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가웨인 귀여워!!”라고 낄낄거리며 읽던 5권.
권말 저자의 말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원탁의 기사 가웨인.
길에서 만나는 모든 여자에게 집적대는 남자.
모든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언제나 그 여자들한테 배신당하는 남자.
그러나 결코 먼저 배신하지는 않는 남자.
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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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알고보면 정통 모범생.
가끔씩 이상할 때 발휘되는 절제심과 이성과 설득력.
항상 떠나지만 필요할 때면 항상 돌아오는 회귀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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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_순간 떠오르는 얼굴…|less..|
……………..ㅠ.ㅠ
뭐야, 나 진짜로 이런 취향인건가!!!
아아, 하지만 정말 귀엽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수급”을 모으겠다는 귀부인한테 도망치기 위해 “죽어라 말을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웃겨 죽어요.
반면 란슬롯은 모든 여자들이 – 심지어 모르간마저도 – 그를 정말로 “사랑”해서 달려들지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리따운 여성들의 매력에 끌린다 하더라도 결국 “사랑하는 여왕님”한테 묶여있는 처지라 언제나 거절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모든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지만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갈망의 대상”. 게다가 성질이 급하고 진지한지라 “말로 설득”당하거나 혹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만화로 따지면 열혈 주인공파!!!
하지만 가웨인은…언제나 나쁜 여자들한테만 걸려들어요. 으하하하하하하하! [아이고 웃겨라] 아니, 그러니까 신화적인 해석은 둘째 치더라도, 팜므 파탈한테서 도망가고는 싶은데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명분 때문에 쩔쩔 매면서 갈팡질팡 우왕좌왕. [물론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핑계를 대며 도망가지만] 대개 삐뚤어진 사랑의 대상이 되거나, 오해를 받거나, 다른 연인이 있는 여자의 술수에 걸려들거나. 그러면서도 다른 기사들을 말로 슬슬 달래지 않나, 가끔은 주변 애들이 다들 흥분해 있는데 혼자만 느긋하게 앉아있거나 이성적으로 대처하질 않나. 이 사람 대체 왜 이래요. ㅠ.ㅠ 내 취향 아저씨잖아!!!!
게다가 제일 중요한 것.
문 앞까지 갔다가 실패합니다!!
그래서 죽어라 노력해서 2차 시도의 기회를 얻은 다음 방 안까지 들어갔다가 실패합니다!!!
아아, 세상만사 대충 즐겁게 살다가 하필 가장 중요한 것에서 아슬아슬하게 실패하는,
하지만 바로 거기서 실패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불쌍한 만년 2등 인생!!!!
완벽해요, 완벽해. ㅠ.ㅜ
모르간, 아무리 이 기사양반이 “괴롭히는 재미”가 있는 인간이라고 해도 가끔은 좀 불쌍하게 보고 귀여워해주세요, 네?
덧. 사실 전 깐죽거리는 케이도 무지 마음에 들어요. 그 아저씨 말투를 보면 왠지 빈정거릴 때 포즈가 다리를 떡하니 벌리고 삐딱하게 서서 깡패처럼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고 반대쪽 다리는 달달 흔들고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뭐 이건 번역자분의 승리라는 느낌도 들지만서도.
_M#]
…….사랑하는 사람의 수급을 모으는 취미라니;;;
취미가 납픈 귀부인이시군요. ^^;;; 언니 감상문을 보니 읽고싶은데, 학교 도서관에 신청해야겠어요. -_-; 여기 고시원 책꽂이는 이미…..
으하하하 귀여워요 귀여워 *-* 이름부터 귀여워요.
그런데 오정씨와 싱크로인가요;;
저는 아직 1권에서 헤매고 있는데, 가웨인을 만나기 위해서라도 읽는 속도를 더 빨리 해야겠네요.^^
해명태자/ 아니, 그래도 이 부인 상당히 매력적이야. 그림동화 류의 느낌이랄까. 아아, 나도 도서관에 책을 신청해서 빌려다볼 수 있음 좋겠다아…ㅠ.ㅠ 이제 한글책이 얼마 안 남았어.
금숲/ 저 특징을 주욱 내려쓰다보니 갑자기 머릿속에서 턱! 하니 튀어나오잖아요..ㅠ.ㅠ 사실 오정은 ‘기사도’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최유기 네 사람 중에서 가장 그럴듯하니까요. [제 친구들은 팔계라고 주장합니다만..ㅠ.ㅠ]
kuroneko/ 천천히 읽으셔요. ^^ 각주를 읽다면 한참동안 곱씹어야 하더라구요. .
태터, 클래식을 설치하실 건가요, 1.0으로 설치하실 건가요? 두 버전이 설치부터 소소한 기능까지 좀 다른 것 같거든요. (1.0은 한번도 써보지 않아서 설치 매뉴얼부터 영 낯섭니다ㅠ_ㅜ) 어느 쪽을 설치하실 건지 먼저 정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만약 1.0을 설치하실 거라면 해명태자 님께 컨택하시는 게…
하하하 명령입니다 가든가입 하세요 (…)
사실 서너개 전 글에 쓴대로 큰 착한일을 하기 위해 하는게 아닌걸요.
조금이라도 서로 착한일을 하며 살기를 원하는거니
루크님도 어여 가입하고 소소한 착한일이라도 포스팅을 ‘ㅇ’
비밀글2/ 명령이신겁니까아!!!! 음, 전 조용히 선행을 하는 걸 즐기기 때문에 포스팅은…으힛. ^^*
가웨인은 아서(곰의 이름에서 유래된..)보다 더 오래된 태양신이 인간화된 것이라는 설이 있어요. 그래서 아서왕 연대기의 어떤 인물보다도 원시적이고 생명력이 강한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Gerda/ 원시적인 것 치고는 너무 점잖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 확실히 가장 생생해보이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