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잘 쇠고 계신가요?
저는 어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아니, 사실 차 안에 있었고, 운전은 오래비가 했지만]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음, 그런데 참 묘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에 추석이란,
노란 벼가 익어가는 논과
좁은 길가에 나란히 심어진 형형색색의 코스모스였더랬지요.
그게 시간이 지날수록 벼 색깔이 점점 푸르러지더니
[왜 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날씨 탓이겠죠]
어제는 급기야 익숙한 흰색과 분홍색, 자주색 코스모스가 아니라
무슨 팬지나 금잔화를 연상케하는 짙은 주홍빛 코스모스를 만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대체 저게 뭔가 싶어[처음 보는 놈이라 말이죠]
어머니께 여쭤봤는데, 글쎄 저게 코스모스라는 겁니다. -_-;;;;
멕시코에서 들여온 노란 코스모스라는 놈으로 번식력이 빨라서 어느순간부터 길 가에 저 녀석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분홍색이나 흰색의 재래종 코스모스들은 정말로 아주 간간히, 주먹만한 작은 공간에만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환경”미화”용으로 심었을 가능성이 크다는데, 아니, 무슨 제 2의 황소개구리 만들 일 있습니까. 대체 값싸고 번식력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에서 들여온 녀석들을[작년만도 없었으니 틀림없이 올해부터 심기 시작했겠죠] “일부러” 시골길에 심다니, 여하튼 간에 공무원들이란!!![앗, 몇몇분들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윗”분들 말입니다.]
기분 잡치고 말았습니다.
짙은 노랑주황색 빛이, 약간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하더군요. 제가 기억하는 가을의 느낌이 아니에요. 코스모스인데, 하늘하늘거리지도 않아요. -_-;;;;;
뭐랄까… 전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시시각각 추억 속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곧 ‘코스모스 꽃씨’를 사서 심으면 저런 녀석들이 피는 게 정상적인 일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으음, 역시 착잡합니다.
엉뚱한 데에다 예산을 쏟아 부으시는 소위 잘 나신 윗대가리들은 대략 뷁쌟이지요.[…]
저도 그 코스모스 너무 싫습니다. 그 천박한 색깔이라니!
본 적은 없지만, 정말 황소개구리가 생각나는군요.
아직 본적이 없는데… 황소개구리처럼 반도를 점령해버릴 지도 모르겠군요. 무서운 일이에요.
물고기 중에도 그런 게 있었지만… 그야말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
http://cafe.naver.com/yatam/8585 <-요기에 금계국과 황화코스모스가 사진으로 자세히 나와있더군요. 근데 그 두 종은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구분이 잘 안 갈듯 하네요.;
예전에 가을 되면 피고지곤 했던 하양,분홍,자주 코스모스가 이제 어느새 노랑색으로 바뀌어 버리니 눈이 피곤하더군요. 약간의 씁쓸함까지 남긴 채로요.
으악;; 끔찍하군요. 자주, 분홍, 연분홍, 하얀 코스모스가 얼마나 이쁜데…
어릴땐 아버지 고향 놀러가면 개울에 조그만 청개구리가 폴짝폴짝 뛰는게 보였는데, 요즘은 시꺼멓고 커다란 황소개구리만 보이더라구요. 정말 징그러워요;ㅁ; 아버지께선 저런놈들은 죽여야;한다고 돌로……쿨럭;;
최소한 충청남도 공무원들은 그런 짓은 안하더군요. 대전 청양간 국도 변에는 순수 국산 코스모스들이 활짝 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전 이름을 모르지만 부모님들은 알고계신 다른 국산 빨상 노랑 꽃으로 알록 달록 꽃 울타리 만들어논거돠 봤어요
Mushroomy/ 그러게요. 저희들도 위로 올라가게되면 저리 되는 걸까요. ㅠ.ㅠ
아울양/ 저 색깔, 정말 숨이 막힙니다. ㅠ.ㅠ
Eugene/ 안그래도 저 꽃 때문에 황소개구리 이야기도 나왔는데 황소개구리가 "몸에 좋다"고 선전한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모습을 감췄다는….-_-;; 저 녀석도 달여먹으면 건강, 아니 정력에 좋다고 소문내야 할까봅니다.
ㅁAㅁ/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작년에만도 그 길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엄청난 번식력에, 일부러 심지 않으면 불가능하지요.
잠본이/ 바스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러고보니 한때 그 녀석도 상당히 화제거리였지요.
엘위/ 색깔을 보니 제가 본 건 황화코스모스가 맞습니다. 정말 씁쓸하더군요.
휘레인/ 저도 왜 갑자기 저 녀석을 심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으으, 실컷 노셨다니 다행이네요. 전 잠만 자다 끝난 것 같아요. ^^*
세이/ 개인적으로는 보기 드문 자주빛 코스모스를 무척 좋아했더랬어요. ^^* 씨앗을 사다가 화분에 심어보기도 했고. 으윽, 황소개구리는 정말….징그럽습니다. ㅠ.ㅠ
돌.균/ 그곳 공무원들은 좋구나아…ㅠ.ㅠ 오호 꽃 울타리!
죄송합니다; 덧글을 너무 많이 단 것도 지저분해보여서;;; 트랙백으로 보냅니다. 아무래도 보다보니 오해하시는 부분이 보여서;; 저도 열심히 잤답니다:)
핑백: 魔法師之塔 &amp; ..
휘레인/ 옙! 빠르십니다. ^^*
그건 코스모스가 아니라오…
모양새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것은 코스모스가 아니라 ‘금계국’이라고 하는 꽃이라하오….
주말에는 정해진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별로 추석답지 못하게 보냈는데…..달은 봤습니다! 동생과 소원을 빌었지요…^^; 그런데 코스모스 이야기는 굉장히 슬프군요…길가에서 코스모스를 보면 무척이나 반갑웠는데, 변질되는 것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군요…T.T 코스모스와 강아지풀은 어린 시절의 대표적 식물이건만! 참 웃 어르신들 미적 센스는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당….그게 미화용 맞나?
아론/ 아니, 그러니까 금계국이 아니라 황화코스모스라니까. -_-;;
jini/ 헉, 달이라고는 코빼기도 구경못해봤는데에….ㅠ.ㅠ 뭐, 확실히 약한데다가 번식력도 떨어지고 약간은 지저분해 보이는 분홍이 흰둥이 코스모스보다는 깔끔해보인다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듯합니다만, 제 눈에는 영 거슬려서 말이죠.
아우. 어차피 공무원들이란. =_=
저런 거 심어서 뭐 하겠다는 건지.
토종이 아니면 원래 균형이 무너지게 마련인데 무슨 생각들인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