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상문학 선집, 헨리 해거드의 ‘그녀’를 읽으며, 아니 작품소개를 읽으면서부터 깨달았는데
[책 앞머리에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소개를 집어넣은 편집자에게 저주 있으라!!! 뒷부분 스토리까지 완벽하게 이야기해놓은 이런 글을 책 가장 앞머리에 배치해놓으면 대체 어쩌잔 이야기냐!! 책 읽지 말란 소리냐!!!!!]
어렸을 적 ‘솔로몬 왕의 보물’과 같은 시기에 [아마도 초등학교 학급문고로 기억하는데] 분명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책을 읽어나가면 읽어나갈수록 새록새록 기억 속에 떠오르는군요.
당시 제목은 아마도 “~~의 여왕”이었던 것 같은데, 혹시 기억하시는 분 계십니까?
아프리카 숨겨진 왕국에 여왕으로 군림하며 몇 천년 동안 젊음을 간직해온 신비로운 여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화자는 조상들이 남긴 기록을 따라 그녀를 찾아나선 한 잘생긴 젊은 청년과 그 후견인이구요. 그 여인은 일정 기간마다 솟아오른 불기둥에 들어감으로써 젊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스포일러] 그리고 젊은 청년을 설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마지막으로 그 불기둥 속에 들어갔다가 원숭이처럼 쪼그라 말라들어 죽어버리죠. 으으, 한번 궁금증이 일기 시작하니 도저히 사그라뜨릴 방법이 없어서..ㅠ.ㅠ
2. 어렸을 적, 100권에 달하는 계몽사 아동문학선집[주홍꽃, 젠다성의 포로, 우주선 닥터, 끝없는 이야기, 등등등 정말 다양한 글이 많았던] 중 한 권으로, 지하 세계 탐험을 다루는 소설입니다.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주인공 일행은 지구 반대쪽으로 나가는 구멍을 파 내려가다가 지하세계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그곳은 마치 서서 걸어다니는 도마뱀 같은 녀석들이 지배하고 있는데, 주인공들은 지하에 사는 다른 인간들과 함께 도마뱀들에게 붙잡히고, 있는 힘을 다해 무리를 탈출한 다음, 실험용으로 잡혀간 인간 여성을 구해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도마뱀 녀석을 죽인 다음 그 녀석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실험실에 들어가 여자를 구출하는 부분입니다. 덕분에 어렸을 적 그런 꿈을 꽤 많이 꿨더랬지요. 해부실, 도마뱀 괴물들…^^* 아마 속편도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그 세계로 내려가는 작품을 읽은 기억이 나거든요.
혹시 이 책의 제목, 혹은 작가라도, 아시는 분 계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3. 이왕 시작한 김에 마지막까지…–;;;
역시 어린 시절, 친척집에 놀러가서 읽은 책입니다. 황토색 표지의 한 40권 정도 되는 아동용 SF 소설 전집 중 한 권인데, 외계인 범죄자와 경찰이 지구에 함께 추락하게 됩니다. 두 외계인은 숙주를 필요로 하는 종류의 외계종족으로 아메바같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인간의 몸에 들어가 여러가지 신경을 연결해 외부 세계의 자극을 이해하는 대신 숙주의 몸을 치료해주거나 보호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경찰 외계인은 한 소년의 몸에 들어가서 그와 의사소통을 하게되고, 그리하여 두 명은 범죄자를 찾는 작업에 돌입하는데…알고보니 그 범죄자는 소년의 숙부..였나?의 안에 들어가 있었다는 내용이죠.
기억에 남는 장면은, 상처를 입어서 들여다봤는데 생각보다 큰 상처임에도 불구하고 피가 거의 나지 않고, 얇은 막으로 덮여있었다는 부분, 인간이 알코올로 상처를 소독하자 세포가 말라버리는 듯한 쓰라림이 느껴져 몸을 움츠렸는데, 때문에 갑자기 피가 치솟게 되죠. 으음, 분명 외계인 경찰 입장인 1인칭 시점으로 쓰였던 것 같은데, 중간중간에 소년의 눈으로 본 3인칭 시점도 쓰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숙부의 몸 안에 범인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은 공구상자 덕분이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던 책이었는데 제목도, 저자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ㅠ.ㅠ 어렸을 때에는 그런거 별로 신경 안쓰잖아요. 크흑.
그러고보니 그 선집에도 참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았어요. 제목은 하나도 기억 안나지만……-_-;;; 초능력자들 이야기도 산더미라서 무척 좋아했지요. 특히 존이라는 엄청난 초능력자가 초능력자들의 마을을 만드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게다가 비극으로 끝나기까지 했으니.
요즘엔 이런 녀석들은 안나오는 걸까요, 으음……
이 녀석에 관해서도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셔요.
