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라면 조리법

미국인의 라면 요리법

이오공감에서 보고 SoGuilty님 블로그에서 엮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몇년 전[이 아니라 벌써 머나먼 옛날] 외국에 어학연수를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식사를 제공해주는 홈스테이를 하고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 아줌마가 무척 좋으신 분이었지요. 제가 한국인이라서 일부러 마트에서 한국라면을 사다가 찬장에 넣어두고는 언제든지 요리해서 먹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아시다시피 외국에 나가면 제일 그리운 게 김치와 라면과 고추장이잖습니까. [저만 그런가요?]

그리하여 어느날, 한국식 매운 맛이 절실하여 부엌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그러나 외국에서 파는 신라면은 맛이 닝닝합니다…ㅠ.ㅠ], 그 집의 막내아들[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요리사로 일하고 있던]이 들어오더니 식탁에 턱 하니 앉아서 구경하다가 왜 국물이 빨갛냐고 묻더군요.

“스프를 넣었으니 당연히 빨갛지.”
“엉? 왜 스프를 먼저 넣어?”
“한국에서는 원래 스프를 먼저 넣거들랑.”
“왜?”
“………오래 끓어야 국물에 진한 맛이 우러나오거든. -_-;;;;;”


왠지 그럴 것 같지 않습니까??? 아무리 인스턴트 스프라도 펄펄 끓이면 더 맛난 국물이 나올 것 같다는 느낌. [기분 탓인지 진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사실은 왠지 다 끓인 뒤에 스프를 풀면 “소독이 덜 된 것” 같아서 그런 지도 모릅니다. 뭐랄까, 물에 스프를 녹이고 끓이면 펄펄 끓으면서 유해물질이 다 날아간다거나 고온으로 살균이 된다든가 하는…..-_-;;; 반면 다 끓인 뒤에 스프를 넣으면 뭔가 안심이 되질 않아요. 마치 인스턴트 커피를 탈 때에도 커피와 설탕을 먼저 컵에 넣은 다음 물을 붓는 것이 편하고 일반적인 것처럼 말이죠.

사실 그 전에 사포로 라면을 끓여먹다가 애들한테 이상한 인간 취급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파는 사포로 라면은 조리법에 “면을 다 끓인 다음 스프를 넣고 잘 풀어 먹는다”고 되어 있더군요. [일본에서 파는 녀석도 그렇다고 들었는데요] 설명서는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평소처럼 끓였다가 구박받았더랬지요. 한국에서는 안 그런다고 했더니 갸우뚱거리더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국물이 맵지 않은 사포로 라면도 면만 먹고 국물은 거의 버리던데요. 뭐랄까, 아깝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나중에 스프를 푼 국물”은 별로 맛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든, 그러고보니 외국에서 판매하는 한국 라면 봉지에 한국식으로 “스프를 먼저 넣어라”고 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지역화하느라 “나중에 넣으시오”라고 적혀 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그보다는…..들여다 본 적이 있어야지. -_-;;;


………………젠장, 사과로 저녁을 때웠더니 배고파. ㅠ.ㅠ

한국인의 라면 조리법”에 대한 15개의 생각

  1. 이프

    저는 좀 단순해요. 물의 끓는 점은 불순물이 들어가면 높아지므로, 면발을 좀더 고온에서 익힐 수 있다는 생각하에 처음부터 스프를 넣고 물을 끓이다가 라면을 투척합니다. 맛의 비결…과는 무관하지만 기분상. ^^ 단점은, 라면물을 끓이다가 딴짓-책을 읽는다거나 신문을 읽는다거나-에 빠져, 라면을 먹어야한다는 사실 자체를 깜빡했을 때, 너무 쫄아버린 탓에 차마 라면 투척을 못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점이지요. 탄내 나잖아요;; (웃음)
    +) 어쩌다가 사과로 저녁을…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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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은울림

    서양 사람들은 라면도 파스타처럼 먹는가 보군요. ^^
    국물있는 국수 음식을 먹는게 동아시아 사람들 뿐 인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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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로君

    미국에서 신라면.. 우리가 먹는 그 신라면은 기준이 2인분입니다! (펑)
    이상하다 싶어 보니 그렇게 되어있더군요. -_);
    그래도 우리 입맛에는 밍밍하지만요.
    한국인 식당에가서 미국 여자친구랑 같이 제육볶음을 주문했을때.
    저는 "아 뭐 이리 달어…" 하고 궁시렁 댄대 비해.. 그녀는 "Crazy!"
    리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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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umic71

