 사실에서 “관습헌법”이라는 당위규범이 인정되기 어렵다.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자명하게 인식되어 온 관행에 속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에게 수도의 위치가 성문헌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즉 헌법개정절차에 의해서만 개정되어야할 정도의 법적 확신이 존재하여 왔다고 볼 수 없다. 수도이전 문제는 최근에야 우리 사회의 주된 쟁점이 되었고, 이 사건 법률의 입법과정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수도이전 사안이 국민의 헌법적 확신을 지니는 헌법사항이라든가, 그 개정은 헌법개정절차를 통하여야 하므로 입법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든가 하는 점에 관한 인식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사실로부터 “서울이 수도여야 한다”는 헌법적 당위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이다.
(3) 성문헌법을 지닌 법체제에서, 관습헌법을 성문헌법과 “동일한” 혹은 “특정 성문헌법 조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효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성문의 헌법전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명시적” 의사표시로써 제정한 것으로서 국가의 법체계 중 최고의 우위성을 가지며, 그 내용의 개정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관습헌법과 성문헌법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성문헌법의 특징은 최고법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는 강한 힘을 보유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수렴되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관습만으로는 헌법을 특징화하는 그러한 우세한 힘을 보유할 수 없는 것이다.
성문헌법 체제에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가진다. 성문헌법이 존재하는 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으로부터 동떨어져 성립하거나 존속할 수 없고, 항상 성문헌법의 여러 원리와 조화를 이룸으로써만 성립하고 존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헌법적 관행에 의해서 성문헌법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되고 성문헌법전보다 불문적인 헌법의 관행예가 우선하고 국가생활을 지배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법리는 관습헌법의 내용이 중요한 “헌법사항”이라 하더라도 동일하다. 국민들은, 설령 헌법제정시 자명한 사실이어서 성문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사항이 있더라도, 언제든지 그러한 사항을 성문 헌법전에 수록할 수 있는 헌법개정권력을, 자신의 대표자와 국민투표를 통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로써 성문헌법의 효력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마치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한 아무리 처벌필요성이 있는 사항도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법적 효력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4) 다수의견은 관습“법률”이 아닌 관습“헌법”은 “헌법”이므로 그 변경은 헌법개정절차를 통해야 한다고 하나, 이는 형식적 개념논리만 강조된 것이다.
“관습헌법”이란 실질적 의미의 헌법사항이 관습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것을 뜻할 뿐이며, 관습헌법이라고 해서 바로 성문헌법과 똑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문헌법의 강력한 힘은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나왔기 때문인데, 관습은 그러한 명시적 의사나, 특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정되므로 성문헌법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다수의견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하나,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국기에관한규정과 한글전용에관한법률에서 규율되고 있는데, 그러한 규정 형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수도와 같은 관습헌법의 변경을 헌법개정으로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개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 즉 성문헌법과 관련된 개념이다. 헌법제정권자가 헌법개정을 일반 법률절차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이유는, 헌법전에 규정된 내용이 주권자의 의지의 명시적 표명으로서 이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내지 불문헌법의 변경은 헌법의 개정에 속하지 않으며, 우리 헌법이 마련한 대의민주주의 절차인 법률의 제정, 개정을 통하여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국회가 수도이전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민의를 대변하지 않고 당리당략적으로 입법한 것이라면,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러한 입법의 궁극적 책임은,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하는 대의기관에 불과한 이상, 그러한 입법부를 구성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의 논지에 따르면 아무리 국회가 이 사건 법률 제정과정에서 공청회와 청문회 등 충분한 국민의사 수렴절차를 거쳤고, 국회의원 전원일치로 법률이 통과되었더라도, 헌법개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위헌이 되는데, 그러한 결론이 타당하리라 보기 어렵다.
