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푸른곰 선장과 1/13의 모험”을 무척 재미있게 읽은 관계로, “꿈꾸는 책들”보다 평이 조금 더 좋은 루모를 먼저 택했습니다….만, 스타일이 많이 다르군요.
이 작가 참 특이한 인간이에요….으음. 내용은 크게 보면 전형적인 “무용담”입니다만, 그 배경과 소재와 분위기가 독특합니다. 게다가 겉가지로 죽죽 뻗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약간 어수선한데, 그건 루모가 이야기의 중심이면서도 그 세상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실질적으로 “쓸데없는 캐릭터나 사건이나 세부사항”도 없고 잘 짜여져 있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몇 마디가 많아서 어딘가 느슨하게 느껴져요.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부조화??
가장 살아있는 캐릭터는 역시 볼퍼팅어들이고, 그 중에서 가장 개성이 없는 놈을 고르라면 루모를 꼽겠습니다. -_-;; 개성하면 짹깍짹깍 장군이고, 개인적으로는 해골 예티들과 스마이크가 참 귀엽더군요. ^^* 위그라드는 수다에서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지난번 책도 그랬고,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에는 감탄사를 보냅니다. 책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2.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현재 중반을 넘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일본 소설 가운데 이렇게 일본 문장 특유의 분위기가 나지 않는 번역은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ㅠ.ㅠ 표지부터 독특하고 추리소설치고는 꽤 많은 삽화가 삽입되어 있는데 어렵고 복잡한 의학용어들을 조금이나마 무마해보려는 시도가 아닌가 합니다. 덕분에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훨씬 살아나긴 하네요. 쥔공의 성격과 말투 덕분에 키득거릴만한 부분이 꽤 됩니다.
지나치게 제 취향인 인물이 너무 많이 등장하여 당황스럽습니다. 그런 의미로 약간은 판타지적이라고 해야할까요. 이제 막 중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언제 인상이 바뀔지 모르지만 완전무결하거나 현실적이면서도 묘하게 도덕적이거나, 출세가도에서 밀려나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 등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들이 많습니다. 뒷표지를 읽고 중간에 등장하는 또 한명의 파트너가 “여성”일 거라고 생각했던 저 자신의 헐리우드적 사고방식에 철퇴를 내려주소서, 아멘.
여하튼 결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3. 9월은 아마 정신없이 지나갈 테고, 10월이 되면 또 일년이 거의 다 갔다고 징징댈 것 같습니다. 하릴없이 나이만 먹는 기분이군요. 심지어 외부 세계와는 거의 접촉이 없고 나름 순진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사회적 사고방식에 찌들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바라보았던 어른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던 거군요.
4. 이번 달은 결국 영화도 못 보고 “그래24″에서 준 할인권도 못 쓰고 그냥 썩혀야 할 모양입니다.
5. “태왕사신기” 쪽은 소문만 듣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드라마[특히 멜로]는 관심이 없는 분야인데다 내용상으로 걸릴만한 게 있으면 어찌되었건 귀에 들어오게 되겠지요. 서기하 부분이 그대로 걸렸으니 사신들이 중앙으로 떠오를 즈음에는 꽤 많은 부분이 시끄럽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만, 힘이 담긴 아이템 운운과 감정상 폭주하는 그런 “소환수” 개념은 이 쪽에서 오히려 사절하고 싶으니 다른 님 말씀대로 그런 데 “바람의 나라”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불쾌합니다. 아직도 “원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_-;;;
6. 사실 9월 10월은 1년 중 제가 제일 혈기왕성하고 컨디션도 좋고 여유롭고 감정적으로도 하늘을 날아다닐 듯한 기분이 되는 게 정상인데, 이 놈의 일과 빡빡한 스케줄 때문인지 모조리 다운 상태입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바쁜 세상에서 그 많은 일들을 다 하며 살아가는 겁니까? 전 집과 회사를 오고가며 며칠에 한 번씩 친구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플 정도로 충분히 복잡한데 말이죠. 전 틀림없이 전생에 한량이었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의 압박이 있으면 스트레스 수치가 우주 끝까지 솟아올라요. 게다가 멀티태스킹 능력도 최악이고 말이죠.
7. 요즘들어 골목길에서 자동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저를 향해 커브를 도는 자동차를 빤히 시야 바깥쪽으로 보고 느끼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거죠. 때로는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가 아니라, 저 자동차가요. 이제까지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차들이 알아서 피해가고 있는데 몇번 정말 아슬아슬한 상황에 처하고 나니 이거 진짜 조금 있으면 위험해지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빨리 현실로 돌아와야겠습니다. 목숨이 위험해요.
대체 드높은 푸른 가을 하늘은 언제쯤 볼 수 있는 겁니까? @.@
파이팅입니다 ^^
헛; 길 조심하세요!;ㅁ;/
이번 주말에 비 한번 쏟아지고 활짝 개면 잠시 동안 드높은 푸른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아 교외로 나가고 싶네요.
상관없는 얘기지만…태왕 몇 장면 캡쳐해서 올려놨사와용+_+
스카이/ 감사합니다.
yu_k/ 그게 진짜 마음대로 안 돼요. ㅠ.ㅠ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ㅠ.ㅠ
PPANG/ 아아, 저도 놀러가고 싶습니다아. ㅠ.ㅠ 빨리 가을다운 가을을 맛보고 싶어요.
휘레인/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토리도 알 수 있게 되었고요. 힘든 일 하시느라 정말 고생하고 계세요. ㅠ.ㅠ
언젠가는 볼 수 있을겁니다… T_T ("언젠가는"이 절대로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