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는 보고 있으면 상당히 고통스럽다.
너무나도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나마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부분은 닥터 하우스와 여성 상관 사이의 티격태격 장면 뿐,
비틀어 꼬집다 못해 피투성이로 만드는 언사는 귀엽다 봐줄 수 있어도
성희롱과 직무태만은 가끔씩 지나치게 씁쓸하여 얼굴을 찌푸리게 만든다.
수없는 시행착오는 보다못해 눈물이 날 정도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으로 병원을 들락날락거린 지
몇 개월 만에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개인 내과에서는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고
대학 병원에서는 뇌종양을 의심했다.
진단이 나왔을 즈음에는 한쪽 시력의 절반이 사라져 있었다.
나는 적응이 빨랐다.
나어린 탓도 있었지만
우선은 뇌종양이 아니라는 데 안도했고
다음에는 그나마 한쪽 눈이 남아있다는 데 안도했다.
이해심이 지나치게 탁월한 탓에,
당시 내 나이가 너무 어려 의사들이 녹내장이라는 가능성 자체를 떠올리지 못했을 거라는 사실도,
저러한 상황에 부딪쳐 답이 보이지 않아 난감한 [인간이라면 당연할] 사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역시, 개인적인 경험이 자꾸 연상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마 저 드라마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겠지.
아무리 저 아저씨가 귀여워도 말이다. -_-;;
?!………..녹내장이셨나요?
저도 암일지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 충격이 꽤나 컸었죠. 기껏 수술을 해놓고 암이 아니었다며, 재발할 가능성은 없다며 – 당연히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 모 기관을 제거를 해버렸거든요 – 안심하라는 헛소리는 살았다는 안도감에 귀엽기까지 하더군요. 한번 볼까나.
블랙/ 아니, 그렇게 놀라셔도. -_-;;; 모르시는게 당연하죠.
전뇌인간/ 그런 일도 겪으셨군요. 암이라니, 정말 철렁하셨겠어요. 열어보고 판명났던 건가요? ㅜ.ㅜ 정말 예기치 않았을 때 어느날 갑자기 다가오는 게 무섭죠.
연건 아니구요. 내시경 수술이었죠. 구멍만 조금 냈죠. 🙂
난 아마 계속 누군가를 원망했을지 몰라.
그나마 있는 시력 더 나빠지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