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를 입은 악마의 위시아이템 – yu_k 님
심장에 세녹스를 붓고 – 해명태자 님
나의 상승욕구는 조금 다른 곳에서 비롯된다.
만일 내가 권력에 관심이 있다면, 그것은 권력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쥐고 있는 인간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결과를 관찰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권력을 쥐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권력과 관계된 다른 것들을 더욱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기에 그 세계에 접근하기를 원한다. 그러한 세상이 마치 내 것인양 뽐내거나 이용해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그곳에 속한 이들에게 속하지 않은 자들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나는 중심에 서 있느니 차라리 한발짝 비켜 서 있는 편을 선호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느끼고 생각하지만 그들과 같은 곳에 존재하지도 않고 그들을 따라가지도 않을 것이다.
나의 꿈은 이냥저냥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딱 그정도만 사는 것이고[유크 님의 말씀을 빌자면 가장 이루기 힘든 꿈] 골치아프게 아둥바둥 사느니 편하게 숨을 한번 돌릴 수 있는 곳에 멈춰 주위를 둘러보길 원한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나의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면, 나는 최대한 그것을 지키고 앉아 아깝다는 듯 아주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생색내며 퍼 줄 것이다. 어쩌면 적어도 현재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여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름을 날릴 생각은 없지만 부끄럽지 않을 자신은 있다. 실수를 저지를지는 몰라도 어차피 완벽은 불가능하다. 1등을 꿈꾸지는 않는다. 나는 3등 정도면 족하고 거기에 만족한다. 왜냐하면 1등과 2등과 나는 어차피 완전히 다른 인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아래 영화의 결말에 그리 실망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미란다 프레슬리의 밑에서 일할 수 있는 인간과 일할 수 없는 인간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앤디는 전자에 속한다. 그러나 앤디가 그 세계에 완벽하게 동화되었다고 해도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다른 것일 수 있다. 비슷한 종류의 인간들이 같은 세계에만 존재하리라는 법은 없다.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나는 모든 명품들을 정리하고 예전의 복장으로 신문사 면접을 보러 간 그녀가 속옷만은 여전히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명품으로 차려 입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제목만 보고 ‘이건 왠지 취향이 아닌데’ 싶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주변 평들이 굉장히 좋네요:) 주말에 보러가야지….라지만 7기 극장판도 가야 크헉헉. 11일 토요일에 시간 되시나요?! [< 이러면서 은근슬쩍 데이트 신청?!!]
참다랑/ 시간 비워놨습니다. 으하하하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