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난 쇼핑 체질이 아닌가봐

언제나 신세만 지게 되는 우리 고마운 누이가
처량하고 단정치 못한 동생에게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옷을 사주며
“제발 그 촌스런 통굽 단화 좀 갖다 버려!”
라고 주장하여,

스스로 봐도 여름용 정장 바지에 그 신발은 좀 아니다 싶은데다
작년까지 신던 만원짜리 샌들이 일회용 본드의 애타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갈가리 분해되어 생을 마감하는 비극을 겪은 바,
장마가 오기 전 샌들을 장만해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라

어젯밤 눈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여타 할 일들을 외면하고
생전 처음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들어 자그마치 세시간 동안
버벅거리는 컴퓨터에게 미안토록
끊임없이 “다운로드” 중인 사진들을 이리 둘러 보고 저리 둘러보아
마침내 개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신발 두 개를 두고
과감히 결제 버튼을 눌렀건만,

오늘 오후 문자들이 무더기로 날아왔으니,
“저희쪽의 착오로 품절된 물품들이 주문 목록에 올라가
품절된 상품을 주문하셨으니
취소하겠습니다.”

……….취소하지마!!!
열흘 뒤에 물건 새로 들어온다며! 다시 뒤지기 귀찮으니 그냥 열흘 뒤에 새로 보내!

라고 매달리기 위해 문자가 날아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하염없이 통화중.

몇 분 뒤 “취소되었습니다” 문자를 받고 좌절.

내 시간을 돌려줘!!!!!! 보통 오프에서 물건을 살 때에도 세 가게 이상 안 간다고!!!!


이런 젠장, “비가 와도 신고 걸어다닐 수 있는 여성스런 신발”이 필요하단 말이다아. ㅠ.ㅠ

역시 난 쇼핑 체질이 아닌가봐”에 대한 19개의 생각

  1. 금숲

    ㅇ<-<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전 즐겨찾기하거나 이글루에 비공개글로 주문번호나 상품 페이지 저장해둬요..

    전 신발 인터넷 쇼핑 안되요 ㅠㅠ 발에 맞질 않아서.. 벌써 신발 사러 세번이나 나갔는데 모두모두 실패했어요 ㅠㅠ 동지//

    응답
  2. 에스j

    전자제품도 저런 경우를 당하게 되면 무척 황당해지지요;;
    아래에 연관지어 덧글을 하자면, "비가 와도 신고 걸어다닐 수 있는 여성스런 신발"을 같이 사러가줄 친구를 한 명 꼬시는 것이 좋습니다.(웃음) 제 동생의 케이스입니다. -_-;;

    응답
  3. 사과주스

    저는 부러 생각없을때 아무가게나 들어가 마음에 드는거 집어가지고 나옵니다. 오히려 뭔가 꼭 사야해! 하고 쇼핑을 하게 되면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괜히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기만 하고;;;

    응답
  4. 오우거

    전 그냥 식료품 사러갈 때에 싼걸로 골라옵니다. 친구녀석이 최저가쇼핑으로 사오는 물품도 노립니다;; 그나저나 루크님 과연 이 귀차니즘의 압박을 이겨내고 쇼핑을 성공하실 지…

    응답
  5. 에베드

    아니 이런 좌절스런 일이…..ㅠ_ㅠ
    그래도 신발은 직접 신어보고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저는 인터넷으로 신발 샀다가 성공한 예가 거의 없거든요.

    응답
  6. 약토끼

    언니..저랑 같이 언제 신촌에 있는 29000원 신발가게 가요….아트레온 가는 길에 있는.. 저의 뱀무늬(….)가방을 산 곳이어요.. 비가와도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사요….(라지만 사실 오늘 이미 친구 기다리다가 시간을 때울 수 없어 백화점 들어가버린 바람에 블라우스 한장 싸지른……………………………..)

    응답
  7. PPANG

    저도 옷 사고 신발 사는 거 너무 너무 싫어요…누가 맞는 거 사서 갖다 주면 좋겠어요

    응답
  8. lukesky

    하늘이/ 거기 전화도 안 받고 인터넷에 가보니 주문 기록도 안 남아서 심히 불안하다고. ㅠ.ㅠ
    금숲/ 전 이번에 처음 해 보는 거예요. 오프에도 한번 돌아다녀봤는데 아무래도 영 맘에 드는 게 없어서…으흙.
    스카이/ 그러게요. 게다가 두 개를 주문했는데 둘 다 그렇다는 건지 전혀 아무런 설명도 없습니다.
    에스j/ ……….이미 해 봤다오. 다들 내가 "신고 걸어다닐 수 없는 여성스러운 신발"을 권해주더군.
    stonevirus/ 나도 처음 알았어.
    사과주스/ 저도 이제껏 항상 그런 식이었는데….돈이 있으면 맘에 드는 게 없고, 맘에 드는 게 눈에 띄어 가서 보면 지갑에 돈이 없더라구요. ㅠ.ㅠ
    theadadv/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 -_-;;;;;;;
    잠본이/ 근데 어제 찬찬히 보니 약관에 그렇게 쓰여 있더라구요. 쳇.
    형광등/ 얼마다 더 험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나요…ㅠ.ㅠ 으흑
    오우거/ 저 역시 최저가를 이용합니다만….워낙 간이 콩알만해서요.
    에베드/ 그럴려고 했는데, 저랑 같이 사러 나간 친구들이 차라리 인터넷에서 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시도해 본건데 처음부터 이러니, 으으.
    비밀글/ 음, 조만간 보내지. 기둘려.
    약토끼/ 2만 9천원도 비싸!!!!! ㅠ.ㅠ 으으으으으 신발을 3만원씩이나 주고 사야하다니…ㅠ.ㅠ 그래도 언제 구경이라도 가 볼까나?
    PPANG/ 저두요. -_-;;;;; 누군가 제 취향을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알아서 척척 사다주면 좋겠어요. 저희, 너무 게으른 걸까요? ㅡ.ㅜ
    jini/ 게다가 정신노동 겸 육체노동……

    응답
  9. theadadv

    본드중에 재활용해서 쓰는 본드를 내가 잘 몰라서. 일회용 본드라는 것이 뭔지 짐작이 안가더라구.

    응답
  10. lukesky

    theadad/ 저기, 지금 진담으로 그러는 거야, 아니면 농담이라고 하는 거야? 옛날에 500원하던 순간 접착제를 말하는 거야, 난 -_-;;; 그거 서울에선 일회용본드라고 안 부르나?

    응답
  11. 잠본이

    그 옛날 스냅피트 방식 이전에 나오던 프라모델에도 항상 1회용 본드가 딸려있었죠. (…거의 병아리 눈물만한 양의…)

    응답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