    스프는 기준보다 일찍 넣고,면은 기준보다 늦게 넣는 것이 맛있게 끓이는 비결이라고 하는데, 저는 냄비에 몽땅 쏟아 넣은 뒤 물을 붓고 센불에 잠깐 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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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참다랑

    어라, 저도 스프 먼저 넣고 끓이는걸요. 면은, 너무 풀어진 건 안 좋아해서 오히려 살짝 덜 익히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넣고요 :D;; 그리고 확실히 북미의 라면은 맛이 없어요. 캐나다도 대체로 밍밍하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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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파벨

    취향의 차이가 크겠지만 아무래도 끓는 물에 순간적으로 끓이는게 맛있다고 생각.
    그러므로 스프 먼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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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돌.균.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은 면을 먹을때 스파게티나 파스타처럼 면만먹고 국물은 버리는듯 하더군요. 우리나라처럼 국물이 음식의 주가 되는 경우가 드문듯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면을 끓는물에 불려서는 물은 버리고 그 위에 케챱을 살짝 뿌려서 먹는 사람도 있더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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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lukesky

    이프/ 아니, 울 나라에선 스프를 먼저넣는게 아무래도 정상이니까…..ㅠ.ㅠ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어. 끄응.
    작은울림/ 국물이 아니라 ‘면’만이 목적이랄까요. 다른 누들수프는 국물을 먹으면서 말이죠.
    하로君 / 에엣, 그랬던 겁니까아! 어쩐지, 너무 싱거워서 툴툴거렸더니만 2인분이라니 당연하네요. 그래서 색깔은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았는데….
    rumic71/ 전 면보다 먼저 스프를 넣었다가 하도 넘친 일이 많아서…ㅠ.ㅠ
    참다랑/ 정말이지 사람마다 조리법이 다들 다르군요. ^^* 울나라의 라면이 절실했어요, 그 때는.
    파벨/ 으흐, 역시 다들 "센불에 빨리!!!!"가 모토로구만.
    돌균/ 음, 인스턴트의 경우에는 일본 친구들도 마찬가지 같았는데…
    케첩!!!!!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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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해오녀

    어라? 스프를 먼저 넣나요?
    어릴적에 라면 설명에는 그렇게 적혀 있지 않은 것 같던데요…;;;
    면을 넣고 끓이다가 스프 넣는게 봉지에 적힌 방법 아니었나요…;;;;
    옛날에는 그렇게 끓이다가 요즘엔 그도 귀찮아서, 물이 팔팔 끓으면 면과 스프를 동시에 집어넣고 적당히 면이 꼬들꼬들 해 질때까지 기다리지요….
    전 어릴적부터 늘 어머니께서 그렇게 끓여주셨기에, 저희집 식구들은 면이 조금 익기 시작할적에 스프 넣고 함께 끓입니다…
    그래서 이오공감에 오른 포스트를 보고서도, ‘면 다 익히고 물 내리면서 가루 스프를 넣었던 말인가…’ 라는 생각을 했을뿐… 그 외국인이 어떤 방법으로 끓였는지는 몰라도, 저희집과 같은 방법을 끓였어도 뭐 맛이 이상하거나 하는건 없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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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핑백: 다락방 속 다락방

  11. lukesky

    하늘이/ 내가 그럴 인간이오? 그리고 제발 사람 답글좀 읽어 ㅠ.ㅠ
    해오녀/ 아니, 원래 물을 끓인다음 면과 스프를 함께 넣고 3분 더 끓이는 게 정석이고[봉지에는 대부분 그렇게 쓰여있죠] 가끔씩 시간이 없으면 저같은 경우 찬물에다가 면과 스프를 넣고 물이 끓게 되면 불을 끄고 먹기도 하지만….[이거 생각보다 시간 절약 많이 돼요. 맛도 괜찮고] 면을 다 끓인 다음에 스프를 넣고 녹여 먹어본 적은 없어서요. –;; 아, 물론 맛이 이상하다는 건 아닙니다. 그건 기분 문제죠. 저도 스프만 찬물에 먼저 넣는 경우는 얼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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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안드로이드

    스프를 먼저 넣어 끓이는 쪽이 맛있어요. 단지 실수로 물이 너무 많다거나 하면 조절이 불가능해져서 그냥 쫄여버리는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지요.
    그리고 건데기 스프는 푹~~ 우려내는 쪽이 더 잘 우러나구요. 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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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하늘이

    농담을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다니 대략 난감…-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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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lukesky

    안드로이드/ 저는 일부러 물을 적게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고 스프를 넣고 거품이 끓어오르면 찬물을 넣어 간을 다시 맞추는 스타일이지요.
    하늘이/ 어디가 농담이고 어디가 진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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