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수상목록 때문에 극장에 걸렸을 때 보고 싶었으나 놓친 작품이었는데
역시 왓챠에서 발견했다.
그리곤 보기 시작했는데….
시작한 지 몇 십분 지나지 않아 이 작품에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알겠고,
어떠한 충격요법을 시도했는지도 알겠고,
연출방식 또한 독특해서 기발함이 감탄스럽긴 한데
간간히 “감독 미친 놈 아냐?” 소리가 나오게 된다.
잔인하고, 그것이 재연 픽션이라는 것을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기에
더욱 이 촬영 방식에 토악질이 나온다.
무엇보다 나는 이와 비슷한 역사를 겪은 한국인이고,
감독이 제1세계, 그것도 북유럽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더더욱 카메라의 시선이 불쾌하다.
나는 제3자이며, 아무 감정도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찍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그 수많은 장면들을 그렇게까지 길게 여러 번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그래서 간혹 저 괴물들을 냉담하게 찍고 있는 카메라가 더 괴물로 보일 지경이다.
이 작품이 가해자의 모습을 그렸다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찍은 후속 다큐멘터리를 발표했다고 들었다.
어쩌면 그 후속작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는 작품일지도.
일단은 보는 내내 무척 괴로웠고,
웬만큼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