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들을 위한 헤어제품과 미용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마담 C. J. 워커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니시리즈.
전혀 알지 못한, 혹은 관심이 없었던 역사였음에도
이미 알고 있던 정보들을 하나씩 대입하면 이보다 더 당연할 수가 없다.
미국의 흑인여성들이 머리 때문에 얼마나 고역을 겪고
그것을 정돈하기 위해 돈과 시간과 노력을 사용하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애디 먼로라는 경쟁상대와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고난의 연속이 이야기를 가끔 스릴러에 가깝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탁월한 여성사업가의 이야기가 으레 그렇듯 남자들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지. 기대를 벗어나지 않아서 좀 웃었다. 그렇다고 주인공을 우상화하지도 않는다. 집요하고 미래지향적 비전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확고한 정체성을 인식하고 있고,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흠결을 지닌 전형적인 사업가. 인물 자체가 현대적인만큼, 가끔 극 자체가 너무 현대적인 연출을 하고 있어서 시대적 배경을 깜박 잊어버리기게 되는데, 내가 구식이라 그런지.
옥타비아 스펜서의 얼굴은 문득문득 인도 영화에서 본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인종이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서로 비슷하다니까.
요즘 이상하게 흑인 관련 작품들을 보게 되는데 [넷플릭스에서 자주 눈에 띄기도 하고}
내가 막연하게 뭉뚱그려 미국문화라고 인식하고 있던 것이 실은 아프리칸 아메리칸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 얼마나 많았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그나마 처음부터 가장 강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음악인데, 이런 작품들을 볼 때마다 그리고 삽입곡들이 흐를 때마다 이들이 이제껏 쌓아온 풍부한 음악적 자산에 감탄하게 된다. 그 배경을 생각하면 자산이라고 표현하기가 죄스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