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은 너무 호평이 많아서 최대한 기대를 억누르고 간 케이스.
재미는 있습니다.
일단 그 수많은 인원을 정리하는데 성공했고
일대일 액션, 또는 서로 연계되어 벌어지는 앙상블 액션도 훌륭해요.
기본적으로 “윈터 솔저”와 마찬가지로 액션 첩보물의 얼게를 띠고 있는데
그게 루소 형제 취향이 아닐까 하네요. 고전적인 첩보물이요.
본 아이덴티티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열광했느냐고 묻는다면,
흠, 미묘하네요.
“시빌워”예요.
원작의 초인등록법이 주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기본적으로 버키를 둘러싼 갈등이 주 내용이 될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시작은 생각할 점이 있는 심각한 공적 주제에 대해서 꺼내놓고
중후반도 아니고 편을 나누자마자 곧장 개인적인 전쟁에 돌입합니다.
개인사를 끌어내기 위해 소재를 사용한 것 밖에 안 되죠, 이건.
이렇게 되면 캡틴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도 정말 야, 와서 내 편좀 들어줘, 이기적인 이유로밖에 안 보인다고요.
중반이야 여러 애들끼리 싸우는 것에 흠뻑 빠져 봤으니 그렇다고 쳐도
[그래도 전 공항씬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처음 열 때의 액션이 더 좋았어요.
공항은 좀 길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종반에서는
“여기서까지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이건 아니지이!!!!!!
아니, 물론 그 이야기가 나올 거라는 건 영화 초반부터 보여주긴 했지만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캡이 버키 때문에 싸우는 거랑
토니가 과거 때문에 캡/버키랑 싸우는 거랑
완전히 똑같은 이유인 건 둘째치고[그건 뭐 영화 전반에서 반복되는 주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거랑 소코비아 협정이랑 뭔 상관이냐고요.
이래서 선택을 개인에게 맡기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거냐!
심지어 악역이 들고 나온 동기도 개인사로밖에 연계시키지 못했어.
처음부터 법안 이야기를 꺼내지를 말든가요 이 사람들하.
이쯤되면 차라리 뱃대숲 쪽이 더 일관성이 있다고.
그래서 사실
액션은 재미있었는데
두번째도 봐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누구야, “윈터 솔저”만큼 잘 나왔다고 한 인간이.
세세한 조각들은 잘 맞춰놨는데
퍼즐을 풀고나니 완성된 그림이 처음 뚜껑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아닌 거죠, 이건.
그래서 간단히 말하자면
뱃대숲에 대한 지나친 혹평이 좀 어리둥절했던 것처럼
시빌워에 대한 지나친 호평도 좀 어리둥절합니다.
이 정도 칭찬을 받을 건 아니잖아?
티찰라의 등장과 소개는 스토리상에서 적절했고 배우도 좋았고 단독영화도 엄청 기대되지만
스파이더맨은 개인적으로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았긴 해도 냉정하게 보면 설명도 장면도 좀 과했어요.
무엇보다 명분은 사라지고 없고 그냥 ‘패싸움’을 하기 위해 끌어들인 캐릭터가 되어버려서.
하지만 앞으로 이 꼬맹이가 새 영화에 나와서 두 시간 내내 조잘거릴 걸 상상하니 발그레하군요.
호크아이는 어벤1, 어벤2, 시빌워에서 모두 다른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 저건 레너잖아?
에버렛 로스는 나올 때마다 마틴 프리먼이라서 너무 웃겼습니다.
건 그렇고 로스 장군이랑 무슨 관계랍니까?
앤트맨은 여전히 사랑스럽군요. 으하하하하핫
럼로우, 울 럼로우 아저씨 엉엉 ㅠㅠ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이번에 페이즈 2가 끝나던가요?
이 뒷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하군요.
덧. 버키가 원작 완다 역할을 하고 있다니…사실 그때도 캡아 캐붕이라도 엄청나게 욕먹지 않았던가.
덧2. 결말을 보면 어벤2 때 제렒과 크리스가 블위를 두고 “이남자 저남자랑 다 썸타는 XX”라고 한 말을 그대로 캡아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전처 때문에 현처와 싸우더니 결국은 잘생기고 돈많고 똑똑하고 현명하고 권력있는 국왕님한테 가셨어. 푸핫. 좀 웃어도 되나.
