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의 애증이 얽힌 12년.
밸리에서 보고 복숭아님의 블로그에서 트랙백합니다.
저도 넋두리를 좀 하자면,
수학은 정말 지지리도 못했습니다. -_-;;;
뭐랄까, 제가 수학에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계기는 복숭아님과 무척 비슷합니다. 나름대로 어렸을 적 야무지다고 칭찬받고 살았고, 시험 점수도 90점 아래로는 떨어져본 적 없건만, 초등학교 3학년 때 산수 75점을 맞고 그 흉악한 점수에 할머니 앞에서 창피하다고 징징거렸던 이래 자고로 만족할만한 점수를 얻어 본 적이 없지요.
초등학교 때에는 그래도 그럭저럭 잘 버텼습니다만[구구단 7단과 9단을 못 외워 난리친 걸 제외하면], 문제는 중학교에 올라가 산수가 아니라 “수학”이 되었을 때죠. 한도 끝도 없이 점수가 내려가더군요. -_-;;;; 사실 여기에는 변명 거리가 좀 있습니다. 당시까지 안경 도수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제일 앞자리에서도 칠판 글씨가 거의 안보였거든요. 덕분에 쪽지시험을 치를 때면 따로 앞에 나가 문제를 베껴와야 했고, 그래서 더더욱 수학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정말 수학선생님이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죠. 그것도 하필 수학부장이었는데 – 시험보고 나서 OMR 카드에 잘못된 점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목부장 말입니다. 대체 왜 하필 수학이었는지, 원. – 다른 아이들 점수를 확인하러 갈 때마다 선생님이 제 카드를 보고는 한숨을 푸욱 내쉬면서. “대체 왜? 너 나 싫어하냐?” 라고 묻곤 하셨습니다. 으음, 아직도 기억합니다. 100점 만점에 반 평균 70점일 때 언제나 50점 이하였고, 최하점수 10점이었죠. 10점을 눈으로 확인했을 때는 저도 정말 가슴이 철렁하던걸요. 그래도 어느 수준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 끝에 절반 정도의 수준은 유지하게 되었지만요. 수업시간에 칠판에 나가서 연습문제 푸는 것? 훗, 외웠습니다. 문제와 식을. -_-;;;;;
저 때는 수리능력이 40점 만점이었는데, 모의고사 최하 점수가 10점, 최고 점수는 수능시험 때의 25점이었습니다. 실전에 강한 타입이랄까요. 으하하하하핫. 절반만 넘는 게 희망이었는데 5점이나 초과해준 덕분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죠. 그 때 수능 유형이 바뀌어 아이들 점수가 무지막지 떨어진 반면, 저는 모의고사 때와 점수 차이가 거의 없어서[수학은 오히려 올랐으니..T.T] 주변에서 본고사를 보라고 설득하려 했더랬지만 본고사라니, 수학 못하는 사람한테 그런 시련을! 꿋꿋이 고개저어 특차 썼습니다. 안 그랬더라면 재수해야 했을걸요.
지금은 인수분해랑 이차 방정식 해법도 기억이 안나요. -_-;; 대학에 들어가서 심리학 통계를 제외하면 숫자와는 완전히 담 쌓고 살았으니까요. 요즘에는 간단한 뺄셈과 곱셈도 한참동안 머리를 굴려야 해서 가끔씩은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은 그저 공식을 외워서 맞는 녀석을 찾아 대입하기만 한다고 말합니다만, 전 그 공식이 왜 거기에 적합한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도대체 왜 내가 가로 5m, 세로 8m, 높이 10m 물통에 1시간에 2l를 내뿜는 수도꼭지와 3l를 내보내는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가득 차려면 얼마나 걸리는지를 계산해야 하는지, 문제 자체에 의문을 품었달까요. 정치경제에서 각 국가들의 생산성 비교라든가 지구과학에서 행성들의 거리나 비율 같은 건 재미있었는데, 오히려 근본적이라 볼 수 있는 물리나 수학 쪽이 훨씬 복잡해보였습니다. 뭔가 거꾸로 된 것 같지만, 역시 체질이나 성격 문제겠지요.
