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지인의 도움으로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며칠 전이긴 했는데.
기존의 흔하디 흔한 냉전시대 첩보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타이틀을 보니 원작이 있더군요.
스타일은 좋습니다.
샤를리즈 테론과 소피아 부텔라의 비주얼이 아름답고
액션도 좋아요.
무식하게 치고받기보다 역시 여성이다보니
도구의 사용도 다양하고 처절하기도 합니다.
현실감이 떨어지지 않아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습니다.
어흑 언니 이제껏 이런 거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대.
그러나 로레인의 성별만 바꿨을 뿐,
그 외의 캐릭터 특성과 스토리는 기존의 첩보 영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서
델핀이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소피아 정도의 배우를 데려왔으면 스토리상 그보다 중요한 역을 줘야 할 것 아닙니까.
아니면 그냥 남배우를 데려와서 그런 식으로 사용했었어야죠.
그게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에도 부합하고 말이죠.
[그건 그렇고 소피아 진짜 예뻐요. 정말로 사랑스럽습니다. 세상에.]
사실 생각해보면 전 정보를 전혀 모르고 영화를 보러 가서
처음 나오는 캐스팅에 눈이 뒤집어졌지만요.
토비 존스에 엥? 제임스 메커보이가 나와? 빌 스카드가드? 존 굿맨? 히익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매커보이 군은 이제 저런 ‘나쁜 남자’ 역할을 그만 둬야 합니다.
한 두개면 이해를 하겠는데 지금 얼마나 많은 닮은 캐릭터를 연속으로 하고 있는 겁니까.
안그래도 이런 인물이 지겨운데
영화의 마무리가….젠장, 작고 약삭빠르고 나쁜 남자 매커보이한테
카메라 똑바로 쳐다보고 쓸데없이 독백 읊조리는 것 좀 그만 시켜요.
이제껏 지겨울 정도로 봤는데
심지어 영화 내내 샤를리즈가 얼마나 멋있는지 봐라!!! 를 보여놓고
갑자기 이런 연출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
전체적으로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건지 감이 안 잡힌다고요.
참, OST가 끝내 줘요.
정말 너무 익숙한 음악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스타일리시한 화면도 그렇고
중반까지는 참 좋더라구요.
시간때우기로 보러 가기에 좋은 영화입니다.
때 늦은 냉전시대의 허무함과 덧없는 정치게임, 뭐 그런 게
빠졌더라면 오히려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