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에게 포위당해 고립당한 도시 알레포의 기록.
와드 감독은 수년 전 민주화운동 때부터 도시와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고
알레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남편 함자와 함께, 그리고 딸 사마와 함께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시리아 내전이라고 하지만, 과연 이것을 내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일방적인 상황을 전쟁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
독재정부를 몰아낸 자리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들어오고
국제사회는 존재하기만 할 뿐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고
피와 죽음이 점점 뒤덮는 와중에도 생명은 태어나고 아이들은 자란다.
안에 있는 사람이 들고 있는 카메라의 기록이란
밖에서 들어간 사람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처절한데,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사람과 사랑과 정이 있어서
더더욱 가슴아프다.
그 일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을망정 나는 광주가 고향인 사람이고,
그래서 내내 더욱 이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외세까지 끌어들여 자기 나라의 도시 하나를, 국민들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는 지도자에서부터
나아가 북한에까지 사고가 치닫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류에게 환멸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계속해서 삶을 살고, 존엄성을 유지하고, 남을 돕는 이들에게
존경심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