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야한 소설
초록불님 댁에 갔다가 생각나는 게 있어 엮어왔습니다.
오래비 미안, 좀 팔아먹을게요. ^^* 오래 전 이야기니까 용서해주겠지?
제 인생 최초의 야한 소설은, 어렸을 적 오래비의 방에서 발견한 “말코 시리즈”였습니다. 어, 정확하게 기억은 안납니다만 초등학교 중~고학년 무렵이었을 겁니다. [전 손위 형제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입니다] 누이의 할리퀸 로맨스 소설을 처음 접한 게 초등학교 5학년 때였는데, 그 때는 야하다는 생각을 안했거든요. 아, 어쩌면 표현과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자료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안 나오네요.
자세히는 기억 안나고 쥔공은 말코라는 SAS 출신 남정네….어, 금발 귀족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표지는 초록색이었고] 가 쥔공으로 활약하는 싸구려 첩보소설입니다. 첫 대목부터 호화로운 유람선을 타고 있는 그 인간 방에 어떤 여자가 들어오더니[몸매는 반드시 ‘풍만’ 해야 합니다.] 옷을 떠억, 하니 벗는 것입니다!!! 게다가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 배에 타고 있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다고요. ㅡ.ㅜ 당시 순진한 제게는 참으로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 수…쿨럭.
비리를 좀 밝히자면, 후에 제가 거기 손댄 걸 안 오라비는 그 책을 제가 찾지 못할 곳에 감춰버렸다지요. ㅠ.ㅠ [사실 처음에 찾아낸 곳도 책장 뒤라서..쿨럭] 그래서 끝까지 읽진 못했습니다만,
하지만 그 때부터 제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답니다. 으하하하.
……….그걸 끝까지 못 읽은 게 한이 맺혀 이후 중학교 때 도서관에 가면 그런 싸구려 첩보소설부터 뒤지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_-;;; 덕분에 말코 시리즈는 다시 찾지 못했지만 “디스트로이어” – 영화로는 “레모”였나요? – 는 거의 다 읽었더랬죠. 그건 좀 덜 야하더군요. ^^*
아차,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읽은 건 아마 “007 닥터 노” 였을 겁니다. 하니는 제임스가 처음 만날 때부터 알몸이었죠, 아마? [먼산] 게다가 나쁜 놈들에게 잡혀 바닷가에 밧줄로 꽁꽁 묶여 있는 하니의 알몸 위를[당시에도 “어차피 죽일 건데 왜 알몸이야?”하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자잘한 게들이 기어다니는 모습은 참으로 선정적이었죠. [몸에 상처가 하나라도 있으면 게가 피냄새에 이끌려 사람의 몸을 파먹는다는 설정] 눈 앞에 그림이 막 그려지더라니까요. [제길, 내가 부장님이라고 불리는 건 다 이런 어린시절 때문이야!!!]
솔직히 그 책에서 제일 인상적인 건 뜨거운 환풍구 속을 기어가는 제임스였지만요.
하지만 역시, 말코에 비하면 제임스는 순진한 편이었죠, 으음……걔는 뭐, 거의….-_-;;;
덧. 사족을 붙이자면 저희집 식구들은 제가 대학에 들어간지 한참 후까지도 텔레비전에서 조금 야한 장면이라도 나올라치면 딸랑딸랑 검열종을 울려댔습니다. -_-;;
어쩐지 제가 누님의 르네상스로 순정에 입문한 것과 비슷한 전개가..^^;
내용만 봤을 땐 S.A.S. à san salvador같네요.
거기선 말코가 오스트리아의 왕자인지 공작인지 prince라고 나옵니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로 알고 있는데…소설은 본 적이 없어서 확실치는 않네요;;;
전 초딩시절 아부지가 사다 놓으신 맹수와 사냥꾼이었어요;; 동물들과 인간들의 온갖 체위가;; 뭔지 몰라도 참 열심히 읽었더랬죠,,,하하,.,,
프린스 말코 링게, 아마 대공이라고 번역했던 듯 합니다. 나중엔 무려 KAL기 격추사건에도 관여했더랬지요.(그것도 ‘안기부’와 싸우는 내용인데 용케 출간되었더군요…)
마스터/ 으하하핫, 손위 형제들이란 늘 영향을 주는 존재니까요. 뭐, 강경옥 님과 김진 님의 경우에는 제가 오라비에게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만.
Ryuciele/ 윽, 어느나라 겁니까, 그거. 오스트리아쪽인가요? 독일어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사과쨈/ 앗, 그거 저희 집에도 있었어요! 꽤 좋아했었죠. 특히 피라냐 이야기랑 사람을 잡아먹는 동물들 쪽을 좋아했습니다. ^^ 재미있었어요, 으하하핫.
rumic71/ 오, 잘 알고 계시군요. 엑, 뭐랄까, 생각보다 동시대적이네요. 전 옛날 작품을 옮긴건줄 알았는데.
프랑스에서 만든 영화로 알고 있습니다-ㅅ-a
국내에서 출시되진 않은 것 같네요.
…..머리가 썩고 난시끼가 있는 전… ‘자잘한 게이들이 기어다닌..’다고 읽었어요..llllorz….아놔- 어쩌면 조아-요 부장님…
그건 비리가 아니야. 당연한 "보호조치"였을 뿐이란다…-_-;; 그 소설이 대략 19금 급이어서… 쿨럭;;; 끝까지 다 읽었으면 난감했을 걸. 그 책에선 CIA 아테네 지부장 살해 건으로 터키 정보부와 붙는 내용인데 양념(?)으로 SM에 야오이까지 나오는 놈이라 말이지. 나중에 이사하면서 어디로 분실했다는.
야한 책은 아니지만 가장 아까운 것 중 하나는 위에서 다른 분이 언급하신 사냥꾼 이야기 시리즈. 맹수와 사냥꾼보다 전에 전남일보사에서 나온 무려 20여권짜리 시리즈물인데 대학 때 친구한테 빌려줬더니 통째로 날려먹어버렸다는 슬픈 이야기가… 역시 "책은 빌려주는 게 아니"라는 속담을 뼈저리게 느낀 계기가 되었음. 헌책방에서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 그녀석은 안나오더구나.
그런데…내가 언제 검열 종을 울렸다고 그러냐? ( ‘ ^’)
우연이군요. 저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말코 시리즈가 ‘아테네 살인사건’ 입니다. ‘체크포인트 찰리’쪽이 더 재미는 있었던 것 같은데. (전술한 KAL기 사건은 따로 나왔음)
Ryuciele/ 영화도 있군요. -_-;; 순화…되었겠죠?
약토끼/ …그대는 나를 비난할 자격이 없어!!!
하늘이/ 아, 그 시리즈가 그거였군. 정말 재미있었는데 말이야, 사냥꾼 이야기. ㅠ.ㅠ 역시 책은 빌려주면 안되어. 그런데 동성애와 SM!!! 아이고 아쉬워라. 으하하핫.
난 언클 소설책을 잃어버린 게 진짜 아쉬워. ㅠ.ㅠ
rumic71/ ….갖고 계시군요. 으어, 진짜 대단하십니다.
우리 완소코윈왕자님이 하셨던 말씀.. ‘책도둑은 언제나 친구’
영화 리모도 디스트로이어에 비해 아주 많이 순화되었죠. 야한 장면은 아예 나오지도 않고 디즈니스런 액션에… (하긴 tv용으로 만들어진거니…)
약토끼/ ….난 아냐. 얼마나 미운데…ㅠ.ㅠ
잠본이/ 하핫, 전 순화된 토요명화로 봐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