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편을 먼저 읽었는데, 디스토피아를 그리기 위해 유토피아를 그릴 필요는 없지만 유토피아를 묘사하기 위해서는 디스토피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굳이 두 주제로 나눌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긴 했다. 무엇보다 둘 다 결국에는 벗어나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반대로 디스토피아 편이 더 희망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유토피아 편에서는 김초엽 작가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가장 좋았고, 가장 주제에 근접한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 디스토피아 쪽이 작가들도 더 편하게 쓴 것 같아서 나 자신도 더 몰입해 읽었는데, 가장 취향에 맞는 걸 꼽으라면 정도경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였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