(5)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의 변경은 헌법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관습헌법에 대하여 국회의 입법권보다 우월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제40조)고 규정하며, 헌법에 달리 규정이 없는 한 국회의 입법권은 포괄적 대상을 지닌다. 입법권의 주체는 다름 아닌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대의기관이며, 헌법은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대의제를 기본형태로 채택하고,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표기관이 입법작용을 통하여 그 이념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수도이전과 같은 헌법관습의 변경의 경우, 별도로 이를 제한하는 헌법규정이 없는 경우에 왜 국회의 입법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실질적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많은 나라에서 의회가 국민투표 없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데, 이는 의회가 다름 아닌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주권의 대행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은 투표의원 194인 중 찬성 167인(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재적과반수와 출석 3분의 2 이상의 압도적 다수로 통과되었는데, 그러한 입법이 국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혹은 민의를 배신하였다는 정치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별도로 하고, 적어도 헌법적 측면에서 그것이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아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결론은 관습헌법으로써 국회의 헌법상의 입법권한을 부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관습에 의한 헌법적 규범의 생성은 국민주권이 행사되는 한 측면인 것이다.”라고 하나, 성문헌법 체제하에서 국민주권의 행사는 저항권의 행사와 같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성문헌법의 테두리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무엇이 진정한 국민의 의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민들 간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있으므로, 헌법이 객관적으로 규정한 제도화된 절차가 아닌 헌법 외적인 방식으로 “국민주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그러한 문제는, 그것이 국가의 위기상황에 관련된 것이 아닌 한,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6) 결론적으로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고, 헌법해석상 국회의 입법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130조 제2항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나. 한편 나는 별개의견이 이 사건 법률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다고 한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에게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의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을 주고 있는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그 재량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석할 수 없다. 헌법 제72조가 대통령에게 과도한 재량을 주고 있어 국민주권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효과적인 제도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현행 헌법상 위와 달리 해석할만한 근거가 없다. 또한 그러한 재량은 헌법이 직접 부여한 것이므로, 행정법상의 재량권의 일탈?남용 법리는 적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행정수도의 이전 정책에 대하여 대통령이 국민투표 부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민투표권이 행사되지 못했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침해 주장은, 권리의 침해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 청구인들이 주장한 다른 기본권 침해 주장 역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혹은 현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절차에서, 헌법재판소가 본안판단을 하기에 부적법한 것이다.
다른 법률적 이유라면 모르겠습니다만, ‘관습헌법’을 들고나온 건, 좀 심하잖습니까들, 이봐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천도는 하늘의 뜻을 어기는 것이다!!” 말고 더 됩니까. -_-;;;
여성 배우자를 ‘아내(‘안(內)+ㅎ+ㅇ(처격조사)’라는 조어구조에서 발달하여 근원적 뜻은 집안쪽이라는 표현)‘라고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 배우자는 집 안에서 내조를 하는 것이 대다수의 국민들이 관습적으로 법률이라 여기는 바 기혼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금한다
와 다를 바가 뭐가 있는데요? -_-;;;;
제발 부탁입니다만, 뭔가 설득력있는 이유를 대주세요….T.T 이런 황당할 데가 있나….
덧. 관습헌법 성문화 프로젝트
멋진 곳입니다. -_-b 4번, 10번에 올인입니다.’
덧2. 누군가의 지적이 있어 수정합니다. 그렇죠, ‘수도이전’이 아니라 ‘행정수도 이전’이 옳은 표현이긴 합니다.
정말 관습헌법은 좀 심했습니다-ㅁ-;; 헌법에 무슨 관습법입니까;; 무슨 민법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수도이전은 "그걸 꼭 이 어려울 때 해야 하느냐"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쪽이긴 한데 헌재 판결도 장난이 아니네요;;
핑백: 雜想, 雜像, 雜常.
개인적으로 수도이전에 대해서는 ‘하면 좋겠지’ 정도의 약간 껄적지근한 의견입니다만, 저 헌재판결은 참으로 용납하기 힘듭니다. -_-;;
정말 기가막혀서 말이 안나오더군요. 관습헌법이라니..
핑백: Elizabeth Si..
왜 제눈엔 이런것만 보이는지; 헹장->행정. 앗앗 링크걸어놓겠습니다 ^ㅡ^*
해색주 / 고마워, 고쳤다오 ^^*
딱 한 마디 뿐입니다요.
"샤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