그러고 보니, 물리……..수능 모의고사 수리탐구 II 영역에는 물리문제가 적으면 5개, 많으면 7문제 정도가 출제되었는데, 최고로 많이 맞춘 게 1개라는 서글픈 이야기가…..T.T
예, 결국 숫자에는 눈동자도 안 돌리고 영문학과 심리학 공부했습니다……
훗. 저는 일차함수라는 녀석을 만나고나서 바로 수학과 담을 쌓았죠. 뼛속부터 솔로라서 짝짓기하는 녀석이 싫었었나 봅니다(…..)
일레갈/ 훗, 저는 1장 ‘증명’ 부터 포기했습니다. -_-;;;; 그런데 묘한게 증명이나 확률은 정말 최악이었는데, 오히려 함수는 이해가 쉬웠어요.
수학 28점이 제가 받은 최하점이었지요.(최저 기록은 영어 15점) 으으으. 괴로워요.
루크스카이님과 동감입니다..=_=;
저는 수학만 아니면 다른과목 평균점수는 엄청좋았을텐데요…ㅠㅠ;;
………..싱크로 200%입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었지요. "너는 내가 싫은거냐? 정말로 수학이 싫은거냐?"….라고요. 하아;;;
진짜 공감. 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어요. 고졸 이후로 수학에 관한 그 어떤 지식도 건드린 적이 없답니다. -_- (학원과 과외에 돈을 매우 처바른 뒤에야 저의 뇌에 수학을 담당하는 부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아, 수학이 왜 싫은지에 대한 내용이 심히 공감되고 있습니다. 대체 왜 내가 이 물통에 이런 수도꼭지와 저런 수도꼭지로 물을 틀었을 때 가득 채우려면 얼마나 걸리는지를 계산해야 하는지~!!! ;ㅁ; 정말 명쾌한 설명이셨습니다.!!
전 수학때문에 결국 재수를 해야 했고, 수학때문에 재수에서 성공했습니다. -_-;; 말하자면, ‘점수를 올릴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 수학이었거든요.;; 수학이 80점 만점이던 시절에 40점대였고 또 당시 수능이 정말 쉽게 나올 때였으니까요.;; 어쨌든 특차로 붙고 나서 바로 수학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지금은 수학을 안 해도 되니 정말 기뻐요 ;ㅁ;
제가 말이죠… 6점이 최하점이란 말이죠… 모의고사때였긴 했지만.
점수 나오던 날 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 몰매맞을 뻔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점수를 받은 그 달에 전교 등수가 최고였어요;
물론 그 달에 다른 아이들은 다 시험을 못봤지요. 수학도 덩달아 어려웠었고 ㅋㅋ
그래서 수학은 제가 일등? (끝에서;;) 대학 갈 때는 27점 받았네요;
음, 저는 대학 시험에 합격하는 그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수학 30문제씩을 풀었어요. 아버지께서 엄하셔서;
물론 열차가 시속 몇키로로 달리는데 앞에서 다른 열차가 몇키로로 달리면 두 열차가 충돌할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냐는 그런 되지도 않는(충돌 안하게 선로를 바꿔주면 되잖아?) 문제를 푸는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짓거리였습니다만;
뭐랄까, 30문제가 습관이 되어버리니 고3중간이 지나서는 아무 생각없이 손이 알아서 문제를 풀고 있더군요. 그 것도 나름대로 몽환적인 재미가 있었어요 ㅎㅎ
구구단이 싫습니다. 6-7-8단이 최고죠. 특히 7단이 절정이었습니다. -_-;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도 싫습니다. 물 채우기도 싫었어요 ㅠㅠ (여기 동지분들이 많이 계신 느낌입니다;; )
…..그전에 전 바늘 시계부터가 괴로웠어서.. (머어어언 산)
당신과 정확히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200% 싱크로하게 되는군. 그래도 한때는 수리탐구영역 30점대였다고! 갸아악! 본고사도 통과-_-했고! 근데 실제 시험에서 항상, 항상…2*3=5. 이딴 짓을 해서 완전 병신 되고 말았지!
근데, 더 끔찍한 것은…
회사를 들어가니 엄청 숫자를 만지는 거요. 난 예산도 하잖소.
