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공감에서 “왜?”가 사라진 어른이라는 글을 읽고..약간은 다른 이야기기에 트랙백은 보류.
나는 이제까지, 주변 사람들이 진저리를 칠 정도로 “왜?” 혹은 “어째서?”
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사람들의 대답을 듣고 납득한 적도 있고, 반쯤 납득한 적도 있고, 끝까지 납득하지 못한 적도 있다.
모임에서 어쩌다 내가 화제에 올랐을 때, 친구 하나는 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 노란색 플라스틱 숟가락을 봐. 아마 다른 녀석들은 이게 그대로 노란색이 좋은지, 아니면 초록색으로 만드는 편이 더 좋았을지 토론할 거야. 그런데 이 녀석은 ‘어? 이게 노란색 맞아?’라고 한단 말이지.”
….놀라운 것은 실제로 내가 바로 그 순간 “그거 노란색이 아니라 주황색에 가까운 거 아냐?”라고 말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_-;;;
내게는 당연해 보이는 것들이 세상이 보기엔 당연하지 않아 보인다. 세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보기엔 당연하지 않다. 내가 이성으로 해결해야 할 것처럼 보는 일들에 대해 사람들은 감성으로 해결하고, 내가 감성으로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개를 갸우뚱할 때면 사람들은 그걸 이성적으로 풀어낸다. 그래서 나는 다른 이들이 관대한 것들에게 엄격하고, 다른 사람들이 엄격한 부분에 관대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묻는다. “왜?” “왜?” “왜?”
납득할 수 있는 경우는 얼마 없었다.
결론은 항상 얼버무려졌다.
대답은 언제나 애매모호하고 세상은 언제나 그 자리다.
그리고 불행히도, 나는 이제 그러한 포기에 익숙하다.
아무리 질문을 던져 봐도
근본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없기에 과정과 결과를 이해하지 못한다.
질문을 던져봤자 답은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질문 자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농담삼아 “세상 사람들이 다 이상한 거야”라고 말한들,
사실 진짜로 이상한 것은 아마 나일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주위에는 내 질문에 대해 성실하게 답해주는 사람들이 아직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게 ‘왜’ 이상해요? ㅇ_ㅇ> 다들 궁금하면서도 물어보면 대답하기 곤란하니까 적당히 질문을 삼키고 있을 뿐이지 않은가요?
솔직히 세상이 이상한 쪽이라고 봐요;;; 귀찮아서 대충 장단 맞춰주기는 해도. 남들도 그렇겠지요, 어쩌면….
성실하게 답해주는 사람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전 처음엔 엄마한테 두들겨맞다 이젠 친구들한테까지도 맞고 있어요……….ㅠ.ㅠ
이상할 거 없는데요^^? 단지 많은 사람들이 ‘왜’라는 질문을 귀찮아하기때문이어요.
누나와는 또 다른 이유의 이야기인데, 저는 ‘왜’란 질문에 명쾌히 대답해주는 사람에게 경외심을 품고 있습니다. 왜, 란 잃지 말아야 할 근본이면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기도 해요. ㅠㅠ;; (난 왜 과학도인가…)
흠. 납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없는 건
그 문제에 대해 생각했던 경우가 거의 없이 즉흥적으로 대답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대답하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긴 하지만, (단순히 실수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지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생각하였는가와는 별도로
처음 생각의 방향을 잡게 하는 것은 개인 각자의 직감적으로 얻어지는 느낌(그 개인의 편견으로 말미암은)인 것 같아요. 스스로 자신의 편견을 의식하고 있지않다면 아무리 생각하고 논거를 모은들 모순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요.
아 어렵다.
아셀/ 음, 상대방이 대답하기가 곤란할까봐 입을 다물고 있는 건가요? 역시 전 분위기 파악 못하는 놈이었군요. ㅠ.ㅠ
해명태자/ 대충 장단..인가? 그보다 난 그냥 포기에 가깝지만서도
Deirdre/ 내 주위 사람들은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하다가 많이 익숙해진 듯 해. 나도 어느정도 아이들의 패턴을 익히기도 했고. 하지만 아직도 가끔씩은 폭소를 터트리더군 –;;;
몬드/ 그런데 왜 녀석들은 절 이상하다고 하는 겁니까, 쳇. -_-;;;; 확실히 다른 사람들은 다 알아먹는데 그걸 질문하는 걸 받아주다보면 귀찮을 것 같긴 합니다. –;;
이프/ …..문제는 내가 인문학도라는 거지. ㅠ.ㅠ 답이 없어.
나마리에/ 어렵죠. –;; 하지만 이 놈의 세상과 인간이라는 게 워낙 복잡하여 때에 따라 합리성만으로도 대답할 수 없고, 감성만으로도 대답하는 것도 불가능하니.
나는 그럭저럭 대답을 잘 해줬던 거 같은데…-ㅅ-;;
저도 "왜"란 말 자주 합니다만 낭군님께선 이 말 한 마디로 일축하십니다. "검색해."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왜?’ 라는 질문보다 ‘정말?’ 이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만.특히 요새는 책에 씌어진 글이나 뉴스같은 것도..이건 그저 불신일 뿐인가요.
음 아녜요아녜요. 분위기파악이라뇨.
질문을 못하는 쪽이 솔직하지 못한 거예요.
하늘이/ ….그거 새빨간 거짓말이야. -_-;;; 다시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LUPENNA/ 네이버는 사용하지 마세요. 쿨럭.
rumic71/ 하지만 ‘정말’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걸요.
아셀/ ^^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핑백: 헐렁헐렁... 느긋느긋..
크하하하하하하 상상이 된다
근데 그렇게 철전한 탐구(?)심, 좋은 거 아닌가? 난 좋아보였는데.
핑백: Misha’s Ware..
전의 그, ‘지인들과의 연락’ 등에 대해 쓰신 글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정말 공감갑니다.
푸르팅팅/ 호오, 그런가?
misha/ ㅠ.ㅜ
그래도 계속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꼭 필요해요..
포기하지 말자구요… ㅠ_ㅠ
전 오히려 "왜?" 라는 질문을 많이 듣다 돌아버릴 것 같아서 분야를 옮긴 타입이었습니다.(……) "왜 같은 영화를 돈 주고 세번 봐?" 라던가 "왜 게임을 돈 주고 해?" 라던가 "왜 그런 옷을 입어?" 라던가 "왜 그런 책에 돈을 써?" 라던가 "왜 스무살이 넘어서도 만화를 보는 거야?" 라던가요.
그래서 생각하는건 이겁니다. 사실 세상은 "왜"를 아주 사랑합니다. 단, 한 방향으로만(크르릉) 그러므로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니 너도 거기 맞춰 적응하라는건 사실 웃기는 거짓말입니다. 모두와 다른 것에, 또는 자신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왜?" 라는 말과 함께 가학적 행동을 곁들이는 자들은, 어차피 자기들이 그것을 고수하는것이 불리하다는(유행에 떨어진다, 쪽팔리게 된다…풉) 생각만 들면 재빨리 바꾸게 되어 있으니까요. "왜?" 라는 질문을 잊지 않고, 나의 행동에 "왜?" 라는 질문이 떨어지면 답할 준비를 하고 사는 것이 그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금숲/ 예엡. 그리고 주변사람들도 잘 길들여야…[퍽!]
황금숲토끼/ 그러고보니 저는 그런 질문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 놈은 원래 저래"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일지는 모르겠지만.
맞아요, 제게 주어진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저들 역시 제 질문을 어느정도 존중하게 될테니까요. [적어도 그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