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가 연속 사흘 동안 구토가 심해서
– 평소에도 심하긴 하지만 마지막 날은 정말 밤새도록 토해서 –
화요일에 동물병원에 다녀왔는데
신장수치가 최악이 나왔습니다. 기계 측정한도를 넘어선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안그래도 만성신부전이라 콩팥이 하나 밖에 없는 상태라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일단 입원을 시켰는데
콩쥐는 사람도, 낯선 환경도 극도로 싫어하거든요.
이틀간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화장실도 사용하지 않고 몸을 적시고,
사료는 입도 대지 않고,
치료가 불가하다고 판단,
제가 직접 피하주사를 놓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왔어요.
집에서는 좀 진정이 되었는지 화장실도 사용하는데
여전히 입맛은 돌지 않고 억지로 주사기로 적은 양이나마 습식사료를 주입 중입니다.
활력도 확실히 줄었고요.
오후에는 늘 밑으로 내려와서 일하는 저를 붙잡고 놀아달라 찡찡거렸는데
오늘은 화장실 갈 때 말고는 내려오지 않는군요.
올해 9월 정기검진 때만 하더라도 나름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 중이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집에 돌아온 뒤에 평소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역으로 생각하면 평소에도 조금씩 나빠지고 있었다는 의미가 아닌가도 싶습니다.
저도 이제야 조금 진정이 되긴 했는데
이틀 동안 병원에서 수액을 맞았어도 수치는 조금 도 변화가 없고….
조금 장기전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 유지되면 남은 신장 하나도 망가져서 최악의 예후가 될 각오도 해두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일단 12월 말에 예정되어 있던 스타워즈 관련 행사를 전부 취소했어요.
– 흑흑 대만에 가서 에피 9을 보려고 했는데 ㅠㅠ 결국 한국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3주일이나 늦은 1월 8일 개봉이더군요.
콩쥐도 미오도 나이가 있다 보니 이번 여행이 앞으로 오랫동안 마지막이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 마지막마저 불가능하게 되었군요.
더욱 걱정스러운 건 제가 내년 언젠가는 허리 재시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소 사흘, 최장 일주일은 자리를 비워야할 것 같은데
콩쥐에게 약을 먹일 수 있는 사람은 저 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콩쥐가 지금 고비부터 넘기는 게 급선무겠지요.
나중 일은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죠.
아, 제발 내일 검사에서는 조금이라도 수치가 나아졌으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