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박열의 연인이자 동지였던 가네코 후미코의 수기.
도서전에서 눈에 띄어 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다른 출판사에서 새 버전도 나와 있었다.
다른 번역을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작품.
감옥에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쓴 글이기에
사상적인 부분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 및 생애의 여정이 그려져 있다.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아동학대로 점철되어 있어 많이 괴로웠다.
어렸을 때 읽은 오싱 같은 책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러나 이게, 또한 아주 보통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일본의 아주 많은 여자아이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며
한국의 여자아이들은 그보다도 더욱 지독했겠지.
그럼에도 저자의 의문과 담론은 지금에도 통용될처럼 현대적이라서
가끔 너무나도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싶었던 어린 여자아이가 외치는
“사람들이, 세상의 학대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가
절절하게 귓전에서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