숫자 백만번 틀려서 보쓰한테 3콤보로 욕먹었소. 죽고 싶었소.
저는 안그래도 못하는데 수학을 미친듯이 잘하는 인간들이 모인 고등학교에 가버려서 그야말로 바닥을 쳤습니다-_-!
과학고 가서 수리영역 4등급 나온사람 있으면 손들어보라그래요!! <-
저도 정말 수학이 싫었어요. 그에 관련된 과학도;; 말씀대로 영 원리를 이해 못했었지요; 여기 하이스쿨은 씨니어가 되면 수학을 않해도 되는데 그러면 과학을 대신해야 해서…;; 과학을 하느니 수학을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 수학을 선택했었지만 바로 후회했었어요..-_ㅜ
전… 영어 때문에 본고사 안 쳤어요. ;;; 반대다 반대~~;;;;
저 중2때 담임 샘이 수학 샘이셨는데요, 그분이 절 한달동안 붙들고 어떻게든 수학 성적 올려보려고 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더랬죠. "수학 못 해도 다른 과목 잘하면 대학 잘 갈 수 있으니까 실망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
…뭐, 결과만 보면 선생님 말대로 되었습니다만;
저는 마지막 모의 고사에서 7점 받고 수능에서 10점 받았습니다. 꺅
이프/ 으아, 수학 점수가 영어보다 높다니!!!
괴기대작전/ 저도 수학이 다른 점수를 엄청 잡아먹었죠.
라피르/ 그게 수학선생님들 작전인가봅니다. "내가 싫은거냐?" -_-;; 아, 아니 선생님은 괜찮으신 편이었는데 말이죠.
Needle/ 나름대로 부분적인 분야에는 흥미가 있긴 했지만, 제 뇌 역시 숫자를 그리 좋아하지 않더군요. -_-;
텐(天)/ 정말이지 그 수도곡지 문제는!!! 그 문제를 처음으로 발명한 사람 목을 쥐고 흔들어주고 싶었다니까요. [돈 까밀로와 뻬뽀네에서 뻬뽀네의 심정이 기가막히게 이해되었더라는. ㅠ.ㅠ] 제가 만일 재수했더라면 수학 점수가 떨어졌으면 모를까 올리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Nariel/ 으어, 대단하시군요! 6점에서 27점까지 넘나드는 점수라니….ㅠ.ㅠ 대학 때 제가 저 점수 말하면 애들이 다들 뒤집어졌다죠. 어떻게 들어왔냐고. ㅠ.ㅠ 정말이지 영어와 국어로 먹고 살았습니다.
저도 친구들에게 그런 소릴 들었죠. 넌 어떻게 대학 갔냐 -_-
저는 영어와 국어와 암기과목 (허허허)
핑백: 카페 케세라세라
ㅁAㅁ/ 대단하신 아버님이셨군요. 저희 부모님은 공부에 관한 한 터치를 거의 안하셔서 저야 편했지만요. 전 자율학습 시간에도 수학은 몇 문제밖에 못푸니까 그냥 포기하고 문과계열만 들여다봤어요. 특히 영어는 지문 내용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거 읽는 재미로 풀었지요.
엠/ 7단이 최고죠. 7*7을 외우는데 아무리 손바닥을 맞아도 죽어도 안 외워지더라구요.
풀팅/ 그대는 우등생이었잖아. 대학교 때 점수를 생각해보라고. -_-;;; 하기야, 대학 들어와서 보니 다들 한가닥 해던 녀석들 뿐이라 처음에 좀 놀라웠지. 약간 주눅들기도 했고.
비밀글/ 힘드셨겠습니다. ㅠ.ㅠ 특목고는 그런 점에서 정말…..
사과주스/ 으아, 저라면 과학을 했을 거 같아요. 과학은 나름대로 재미있어서 좋아했거든요.
나마리에/ 진짜 반대네요. ^^* 그러고보니 예전에 텔레포트와 관련해 나눴던 게 생각납니다. 이야기가 그쪽으로 빠질줄은…..-_-;;; 정말 이과계열들은 다르구나, 라고 느꼈더랬죠.
misha/ 그렇지요. 다른 과목들을 어떻게든….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복숭아/ 최고로 인정해드리겠습니다!!!!
