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3)
오랜만에 뵙습니다. 꾸벅.
사실은 집에서 회사 일을 해야하는데, 지겨워서 도저히 못해 먹겠더라구요. -_-;;; 그래서 차라리 이 놈을 다시 꺼내들고 말았습니다. 크흑. 역시 마감이란 요물이에요. 평소에는 애니보랴 영화보랴 정신없다고 이런 골치아픈 일에는 손도 대기 싫어하면서…ㅠ.ㅠ 다른 일을 해야할 때면 반대로 이런 것에 손을 대고 싶어져서 죽을 지경이니[라기보다는 대책없이 놀면 양심의 가책이 드니 이런 거라도 해서 ‘그래도 생산적인 일을 했어’라고 주장하고 싶은 거겠지만….ㅠ.ㅠ]
조금 짧습니다.
[#M_[Shadows of the Empire] 제 2장 (1)|그만 닫아주세요|제 2장
레이아는 모스 아이슬리에서 가장 끔찍한 구역에 위치한 가장 끔찍한 술집에 앉아 있었다. 이 정도로 끔찍한 악평을 얻으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곳은 소위 “싸구려 술집”이 되기에도 적어도 네 단계는 부족했다. 테이블은 넓게 편 금속판이었고, 알루미늄 접시는 얼마나 박박 문질러 닦았는지 너덜너덜 해져 있었다. 아마 설거지를 한답시고 저기 저 구석 바닥에 움푹 파인 구덩이에 닥치는 대로 그릇들을 쓸어 담은 다음 고압호스로 용해제를 뿌려댔나 보다. 건조한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는 문을 연다면 그나마 빨리 마르기라도 할 텐데.
그녀의 앞에 놓여있는 컵 안에 담긴, 뭔지 모르지만 어쨌든 역겨운 액체는 그녀가 마시는 양보다도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양이 더 많았다. 공기청정 시스템은 퓨즈가 나간 게 분명했다. 실내는 후덥지근했고, 바깥 사막의 공기가 여기 모인 쓰레기들 사이로 천천히 퍼져나가고 있었다. 꼭 뜨거운 여름날 반타 헛간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그나마 이 술집에 유일한 장점이 있다면 조명이 어두워 손님들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종족들, 그리고 동족의 눈으로 봤을 때에도 ‘기분 좋게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작자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랜도가 일부러 이 곳을 약속장소로 정한 건 틀림없이 그녀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일 테다. 하지만 레이아는 그를 만족시켜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실제로 레이아는 한때 랜도를 싫어했었다. 적어도 그가 한을 배신한 것이 그들 일행을 베이더로부터 구하기 위한 일종의 술책이었음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들을 위해 랜도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고, 이 점에 있어서는 그들 모두 랜도에게 빚을 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이 술집은 웬만한 이유가 아니라면 – 그것도 아주 “훌륭한” 이유여야 할 테지만 – 레이아가 발을 들여놓고 싶지도 않은 곳이었다. 또한 언제나 보디가드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투덜거리는 그녀에게마저도 결코 혼자 올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러나 보디가드가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레이아에게는 이미 보디가드가 딸려 있었다. 바로 옆에서 츄바카가 이빨을 드러내며 다른 손님들에게 으르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베이더와 대면한 이후, 츄이는 랜도와 함께 한의 구출작전을 세우러 타투인으로 향했을 때를 제외하면 한시도 루크와 레이아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레이아가 여기 도착하자마자 마치 자신이 레이아의 옷자락이라도 되는 듯 최대한 가깝게 바싹 붙어 앉아있었다. 솔직히, 아주 불편했다.
언젠가 랜도가 그 이유를 설명해준 적이 있었다.
“츄이는 한에게 생명을 빚졌어요. 그리고 그건 우키족한테는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요. 한이 츄이한테 당신을 보살피라고 했으니, 한이 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는 한 츄이는 평생 그 말을 따를 겁니다.”
레이아는 최대한 단호하게 츄이에게 말했다.
“고마워.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소용없을 겁니다.”
랜도가 말했다.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츄바카는 레이아의 옆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레이아는 몇 개의 욕설 – 그나마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 을 제외하면 우키어를 전혀 몰랐다. 그러나 랜도는 미소를 지으며 곧 익숙해질 거라고 말했다.
어쨌든 그럭저럭 레이아도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츄이는 몇몇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고, 비록 그 언어를 말할 수는 없지만 대개의 경우 상대방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었다.