1. ‘사막의 여왕’이었던 것 같고요. 역시 솔로몬 왕의 보물을 쓴 작가가 쓴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2. 줄거리는 눈에 익은데, 제가 직접 읽어보진 못한 것 같네요.
3.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주니어 SF 전집’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단편 모음에 실려 있는 이야기였지요. ‘외계인 형사’라는 식의 별로 번역이 잘 된 제목은 아니었던 듯한데, 저도 잘 기억나지 않네요. ^^;
2,3번은 모르겠고, 1번은 왠지 솔로몬 왕하니 시바의 여황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내용보니 왠지 아닌것 같아;
(도움이 안되는 글만 달고 휭~ (도망))
1번은 사막의 여왕같긴 한데 제가 읽은 사막의 여왕은 그냥 신비로운 여성이었고…그 여왕을 만난 사람은 탈출하고 싶어하면서도 탈출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였어요. 마지막엔 탈출했던 남자가 돌아오고 끝났는데.. 여왕이 쪼글해졌다는 기억은 없네요;;
3번은 어렸을 때 산 손바닥만한 위인전기+sf+호러 책 시리즈 가운데에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네요. 뒤적뒤적…. 찾았습니다. 아동문학사에서 나온 ‘별에서 온 탐정’이에요. 작가는 헐 클레멘트 지음. 이 책의 정가는 1400원으로(..)1987년에 나왔네요. 이 시리즈 참 많았는데 이사갈 때 재밌는 책 몇권만 추려서 가지고 나왔죠. 우주전쟁도 시리즈에 있더라고요. 글씨는 애들용이라 엄청나게 큽니다; 제가 읽은 사막의 여왕도 이 시리즈에 있는데 진짜 어린이용으로 별별게 다 나왔죠..
이때는 ‘습니다.’ 가 아닌 ‘읍니다.’ 로 끝나니까 정말 웃기지만 다시 봐도 재밌어요.
1번: 동굴의 여왕입니다. 저도 아동용 문고로 봤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어서 제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언문화사에서도 근래에(2년 전인가) 동굴의 여왕이란 제목으로 냈었죠. 솔로몬 왕의 보물도 냈었고.(에스에프나 환타지를 계속 낸다는 계획이었던 것 같은데 이후 같은 쟝르의 책이 안나오는 걸 보면 책이 안 팔려서 접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애석…..)
2. 지저세계 펠루시다, 입니다. 이것도 어디서 낸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접었다고 합니다.(영언문화사?)
지저세계 펠루시다는 시리즈로 꽤 여러작품이 있는 걸로 압니다. 근데 그 내용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치미 뚝 떼고 같은 배경으로 다른 이야기를 썼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듯 한데, 전 지저세계 펠루시다만 읽어서 확언은 못하겠네요.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 씁니다.
1. 저도 동굴의 여왕으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원제는 잘 모르겠어요. 어린 마음에 참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지저세계 펠루시다의 저자는 타잔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sf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입니다.
버로스의 작품은 퍼블릭 도메인이라(사후 50년이 넘었죠) 저작권 부담없이 내면 되는데, 왜 아무도 안 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내줬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책읽기 홈페이지(happysf) <칼럼>에 들어가면 지저세계 펠루시다에 대해 김상훈님이 적은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글 쓰면서 너무 도배를 한 것 같아서 죄송^^)
2. 지하세계 펠루시다 로군요. 위기의 펠루시다 라는 속편이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근데 도마뱀이 아니라 익룡과 같은 녀석들이었던 것 같군요.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아마도 인간의 가청주파수를 넘어서는 소리겠지요) 트럼펫을 연주한다든지, 인간 소녀에게 최면을 걸어 산채로 몸을 하나하나 뜯어먹는다는지 하는 장면들이 기억나네요.
이미 답글을 많이 다셨군요. 제가 읽은 계림문고 판은 동굴의 여왕이었습니다. 저도 무척 재미있어서 다시 보고 싶어..했거든요. 어릴적 읽었던 책들은 동화책으로 완역본으로 나오는대로 구하려고 이미 결정은 내려놓았습니다.(자..이제 금전문제만 남았군요)
+동굴의 여왕은 아동용이 아닌 책으로 나와있는걸 분명 본듯합니다. 서점에서 들고 꺼내 읽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고작 작년의 일인데; 기억나면 댓글 남기러 오겠습니다.
Egene/ 저도 이 책 읽다가 작가가 같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금성출판사 주니어 SF라, 그거 맞는 거 같아요. 오오오오오오, 역시.
은영양/ 시바의 여왕이라는 영화는 참 멋졌는데요, 하핫.
사과쨈/ 헉, 그걸 가지고 계시단 말입니까! 으어, 부러워요!! ㅠ,ㅠ 전 친척집에 갈 때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저 시리즈를 몇 권씩 읽어젖힌 생각이 나는군요. 무지 부러웠죠, 저 전집도. ㅠ.ㅠ 옛날 책들의 ‘읍니다’를 보면 기분이 참 묘해요. 처음 ‘습니다’로 바뀌었을 때 오히려 어색했던 것 처럼. ^^*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짱구/ 으음, 사막보다는 역시 동굴의 여왕쪽이 더 맞는 듯 하군요.
