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태어난 나는, 어찌보면 다행스럽게도 소위 “몸으로 부딪쳐오는 변태” 종을 만난 적이 없다. 초등학교 시절 조금 위험한 순간에 처해 본 적은 있지만 그 때조차도 “접촉”은 없었다. 비좁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들이대는 인간은 없었다.
기묘하게도, 내가 주로 접하는 변태들은 겁쟁이다.
오늘 약속 장소로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도중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책을 읽고 있었다. 내려야 할 정거장이 가까워져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한 중년 남자가 내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았다. 신문을 펼쳐들며 손으로 내 코트를 가리키길래, 나는 무언가를 흘렸거나 혹은 코트자락에 무언가가 묻어 있는지 고개를 돌려 살펴보았다. 아무 것도 없었다. 슬쩍 그 사람의 얼굴을 보니 신문을 응시하며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가 뭐라고 하는지 듣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음악을 껐다.
아아…….불행히도 이 불쌍한 인간은 온갖 쌍시옷을 섞어가며 내게 욕설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 귀에는 여전히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내 자리가 문 바로 옆자리였기에 나는 잠시동안 그의 옆에 기둥을 잡고 서 있었고, 어느 순간 참지 못하고 반쯤은 의도적으로 소리내어 피식 비웃었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그는 “내 말이 웃기냐 이 년아?” 로 시작하여 계속해서 “씨부렁거렸다”. 그는 신문에서 한치도 눈을 떼지 않았다. 내 귀에는 여전히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려 나는 지하철에서 내렸다.
예전에 새벽 두 시에 집에 들어가다 만난…아니 내 뒤를 쫓아온 변태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앞 상가는 조그맣지만 항상 활기가 넘쳤고 골목 구석에는 그 시간까지도 언제나 몇 명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노래방에 가거나 술을 마시곤 하기 때문에 전혀 무섭지 않았다. 나는 그날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내 걸음은 빠른 편이고 – 밤중에는 더더욱 – 그는 기묘하게 내 뒤에 바싹 붙어 따라오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붙어서 일정한 걸음걸이로 걷지 않는다.[대부분은 남녀를 불문하고 다른 이들과 그 정도로 밀접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 이어폰을 내버려 둔 채 음악을 껐다.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는 내 뒤에 붙어 너무나도 편안하게 성적인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목소리와 걸음걸이, 체격으로 짐작해보건대 젊은 놈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상황에서는 겁이 나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놈은 5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입담으로만 나와 몇 번을 붙어 먹더니 내가 아파트 단지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다른 길로 사라졌다.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 사람이 듣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할 때에만 –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 그것도 작고 젊어보이는 처자에게 그런 짓을 하면, 자신이 우월하다고 느껴지나? 스트레스가 해소되나?
그 불쌍하고 한심한 인간들은, 그러지 않고서는 존재감과 자신감을, 소위 남성의 자존심을 곧추 세울 수 없는 건가?
……………..재밌더냐??????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겁쟁이들 같으니.
M모 작가식으로 표현한다면, ‘물질’ 입니다. 생물도 아닌…
전에 지하철 시청역에서 여자분 뒤 2미터쯤 뒤에서 ㅂㅂㅈ, ㄱㅆㄴ 등등을 지껄이던 변태가 있더군요.
‘나이는 똥구멍으로 처먹었냐!’ 라고 빽 소리지르니 도망가더군요 -_-;
정말로 큰일은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조심하고 다니시구요, 인적없는 길이나 골목에선 이어폰은 절대로 듣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전 예전에 10분거리에 사는 친구집에서 놀다가 12시 쪼금 넘어 집에 가려고 나왔다가 그 친구집에서 20미터도 채 안되는 곳에서 습격을 당했던 적이 있걸랑요. 뒤에서 소리 못지르게 제 입을 틀어막고 붙잡은채 끌고가려고 해서 죽을 힘을 다해 뿌리치고 소리지르니까 결국은 도망가더군요. 나중에 보니 붙잡혔던 팔엔 멍이 잔뜩.ㅠㅜ
강도인지 추행범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로 아찔했었어요.;ㅁ:
(그런 후엔 집까지 혼자 잘 돌아갔죠;;;)
그런 개쉑들이 있나… -ㅅ-+
저런 어이없는 놈들이 존재하긴 했군요.,.ㅡㅅㅡ+
테이저 하나 선물해 드릴까요?
그런 것들은 불리수거/폐기 안하나 모르겠습니다 -ㅅ-+++
저는 변태를 다시 만나면 문답무용으로 그냥 확 뿌려버려야지 하고 스프레이를 구입한 이후론 한번도 변태가 안꼬이더라구요. 공격적인 마음가짐이 변태들 눈에도 보이는건지….
다들 수리용이라고 생각하는 드라이버 한 세트.
제가 왜 들고 다니겠습니까.
(수리하는 데는 손바닥만한 귀여운 세트로 충분해요. 날 길이 30센티에 직경 7밀리 짜리는 필요없지요. 다른 학교 공대 다니는 친구놈은 이왕 갖고다닐 것 숫돌에 갈아주겠다는 소리도 했지만 그러면 가방이 찢어질 것 같기도 하고)
아, 그 드라이버는 정말로 두번정도 쓸모가 있었습니다. 훗.
