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독특한 영화다.
원작이 있다고 들었는데,
설마 원작은 영화와 다른 분위기겠지?
아무리 블랙 유머와 비아냥이 넘치는 도메스틱 스릴러라도 내용상 이런 분위기는 아닐 것 같은데.
감독이 천재거나 또라이가 아닐까.
페이그 감독의 작품을 몇 개 전에도 봤지만 정말 특기 하나는 기가 막히네.
영화 자체의 톤과 그 안에 담긴 내용의 괴리감이 굉장한데
그럼에도 굉장히 잘 엮어내서
영화 전체가 이걸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의 반응을 의도적으로 끌어내고 있는데도
순간순간의 위트에 그 머뭇거리는 감정적 어색함을 금세 잊어버리고 허탈한 반응을 하게 된다.
심각해지는 순간 치고 들어오는 유머감각이 인물들에 대한 의심을 자꾸 거두게 만들어서
끊임없이 나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배우들이 그만큼 뻔뻔해.
안나 켄드릭 정말… 그 순진함 속에서도 끝까지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움을 거두지 않고 있어서 좀 감탄스럽고.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이름만 들은 배우인데 정장 입은 모습에 정말 반하겠다.
신년을 이 영화로 열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