지저시대 펠루시다!!! 맞는 거 같습니다! 크흑, 저게 기억이 안나서리, 엉엉엉, 그런 식의 속편이었군요. 그녀석은 어디서 읽었는지 정말 기억이 안 나네요..ㅠ.ㅠ 아아, 다시 읽고 싶습니다. 작가가 버로즈 인줄은 몰랐군요. 으음, 이거 참, 원서로는 구해볼 수 있으려냐. 그래도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있군요. >.<
아, 아닙니다. 가물가물한 기억들을 많이 되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kyle/ 많은 분들이 모이니 ‘동굴’ 쪽으로 대세가 모아지는군요. ^^*
ㅁAㅁ/ ㅁAㅁ님도 기억하고 계시군요. 오호, 날개가 있었던가요? 그건 잘 기억이 안나서. 머리는 귀가 없는 공룡머리였던 걸로 기억하긴 하는데, 껍질을 뒤집어쓰고 손가락을 접어 맞추고 발로 뒤뚱거리겨 걷느라 고생했다는 부분만 기억나는군요.
맞아요, 맞아! 최면을 걸었더랬죠!!! 아흑,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funnybunny/ 계림문고! 오랜만에 듣습니다. 아아, 저도 어릴 적 읽은 책들은 어케든 다시 구해보고 싶어요. 호첸플로프 시리즈도 완역으로 읽어보고 싶은데, 몇 개 나온 건 좀 마음에 안들어서.
아, 제가 말한 저 ‘그녀’라는 책이 동굴의 여왕의 완역본입니다. 읽다보니 분명 읽었는데 그게 뭐였지..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헛..동굴의 여왕 완역본이 나왔군요!! 저는 저 책 너무 좋아해서, 문고판 동굴의 여왕 여태 가지고 있답니다. @_@
영언문화사판 동굴의 여왕은 최근까지도 지하철 떨이판매에서 반값에 구입 가능했습니다. 얼마나 안 팔렸으면…;;;
‘별에서 온 탐정’의 원제는 ‘1억 개의 바늘’인가 뭔가였는데, 박상준님의 해설서 ‘멋진 신세계’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섬나라의 어떤 sf팬은 이 작품의 ‘기생+공존’이란 컨셉이 울트라맨에 영향을 준게 아닌가 라는 추측을 하기도…;;;
핑백: 잠보니스틱스
저도 예전에 본 책들이 많군요.
…친척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버리지 않았으면 얻어와야 할까나.
동굴의 여왕이어요. 어릴때 진짜 재미있게 읽었었쥬.
다들 친척집에서 많이 읽으셨나 보네요. 전 친척집에서 아예 뽀려왔답니다. ㅡ//ㅡ 언니랑 같이 달라고 달라고 해서 가져왔지요. 친척집에서 가져온 전집은 약간 연령이 높았죠,. 루팡 시리즈도 있고 삽화가 멋져요. 훌훌.
체샤고양이/ 저도 어렸을 적 책들을 챙겨놓을 걸 그랬어요. 서울에 올라왔더니 엄마가 저 없는 사이 친척 동생들한테 나눠줘버리셨더라구요. ㅠ.ㅠ
잠본이/ 헉, 그랬단 말입니까! 왜 전 항상 그런데 기웃거리면서도 못찾는 걸까요. -_-;;;;
1억개의 바늘이라..뭔가 잘 연결이 안되네요. 그러고보니 그땐 무척 신기한 내용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쓰이는 주제군요. 으음.
地上光輝 / 추억의 책들이죠. ^^* 다시 보고 싶은데 말입니다.
약토끼/ 다들 기억하고 있군!!!! 나만 머리가 나쁜가..ㅠ.ㅠ
사과쨈/ 저희 부모님은 언니오빠들을 위해 전집을 사두시곤 저를 위해서는 전혀…-_-;;; 다른 친척들집이나 친구들 집에 가서 미친듯이 읽어댔지요.
덕분에 어린 시절의 다 잊어버린 기억을 상당히 많이 얻어간다.
환상문학선맞군요. 맞아요! (하루가 다르게 머리가 늙어가나 봅니다-_-) 분명 그쯤의 구석자리였는데.. 하고 있었지요. 환상문학선으로 읽고 싶은 작품들이 나와줘서 다 독파하고 싶은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읽은거라도 다시 새로 읽고 싶어요. 아직 몇 작품밖에 못 찾아 읽었지만..
풀팅/ 어.
funnybunny/ 환상문학선은 정말 예기치못하게 ‘어 이거 아는데…’라는 작품들이 많아서, 기분을 참 새롭게 해 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