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마이너 영화 쿼터 필요성 제기
언제나 그렇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라도 멀티블랙스 15개 관에서 6~7개를 차지하고 있는 꼴은 못 봐주겠다.
비록 괴물이 좋아하는 영화이고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많은 돈을 벌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지만 지금 상황은 상당히 무섭기도 하다.
이전부터 아무리 떠들었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던 이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저런 쿼터제의 실행을 심각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언제 내려갈지 몰라서 일주일 내에 보려고 발 구르다가 5일만에 내려가는 건 정말 끔찍하단 말이다. ㅠ.ㅠ
덧. 원래 이런 이야기는 잘 나가는 감독의 입에서 나와줘야 하는 법이다. 가진 자들이 먼저 포기해줘야 당위성이 사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봉감독, 정말 마음에 든다, 젠장 ㅠ.ㅠ 다른 감독들은 ‘자랑스레’여기기만 하던데.]
덧2. 인터넷을 문제 삼아 한국에서는 가늘고 긴 영화 상영이 불가능하다고 영원히 주장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위와 같은 사람들이 필요한 거다. 최소한의 제도를 만들어 두면 ‘의식’은 자라게 되어 있다고 믿을 순 없단 말인가.
[2년 만에 지하철 노약자 석이 거의 완전히 의식 속에 자리잡은 걸 보고 감탄한 적이 있어서. -_-;;]
노약자석이야 원래 제도에 앞서서 개념 자체가 있었던 거니까요… 지금 모든 문제를 그래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한국 영화 전용관의 설립입니다.
rumic71/ 그 개념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전 한국영화 전용관은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런식으로 ‘완전한 분리’는 원치 않아요. 게다가 마이너 외국영화도 있으니까요.
저는 붐비는 엘리베이터의 왼쪽은 비워놓는 것을 보고 감동 받았죠. 바뀔 수 없는 건 없어요. 반지 이후로 저는 한 영화를 극장에서 여러 번 볼 수 있다는 걸 완전히 이해했고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 전에도 딱 한 번, 같은 영화를 세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전 그게 굉장히 부끄러웠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그 사실을 점점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는 걸 보면서 감동받고 있어요. ^^
흠… 저는 카를 한번 더 보고 싶었는데 디지털은 이미 사라졌더군요.
이제는 상영도 안 할지도 ㅠ.ㅠ 외국영화도 뭐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님 덧글에 함께 덧붙여서, 확실히, 저번에 한국 갔을 때 백화점이나 지하철 등등등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많은 사람들이 왼쪽줄 비워놓은 것 보고 놀랐습니다. 5-6년 전만 해도 양쪽에 다 서서 올라갔는데 말이죠.
Mushroomy님 말씀에 덧붙이자면, 사실 그건 사람들이 해보니까 더 편하다는걸 경험으로 알게되면서 차츰차츰 퍼진 결과랍니다. 그 증거로 도시 지역이 아닌 곳에서 도시 안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터미널이나 기차역 부근의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여전히 예전처럼 양쪽에 다 서서 길을 막는 바람에 사람들이 못가곤 하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에스컬레이터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분들은 한줄로 서서 올라가는게 모두에게 더 편하다는 생각을 못하게 마련이거든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마이너 영화 쿼터제도 비슷해요. 제도의 홍보도 중요하지만, 그 제도가 당장 효과가 없어보이더라도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왼쪽이 비워지기 까지는 2년이 걸렸지만, 마이너 쿼터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몇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는 거죠. 설혹 20년이 걸리더라도, 일관된 정책이 꾸준히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꼬옥.
크리스/ 전 어렸을 때부터 그게 익숙해져 있어서 ‘흔치 않은 일’이라고는 알았지만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댄싱히어로만 해도 이틀동안 다섯번을 봤는걸요. ㅠ,ㅠ
Nariel/ 카는 보고 싶은데 오전상영밖에 안하더군요!!!!! 크흑.
Mushroomy/ 그런 식으로 보자면 화장실 한줄서기도 비슷하죠.
아셀/ 음, 맞아요. 이런 류는 ‘천천히’ 이루어지는 변화지요. 그러니까 정책도 ‘천천히’ 기다려주는 법을 알아야할텐데 말입니다.
푸르팅팅/ 발전도 발전이지만, 난 사람들 의식쪽을 더 중시하는지라.
근데 아무리 마이너 영화 퀘터제를 하더라도 그런 영화들은 결국 소수의 볼사람들만 보기때문에 그래봤자 관객수는 ‘조금더’ 늘어나는것 뿐인거 아닙니까?
블랙/ ‘관객 수’의 문제라기보다는 ‘접근’이 용이해지고 생활속에 파고들 수 있게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독과점의 방지라던가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마이너 쿼터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일년 삼백육십오일을 헐리웃 블록 버스터만 보고 지낼 순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