오밤중에 뒤따라 오던 변태는 정말 큰일날뻔한 상황이 아니어서 다행이군요…
대부분 변태들이 소심한 인간들이 많지만, 밤중에 그렇게 바짝 쫓아온다면 그건 정말 오싹해요… 밤에는 절대 이어폰 꽂지 마세요..
저도 변태가 자주 꼬이는 편이긴 한데, 어릴적에는 겁을 먹어 순간 굳어져 아무 반응도 못하다가, 이제 슬슬 적응(?)이 되어 꼬이면 사람들 앞에 대놓고 ‘이놈 변태다!!’ 라고 무안줍니다. 욕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에요.. 그놈이 하는 쌍욕을 고대로 돌려줄 뿐…
이놈들에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작전이 가장 잘 먹혀요.. 그래도 혹시 모를 위험이 있으니 쫓아오는 놈이라면 꼭 파출소 앞에서 면박줍니다…;;;;
가장 최악이었던 변태는 고교시절 저녁시간에 서점다녀오다 만난 40대 남성이에요… 학교로 들어가는데 다짜고짜 뺨을 때리고 욕을 한바가지 퍼붓더니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길을 가더라구요.. 처음엔 멍했다가 너무 열받아 죽어라 달려가 앞을 가로막고 중요한 부위를 구두발로 힘껏 차주고는 같은 욕을 내뱉고 돌아섰습니다. ( ”)
남에게 화풀이 하는 그런놈들 잡아다 죽여야 된다니깐요…
이해할 수 없는 뇌의 소유자..랄까 소유물질들이랄까 그렇네요ㅠ~ㅠ
그래도 오밤중에 따라오는 놈들은 조심하세요~! 별일 없으셔서 다행이예요>.<
rumic71/ M모 작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물건이면 차라리 낫죠. 제 맘대로 두들겨 팰 수도 있고.
알바트로스K/ 알바트로스님이 소리치셨겠죠? 결국 여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말이죠. 아악, 생각할수록 짜증나는군요.
루드라/ 이어폰을 끼면 위험한 걸까요. 사실 저는 저런 인간들이 잘 걸리는 체질은 아니라. -_-;; 원체 주위에 신경을 안 쓰는데다 대개는 어디서 개가 짖나 무시해 버리거든요.
그런데 정말 위험한 일 겪으셨습니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네요.
하늘이/ 어, 그러면서 사회생활은 잘 하고 있을지도. 0_0;;
Zannah/ ….잰나님, 남자분이시죠? 저게 보통 여자들의 일상입니다. 세상에는 저런 놈들이 사방에 흐르고 넘친답니다. ^^ 저는 그나마 강도가 낮거나 저런 인간들을 잘 안 만나는 축에 들어요.
stonevirus/ 오, 테이저는 한번쯤 가져보고 싶었어! -_-++++
teajelly/ 역시 무심한 태도 가지고는 충분하지 못했던 걸까요.
해명태자/ 헤에, 그런 거였나? 나는 아직 왜 “내가” 굳이 그래야 하는 거지? 나쁜 놈은 먼저 시작한 놈인데…라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 있어서 말이야. 게다가 그만한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거든. 아까도 말했듯 몇 년에 한 번인데다 비웃어주면 그만일 것 같아서.
해오녀/ -_-;;;;; 잘하셨습니다. 그런 @Q#$#$%^#$&같은!!!! 아, 정말 욕하는 법이라도 배워둬야 하는 걸까요. 이러고도 잘 살고 있는 여자들에게 상이라도 줘야 해요, 진짜.
몬드/ 그렇게 늦은 밤이 아니었더라면 발을 멈추고 얼굴이라도 빤히 바라봐 주었을 텐데 확실히 그게 안 되더군요. ㅜ.ㅜ
고등학교 때 이어폰 꽂고 집에 돌아오다가 그런 일이 있었지요. 마침 그 때 테이프 뒤집느라 / 아니면 페이드 아웃이라 볼륨이 줄어들어 노래 사이의 간격이 떴는데, 그때 얼핏 들려온 소리란…=_=; 망할. 그 놈은 심지어 교복입은 남자고등학생이었습니다. 싹수가 노랗다고밖에요. ‘어려서 뭘 모른다’ 는 이럴 때 변명해줄 수 있는 말이 아니지요.
지뢰는 여기 저기 널려있고, 늘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유 저런 병자들, 집에서 운동이나 하지…
정말이지 "언제까지 그따위로 살텐가" 하는 그 오래된 신돈짤방이 딱 어울리는 종족들이네요.
으으… 위의 상황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왜 ‘생물’이라는 표현을 쓰셨는지 알겠습니다.
아니 뭐 하는 짓이랍니까? 그런 사람들….
euphemia/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들을 노리는 저 작태 자체가 한심해요. -_-;;; 게다가 교보오오옥??? 젊은 놈이 정말 갈 때까지 갔군요.
오우거/ 빌어먹을 지뢰들.
아셀/ 생글거리면서 아작을 내줬어야 하는 건데…ㅠ.ㅠ
eponine77/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더라고요./
블랙/ 후우…저런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