대입 고사때 국어100점, 최하 98점과 국사 100점 등 그 외 암기과목에서 벌어놓은 점수를 수학 한 과목에서 몽땅 날려먹어보는 심정을 그 누가 알리오. ㅠㅅㅠ;; 저주받은 그 이름…수학…-_-;;
모의고사때 80점 만점에 38점은 받았으면서 정작 수능땐 19점 받고[어째서 평소 점수의 반띵인건지 -ㅅ-] 지금은 물통에 물차는 속도를 구하는 걸 넘어서 고차함수 그래프가 난무하는데 그거 해석하고 있습니다.[역학은 수학의 다른 이름일 뿐이예요 ㅠㅅㅠ]
아마 그래서 제가 아직도 학생인지도 모르죠[퍼버벅!!!]
음… 전 수학을 좋아하는데 수학이 저를 싫어했어요;ㅁ;
초등학교때 경시대회던가? 다맞추고 마지막에 주관식 표기 실수했던것이 최고성적이었습니다.
음, 부러워해야 할까요? 저는 영어가 더 어려웠는데…특히 듣기!!! 독해는 정말 좋아해서 매일 한 페이지씩 했는데 말이죠, 듣기에서 다 점수 까먹곤 했어요. 이과였기 때문에 수학은 정말 원없이 풀었지만, 문제는 물리였던 것 같아요. 거 왜 여기에는 왜 이런 조건만이 필요하고 이러 저러한 조건은 필요없는 거지? 따위의 잡다한 생각들이….고2때 물리적 사고방식으로 뜯어고치느라 애 먹었죠…그 때부터 이과생들이 왜 단순한가 깨닫게 되었습니당….ㅡㅡ+ 그 복잡한 문제들을 풀면서도 단순할 수밖에 없음에…푸욱…. 음, 시험보기 위해서라면 모든 과목이 다 웬수가 되지만서도, 수학은 재미붙이면 퍼즐 비슷합니당…
앗, 그러고보니 수학 노이로제가 되기는 하는 것 같았죠… 낮에 안 풀리던 문제가 꿈 속에 나와서 악몽이 된다던가, 지하철 기다리다가 역 사이의 거리와 시간을 생각하면서 지하철의 속도는 얼마일까 따위의 이상한 헛생각을 했던….<-왜 그러고 살았을까?
Nariel/ 전 "완전한" 암기과목도 약했어요. 특히 년도 외우는 데는 젬병이었다죠.
하늘이/ 하긴, 오라비가 문과 공부잘했단 이야기는 듣긴 했지.
돌균/ 그러고보니, 너도 참 오랫동안 학생이구나……….
세이/ 원래 화살표란 일치하지 않는 법이 더 많잖습니까. ^^
블랙/ 경시대회 같은 곳에 나가는게 더 대단해요.
jini/ 역시 사람마다 다른 듯 하군요. 전 영어는 문법보다 듣기가 더 쉬웠더랬거든요. ㅠ.ㅠ 수학 노이로제! 그런 꿈이라면 정말 잠들기 싫겠는걸요.
난 수학보다 영어가 더 싫었는데. 재수 수능에서 수학을 말아먹고 영어를 다 맞는 기염을 토해버렸지. -_- 그 이후로 인생이 완벽하게 꼬이더라…? 난, 내가 영어나 문학을 전공할 거라고는, 소식적에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더랬어…
한때는 이과였는데 적분 나오면서 포기하긴 했지. 게다가, 수학도 분야가 있잖아. 방정식이나 인수분해는 고만고만하고 답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통계는 완전히 쥐약이었거든. 그런데!!! 회사 들어오니까 모종의 자격 시험에서 통계 관련 분야가 있는 거 있지.(현재진행형) 나 지금 죽고 싶어어, 으허헝. T_T (아참, 위에 오타 수정. ‘소시적’ 키보드가 잘 안눌러져서.)
우유차/ 그대도 이과였남? 그래도 이과에서 문과 전환하는게 문과에서 이과 전환하는 것 보단 낫지 않아?
언어영억이 제일 잘나왔던적이 5%였나 8%였나……………
그런데 수학 모의고사 7점 받았어요.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