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이게 참…..
“살인의 추억”과 “마더” 쪽을 더 좋아하고 “괴물”이나 “설국열차”, “옥자”는 약간 내 취향과 빗겨져 있는데 – 그 의도적인 인공적 느낌 때문에 – 이 영화는 그 둘을 섞어 놓은 듯한 분위기.
누가 봐도 판타지인데 큰 부분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부분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다 보니
기분이 굉장히 묘하다. 이런 모순된 걸 잘 그리는 감독이라는 건 알지만.
영화가 평소보다 훨씬 매끈하고 가장자리를 잘 다듬어 맞춰놓은 느낌이라
봉준호의 다른 영화들과 약간 이질감이 있다.
게다가 풀이가 필요 없을 정도의 직설적인 표현과 장면들.
웃을 수가 없네.
덧. 한국 배우들을 잘 모르는데 박소담 얼굴 정말 좋더라.
그리고 미성년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정은 배우 처음에 얼굴 못 알아봤어. 어떻게 이렇게 다르지.
개봉일에 오랜 친구와 함께 봤는데, 불편한 소재를 잘 감당하지 못해서 걱정했었지만 많이 웃고 무척 재밌게 봤어요. (후반에 이거 어떻게 되는거야라며 잔뜩 오그라붙어 있던 것과는 별개로) 근데 재밌게 보고 나서 곱씹을수록 쓴물이 올라오는 것 같은 뒷맛이 아주 오래 가는 영화더군요. 내가 웃을 처진가 하는 것도 그렇고 난 어느 쪽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나 등등…
전 사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냉정해지더라고요. 영화 내내 화면 밖 관찰자 입장으로밖에는 볼 수 없도록 굉장히 공을 들여서 일종의 무대를 설치해 놓아서 더더욱 그렇고요. 그런데 본문에서도 말했듯이 미묘하게 작은 부분에서 가끔 지독한 현실감이 느껴져서 기분이 진짜 묘하게 찝찝하고. 특이한 기법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