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그랜드 펜윅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1권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를 낄낄거리며 읽고 난 뒤 한 동안 잊고 살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시리즈의 후속편들이 줄줄이 나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여 도서관에 갔더니만 4권인 “”석유시장 쟁탈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월스트리트 공략기”와 “달나라 정복기”가 있는 걸 보고 냉큼 빌려왔어요. [기다릴 수가 없었다네, t군. 그리고 출판사, 제발 선전 좀 해요! ㅠ.ㅠ]

2권인 “월스트리트 공략기”는 실제로 3편이며, 발표 시기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출간된 “달나라 정복기”가 먼저입니다. 제목 면에서나 출판사의 입장에서나 순서를 바꾼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는군요. “뉴욕”에서 “달나라”는 조금 비약이 심한 데다 이 두 작품은 너무 비슷하거든요. 일종의 강-약-중간-약의 효과를 노린 것 같습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두 권 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실 반영”의 면으로 본다면 속편이 더 뛰어나다는 생각도 들어요. 1편인 “뉴욕 침공기”는 전반적인 세계 정세와 파워 게임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판타지”의 느낌을 심하게 풍겼다면 “월스트리트 공략기”와 “달나라 정복기”는 좀 더 구체적인 소재와 설정을 가져옴으로써 현실성을 보다 높였거든요. 조금 더 과감해졌다고나 할까요. [숫자와 과학 어쩌구를 늘어놓은 덕택도 있었지요.] 물론 시리즈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히 1편을 꼽겠지만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특히 “월스트리트 공략기”는 “왜 없는 걸 가지고 있다고 그래!!!”라고 외치며 주식시장이라면 치를 떠는 저 같은 인간들에게 작은 학습서의 역할까지 해 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점에서는 4권, “석유시장 쟁탈기”도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한편 “달나라 정복기”는 1편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두 그랜드펜윅 주민들이 달나라에 도착해서 하는 짓을 보면 [전혀 접점은 없지만] “월레스와 그로밋”의 에피소드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어쨌든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이 녀석들이 쓰여진지 벌써…..40년이 넘었음에도 전혀 옛날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세상은 전혀, 아무것도, 하나도, 바뀌지 않았어요. 냉전이 사그러진 뒤에도 풍자는 유효하고 세계는 여전합니다. 거기에는 그랜드 펜윅의 국민들도 포함되지요. 소위 혁신파라는 “노동당”의 총수 주제에 “변화가 생기면 노동자들이 손해를 입을까봐” 모든 변화에 반대하는 극단적 보수주의자가 된 벤트너를 보라고요. 푸하하하핫!
전 이 시리즈을 국회와 중고등학교 도서실에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건 그렇고, 글로리아나 대공녀로 분한 피터 셀러즈 씨의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군요. -_-;;;;;; 심히 궁금합니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 이야기”에 대한 4개의 생각

  1. theadadv

    4권은 집에 가져다 두었으니 시간나면 가져가…
    석유시장 쟁탈기는 뭐랄까 좀 어이가 없더군… 그랜드펜윅 사람들외의 너무나 정상적인 사람이 등장하는 판에 이야기 구조가 좀 이상해졌달까.

    울나라 사회교과서를 이걸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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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Zannah

    전에 HAPPYSF 무크지에서 보고는 꼭 한번 봐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안 보고 있던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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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ukesky

    theadadv/ 헉, 결국 다 산 거야? 하지만 내가 그대 집에 가도 어디있는지 모른다면..-_-;;;
    참달아/ 표지가 참 유머러스 하죠. ^^
    Zannah/ 한번 손에 잡으면 몇 시간 안에 술술 읽힙니다. 도서관에 가 보셔도 괜찮을 듯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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