레이아는 츄이를 좋아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되도록 빨리 한을 구출해내고 싶은 이유에는 이 우키를 어떻게든 떨쳐버리고 싶다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비록 인정하고프진 않아도 2미터짜리 우키가 옆에 항상 찰싹 붙어 다닌다는 사실은 때때로 유용했다. 특히 이런 끝내주는 장소에서는 더더욱.
이제껏 레이아는 몇몇 손님들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까이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에 몇 번이고 직면했다. 화물운송자들이나 입는 기름얼룩이 덕지덕지 묻은 낡고 허름한 통작업복을 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촌스럽게 잡아 묶은 머리스타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누구와도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그녀를 꼬셔보려는 다양한 인간들과 외계종족들의 행렬은 끊이지가 않았다. 심지어 완전무장을 갖춘 성인 우키가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남자들이란. 여자와 자리를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에는 종족여하가 따로 없는 모양이지. 그리고 상대 여성이 무슨 종족인지도 전혀 상관없고.
우키는 그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 보였고, 그의 덩치와 보우캐스터 덕분에 아무도 그와 논쟁을 벌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구애자들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구근 머리를 한 비스 족 한 명이 테이블에 몸을 부딪치자 츄이가 그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보통은 평화를 사랑하고 예의바른 종족에 속하는 그는 술에 취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혹시나 그가 레이아와 뭔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면 아마도 그게 유일한 점일 것이다. 비스인은 츄이의 날카로운 이빨을 쳐다보더니, 깜짝 놀라 딸꾹질을 한번 하고는 비틀거리며 사라져버렸다.
레이아가 말했다.
“츄이, 도와줘서 고마워. 하지만 이 정도는 나 혼자서 처리할 수 있어.”
츄이는 머리를 한쪽으로 살짝 기울인 채 그녀를 쳐다보았다. 의심과 놀라움이 뒤섞인 듯한 표정이었다.
레이아는 그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좋아. 다음번에 누가 접근하거든 내가 어떻게 하는지 봐둬. 굳이 상대를 위협하지 않아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니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새로 바통을 넘겨받은 작자는 머리에 뿔이 난 인간형 종족 디바로니언으로, 놀랍게도 레이아에게 마실 것을 한잔 사주고 싶어 했다.
“고맙지만 됐어요.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디바로니언이 말했다.
“그럼 그 사람이 올 때까지 내가 같이 기다려주는 건 어때? 많이 늦나 보지? 기다리는 게 지루할지도 모르잖아.”
“고맙지만 벌써 동행이 있어요.”
레이아는 츄이를 향해 고갯짓을 해 보았다.
그러나 그는 레이아의 암시를 무시했다. 우키가 말을 하지도, 무기를 가리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을 이었다.
“나 진짜 괜찮은 놈이야. 다른 여자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다들 말야.”
그는 레이아에게 추근거리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이빨이 붉은 입술과 대조되어 더욱 하얗게 비쳤다. 커다란 혀가 입술 사이로 낼름 튀어나오더니 다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레이아의 팔뚝만큼이나 길었다.
제발 좀! 레이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방법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군.
“싫다고 했잖아. 당장 꺼져 버려.”
“이봐 꼬마 아가씨, 날 놓치면 후회할 텐데.”
그의 시선이 더욱 음흉해지면서 사악하게 빛났다.
레이아는 츄이를 힐끗 쳐다보았다. 장담컨대, 츄이는 막 웃음을 터트리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디바로니언을 쏘아보았다.
“신경 끄시지. 그 정도야 내가 알아서 극복할테니. 그만 꺼지라고 했지?”
“딱 한 잔만. 그럼 내가 내 워라니언 홀로카드 보여줄게. 어, 그러니까, 진짜 자극적인 놈인데 말야…”
디바로니언이 레이아의 맞은편에 앉으려고 했다.
레이아는 작업복 주머니에 쑤셔박아 놓았던 작은 블래스터를 꺼내들어 상대방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곤 총구를 천장에 겨냥한 다음 설정을 ‘마비’에서 ‘살상’으로 바꾸었다.
물론, 그도 확실히 볼 수 있도록.
디바로니언이 재빨리 말했다.
“어, 그래. 그럼 다음 기회로 하지. 어, 방금 생각났는데, 어, 그러니까, 어, 배에 컨버터를 충전해놓은 채 그냥 온 것 같거든. 그럼 실례.”
