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콜슨 화이트헤드.
흑인들의 탈출을 도왔던 지하철도 조직을 진짜 ‘철도’로 해석하여 노예소녀 코라의 탈출기를 그린 작품. 덤덤한 문체임에도 감정이 사무쳐 있다. 동화같은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리하여 그들이 지금도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고 이 길에는 끝이 없으리라는 사실을 혹독하게 실감하게 한다. 절규하지 않는데도 아프다. 정말로 아프다.
생각보다 길지 않고, 희망적인 결말에도 카타르시스는 없다. 어쨌든 그 이후의 기나긴 역사 또한 우리 모두 알고 있기에.
수십년 일제 강점기를 겪은 우리도 세대에 걸쳐 쉽사리 떨칠 수 없는 감정을 품고 있건만 백년이 넘도록 수탈당하고도 가해자들과 아직도 한 나라 한 땅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심정은 어떠할지 사실 짐작도 잘 가지 않는다. 작가마저 ‘화이트헤드’라는 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마저 아이러니하고. 나 역시 지난 수십년 간 주로 백인주류가 만들고 내보이는 대중매체를 통해 미국문화를 배웠다보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아직도 낯선 부류이고 이제야 조금씩 ‘그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보고 들으면서 배워나가는 중이다. 아직도 더 많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