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재미있네.
무협은 학창시절 김용으로 시작해서 그 뒤로 다른 작품들은 도저히 취향에 맞출 수 없어 포기한 케이스인데, 그래도 약간의 상식이 있다 보니 조금씩 설정이 풀릴 때마다 기발함에 감탄하며 봤다.
읽으면 읽을수록 주인공의 전생이 가장 흥미롭다.
자칭 ‘미친 놈’이라고 하나, 이건 그냥 미친 게 아니라 일단은 미쳐 돌아가는 세상의 부조리에 미친 게 하나, 두 번째는 나름 세상을 바로잡아보고자 큰 뜻을 품었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하여 꿈이 좌절된 것에 원인이 있으니 이건 세상을 향해 미친 거지 자기 자신을 향해 미친 게 아니다. 현생에 와서도 수정된 경로를 거치면서도 결국엔 다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회귀물인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이 가능하고.
결국 자하와 무림맹주는 종이의 양면이라, 서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각자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런 관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취향 작렬이다.
일단 작가가 ‘정파’적이라고 해야 하나. 인터넷 글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옳다는 전제 하에 얍삽하고 못된 쪽을 좋아하는 취향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소설은 그런 쪽이 아니라 좋았다. 다만 악역도 너무 곧게 그리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묵직한 소설이라 좋다. 글을 허겁지겁 읽게 만들지도 않고 왠지 모를 리듬이 있고.
작가 전작을 찾아봐야 하나 생각 중
광마회귀 좋죠! 전작도 나쁘진 않은데, 광마 먼저 읽고 나서 보면 안맞으실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전작과 광마 사이에 환골탈태했다고까지도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전 작품엔 좀 더 겉멋이 있더라고요 ㅎㅎ
아아 그렇군요. ㅠ,ㅠ
찾아보니 다른 작품들은 다들 평이 좀 갈리고 바로 전작은 그래도 꽤 반응이 좋아서 이걸 읽어볼까 했더니 네이버에만 있어서 잠시 고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