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문답, 스타워즈

지정 문답, 오비완.

리린님께 받아들었습니다. ‘지정문답’이라는군요.
끄응, 사실 요즘 스타워즈 파워가 부족해서 생각 자체를 잘 안하고 있는 관계로, 조금 헛소리가 나와도 용서해주세요…ㅠ.ㅠ

■ 최근 생각하는『스타워즈』
– 어린시절 우연한 기회로 만나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며 뗄레야 뗄 수 없는 우정을 맺은 친우, 때로는 눈물을 흘리도록 감동을 안겨주고 또 때로는 그리움에 사무쳐 어느날 갑자기 헐레벌떡 달려가 아무말 없이 포옹해주고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 가슴이 따스해지던 상대였던 녀석이 머리가 굵어져 한동안 떨어져 지냈더니 그동안 이상한 노친네의 꾐에 빠져 생각지도 못한 말썽을 피우기 시작, 급기야는 “날 사랑하지?” 반짝반짝 눈빛을 내뿜으며 “그럼 이거 사줘, 저거 사줘, 이것도 해줘” 등등의 어리광을 부리며 달라붙던 중 마침내 “지금의 나는 싫어? 어린 시절의 내가 좋았던 거야? 그런 거야? 날 아직 사랑해? 그럼 증거를 보여줘!”라고 자기가 수취인으로 되어 있는 종신보험증서를 내미는 것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임.
그리고 불행히도, 본인은 그 보험문서에 서명을 하고 말았다. -_-;;;;

■ 이 『스타워즈』에는 감동
–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 순수함.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데, 정말로 무방비한 상태에서 간혹 찌르고 들어오는 감수성의 자극이 녀석을 도저히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넘어지고 서두르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한심하면서도 한순간, “아, 그래, 이런 녀석이었지”하고 눈물을 쏟게 만드는 거다.

■ 직감적『스타워즈』
– 소년에서 어른으로.

■ 좋아하는『스타워즈』
– 꾀죄죄한 몰골, 70년대 풍의 아저씨틱하지만 진솔한 유머감각, 아무 것도 숨김없는 단순하고 진지한 얼굴.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모습을 더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또 나름대로의 멋이 있어서 마치 두 사람인 듯한 괴리감을 즐기고 있다. 이제 또 몇 번의 변신을 더 거치겠지.

■ 이런『스타워즈』는 싫다
– 겉만 반지르르르르르르르 화려하게 차려입었을 때. 머리를 한대 콱 쥐어박아주고 싶다. 그리고 실실거리면서 등 뒤에 거대한 지름신을 몰고 왔을 때는 문도 안 열어주고 벽장으로 달려가 쳐박히고 싶다는 생각도 해 봤다. 이 놈의 자식이 나이가 들더니 점점 더 염치라는 걸 잃어버리더라.

■ 세계에『스타워즈』가 없었다면…
– 미국은 지금의 미국이 아니었을 테고, 헐리우드는 지금의 헐리우드가 아니었을 테고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겠지.

■ 바톤을 받는 5명 (지정과 함께)
– 음, 5명은 너무 과해서…^^
참다랑님께 산지를, 세류 누이에게 올리를 찍어드리겠습니다. ^^*

지정 문답, 스타워즈”에 대한 13개의 생각

  1. 핑백: 세류의 겨울 산장

  2. 세이트

    ‘최근 생각하는 스타워즈’에 공감합니다만, 전 다행스럽게도 지름신의 신탁과 거리가 멀어 안심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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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셀

    스타워즈 프리퀄은 어딘지 모르게 "광빨잡은 얘기 하는 예비군 병장"의 느낌이 있어요. 옛날에 내가 이랬는데 말야~ 하는 그런 분위기 있잖아요. 사실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물으면 실제로는 꼭 그렇지도 않았을 것만 같은. 그치만 듣고 있으면 참 재미는 있는.

    루카스가 나이들어서 하는 이야기라서 더 그럴까요 ^^; 클래식은 어딘지 모르게 회상에 잠겨 마구 들떠있는 프리퀄보다는 훨씬 안정적으로 보여요. 아무리 프리퀄이 나와버려 I’m your father!의 힘이 약해졌다고는 해도 6편중 최고의 에피소드는 쓸쓸하게 돌아서는 아버님의 모습이 담긴 <제국의 역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건 그런 이유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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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ini

    그 단순한 70년 풍의 힘 뿐만이 아니라 카리스마는 클래식이 훨씬 낫다니까요!!!
    우리 아버님이 등장하시는 그 씬은 절대루 잊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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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lukesky

    세류/ 으핫 ^^*
    세이트/ 부럽습니다아! 으흑, 저는 지름신을 피해갈 길이 없어요..ㅠ.ㅠ
    아셀/ 그것도 딱 들어맞는 비유네요. 뭐랄까, 클래식은 열정이 있죠. 프리퀄은 확실히 폼을 잡는 구석이 보이고. "제국의 역습"은 정말 최고예요, 엉엉엉.
    jini/ 클래식이 화면부터 내용까지 전체적으로 무게를 더 지니고 있음은 반박할 수 없습니다. 프리퀄은 ‘팬필름’이라니까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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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베렌

    와하하하하하하하핫~(데굴데굴) 미치겠다, 증말ㅠㅁㅜ 종신보험서명얘기는 너무 실감나잖아!!!!!!!!!! (재밌지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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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리린

    알면 알수록 예상치 못한데서 짐작도 안했던 감칠맛이 나죠. 좋아하는 스타워즈에 특히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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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lukesky

    베렌/ 진짜 친해서 거절할 수 없는 녀석한테 보험증서 받은 느낌이라니까, 끄윽. 거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 받아들이기도 애매하고. ㅠ.ㅠ
    사과주스/ 맞아요, 맞아. 게다가 멍하니 정신 놓고 있다가 당하면 더 끝장이에요.
    리린/ >.< 딱 적당히 촌스럽고 친근한 그 정도가 좋죠.
    금숲/ 으하하하핫, 맞아요. 나의 스타워즈는…저런 녀석이 아니었는데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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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참다랑

    어이쿠 찍혔다; …실은 지정문답 받은게 꽤 되는데 그중 산지와 조로산만으로 네개를 받았더랬습니다-_-;; 음, 전 그런 이미지였나요orz 저녁때 즈음 챙겨가겠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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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핑백: El gran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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