그는 몸을 돌려 황급히 달아났다. 블래스터를 코 앞에 대고 흔드는 것만으로 저런 기분 나쁜 자식들의 예의범절을 180도 고칠 수 있다니, 진짜 놀랍다니까!
이제 츄이는 폭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뭐라고 말도 했는데,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기분 나쁜 우키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레이아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결국 츄이가 옳았다. 그리고 그녀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여자였다.
레이아는 블래스터를 다시 안전 모드로 놓고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곤 음료수 잔에 담긴 막대를 휘저었다. 랜도는 이런 거지같은 구석에서 만나자고 한 대가를 충분히 치러야 할 것이다. 어떻게든.
누군가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자 뜨거운 광선이 축축한 실내로 흘러 들어왔다. 문간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순간적으로, 레이아는 한을 떠올렸다.
한.
다시금 깊숙한 곳에서 슬픔이 밀려왔다. 레이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솟구치는 감정이 멈추기라도 하는 듯이.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솔로를 목격했을 때, 그는 탄소덩어리 안에 냉동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입 밖에 낸 말은, 그녀의 고백에 대한 대답이었다.
“알아요.”
레이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바로 그 순간에야 비로소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베이더가 한을 냉동시키라고 지시했을 때, 다시는 살아있는 그를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그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왔더랬다. 마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너무나도…비현실적이었다. 마치 꿈…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부인할 수 없었다. 그 때에도, 그리고 물론 지금도. 레이아는 그를 사랑했다. 해적이자 날건달인 그 사람을.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감정이 무엇보다도 그녀를 두렵게 만들었다. 데스 스타에서 베이더의 손아귀에 놓여있을 때보다도, 제국 군대의 절반이 그녀의 뒤를 쫓고 있었을 때보다도…
“한 잔 사줄까, 예쁜이?”
누군가가 뒤에서 불쑥 말을 걸었다.
-계속-
_M#]
그럼 언젠가 또 계속……^^*
덧. “레이아 공주님 결혼해 주세요” 끝내고 splinter 들어갑니다.
루크, 그대는 나의 영원한 영웅….[퍽!!!]
흠..오랜만에 올라온 것 치곤 좀 짧구나. -ㅅ-;; 그래도 역시 새로 올라온 포스트를 일등으로 읽는 맛은 괜찮지. 등수놀이란 이런 맛에 하는 것.
"레아 공주님~" 마지막의 루크 액션(?)은 최고입니다(웨딩드레스 레아는 생각하기 싫지만..).
하늘이/ 그래서 대체 어쩌라고? -_-;; 투덜대지 말고 감사히 읽엇!!
흠, 솔직히 난 등수놀이는 왜 하는지 전혀 이해 못하는 인간이라 잘 모르겠군. -_-;; 그런 데다 소모할 에너지가 있으면 차라리 딴 데 쓰겠어.
올드캣/ ………아, 훌륭했어요. ㅠ.ㅠ 뭐, 웨딩드레스가 따로 있습니까? 표지 그림같은 건 잊어버리고[그건 잊어버리세요!!!] 대충 에피 4 마무리 복장을 생각하면….
안녕하세요 영희입니다! +_+) ;;
좀 늦었지만 홈페이지 주소를 바치러(?!) 나타났사옵니다 +_+ ;;
그동안 즐거웠던 스토킹에 종막을 고하며(…)
다시 손 대셨군요. 저는 책장 한 구석에 잘 모셔두고 있어요. 애를 데려온 이후론 독서는 커녕 TV 보기도 힘들어요. 주말에 혼자 나들이도 못하고.. 우울한 일상입니다.
으하..레이아 공주님 너무 귀여우셔.. 츄이는 전천후 보모이군요. 그것도 커플전용;
츄이는 카펫에서 털코트로 변신한거야?! (까르르)
비밀글/ 오케이!
연화/ 으으, 오랜만에 봤더니 먼지가 쌓여있지 뭡니까아..ㅠ.ㅠ
사과주스/ 정말이지 츄이는 빠지는 데가 한 군데도 없어요!
베렌/ 으흐흐흐흐흐
츄이같은 보디가드면 어딜 가든 맘편하겠죠… 우하하하~! *^^*
커피 한잔 마시면서 재밌게 읽었어요, 루크스카이님.
블루초코보/ 마음에 안들면 상대방의 팔을 뽑아버리니까요. ^^*
잘 읽었습니다~ 츄이 같이 귀여운 남자가 붙어 있는데 추근댈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상해요(…).
핑백: 루크스카이, SPACE..
깃쇼/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 법이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