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를 사용하던 누이가
어느날 볼 게 없다며 왓차를 하필 내 이름으로 신청해서.
사람들 입에 꽤 오르내리던 작품들이 왓차에 많더라.
“리틀 드러머 걸”도 봐야 하는데 아직 그런 기분이 아니라서 손을 못대고 있다.
여튼 한동안 꽤 칭찬이 자자했던 “킬링 이브.”
음, 스토리는 스파이물? 스릴러? 연쇄살인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크게 독특한 편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건 이브의 설정과 성격과 산드라 오의 연기였다.
아니, 언니. 왜 여기저기서 칭찬받고 상탔는지 매우 납득이 갈 만큼.
이브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고, 그 생활감 있는 연기가 좋았어.
보통 이런 스토리에서 이브 같은 역은 그런 식으로는 눈에 띄기가 어려운 역할인데.
반면에 빌라넬 역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사실 이런 드라마나 내용에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은 사람들이 가장 병적인 흥미를 보이기도 하고
가장 큰 호기심의 대상인데 이상하게…. 빌라넬의 사이코틱한 면은 그려지거나 연출되는 방식 자체는 괜찮았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핸들러 아저씨 빼고는 다들 미묘하게 합이 안 맞다고 해야 하나.
이브와 빌라넬의 케미도 야슬야슬(오타가 아님)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어, 스토리 내에서 둘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고 배우들도 캐릭터의 관계 해석이 잘못될 리가 없는데 서로를 향하는 감정이나 표현의 울퉁불퉁함이 톱니바퀴나 찢어진 종이 귀퉁이처럼 기분 좋게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라 으음, 여튼 묘한 불협화음이 있다.
오히려 이브랑 캐롤린 국장님 둘이 나오는 부분이 제일 스릴감 넘쳐.
아니, 정말로. 빌라넬보다 이브 팀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어.
여하튼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인데도 2부가 크게 궁금하지가 않다.
여기저기서 들은 것도 있고, 왠지 2부가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가서.
1시즌에서 지금보다 훨씬 이브 중심의 시선과 비중을 늘리고 2시즌에서 빌라넬의 비중을 늘려 동등한 수준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