시빌 워가 아마 페이즈 3의 시작일 거에요. 올 11월에 (우리나라는 아마도 10월말에) 개봉한다는 닥터 스트레인지부터 가오갤2, 스파이더맨, 토르3, 블랙팬서(중요! 2018년2월!!!), 어벤3-1, 앤트맨2, 캡틴마블, 어벤3-2로 2019년까지 미친듯이 달리는 스케줄이라고 합니다. (인휴먼스도 여전히 이름은 있지만 엎어지지 않을까 싶은;)
어쨌거나 시빌 워보다 윈터 솔저가 백 배쯤 낫다는 건 여전한 생각이고요. 주제의 일관성으로 따지면 시빌 워보다 어벤저스 2가 더 낫지 않을까도 싶은 지경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뱃대숲과는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결국 마블 대 디씨로 티격태격 하던데, mcu와 dceu 중에 누가 나은 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원더우먼이 근사하게 나오면 이제 블위 단독영화 엎은 마블이 대박 욕 먹겠죠. 욕 좀 먹었음 좋겠어요.
헐, 진짜 많네요, 전 사실 굳이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통합할 필요가 있는가, 주의인 인간이라서. 세계관이 같은 건 괜찮지만 이야기 자체를 연계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말이죠, 쩝. 인휴먼스는 아무래도 엎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스파이디 덕분에 폭스랑도 관계가 개선되는 것 같기도 하고.
저도요, 윈터솔저는 한동안 독보적으로 남을 것 같고 어벤2에 대한 평가가 좀 상승했달까요. 그건 캐릭터는 몰라도 이야기의 일관성은 있었는데. 아니면 차라리 처음에 ‘집단이 시켜서 행동한 버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같은 이야기를 부각시켰더라면 주제와도 더 맞아 떨어졌을 것이고 캡아와 토니의 선택에 정당성과 살을 더 붙일 수도 있었을텐데요.
MCU와 DCU는 코믹스만큼이나 서로 분위기가 동떨어져 있어서 둘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제발 그만 좀 서로 의식했으면. ㅠ.ㅠ 원더우먼 영화 진짜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크흡
우선 원래 그랬던…엑스맨 까지도 집단 대립 구조로 빠지고…히어로 영화판들이 쏠리는 구성인듯 해요. 저는 이번 영화는 무지하게 괜찮게 보긴 했지만…말씀대로 윈터솔저 만큼의 작품은 아니었다 봐요. 그게 아무래도 이야기 구조는 어벤저스 만큼 커진 상태인데다…스파이디, 블랙팬서 영화의 예고편 역할도 해야 해서…2시간 30분 안에 해야할 이야기 , 등장시킬 캐릭이 너무 많고 캡틴 아메리카3라는건 지켜야 하다보니 맹점이 생겨난듯 합니다. 특히 장사 되겠다 싶어 영화화를 감행한 원작 코믹스 시빌워의 볼륨은 너무 크고 영화만의 독자노선이 있기도 하고… (이런 의미에서 인 휴먼스의 제대로 된 영화화는 어렵다 여기고요.) 이 정도 정리도 쉽지 않았다 봅니다. 배대슈의 한꺼번에 여러 영화 떡밥 던지기 같은거 처럼 어느정도 후속기획이 거미발 처럼 쳐져 있는 거대 세계관 기획영화의 한계점이라는게 존재하는 것도 같고요. 그나마 이 정도 비평도 요즘 보기가 힘드네요. 국내 상영관 수만큼 한번 뭔가 나왔으면 사람들 평가가 다들 앵무새 처럼 하나로 쏠리는 경향이 요즘 되게 커져서 말이죠.
엑스멘이야 원래 그런 애들이니 일단 논외로 치더라도 말이죠. 적어도 엑스멘 쪽은 중심 스토리가 먼저 있고 거기에 필요한 인물들을 끼워넣는 식인데 마블은 점점 다른 단독 영화들의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가 중심 이야기가 되고 있으니까요.DC는 그 반대로 먼저 무더기를 보여주고 거기서 각각의 인물들로 파생한다, 고요. 사실 정석은 DC나 엑스멘쪽이긴 한데…
그쵸그쵸그쵸, 정말 저도 새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뱃대숲이 그렇게까지 까일 영화였나?/ 시빌워는 이렇게까지 찬사 일색일 영화인가?’
아니 시빌워 정도 층위에서 저렇게들 좋아죽을 거면 대체 뱃대숲은 왜 그렇게들 깠대 싶기도 하고…
(제 감흥과 9할 정도 합치하는 듀나의 단평은 아주 십자포화를 맞고 있더군요)
시빌워가 준수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고 차가운 머리로 비교했을 때 뱃대숲보다 낫다는 건 알겠습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제게 ‘그래서 뭐가 더 좋으냐’라고 물어보면 잠깐 고민하다 뱃대숲을 고를 것 같단 말이죠. 거칠고 불친절했지만 뱃대숲의 몇몇 장면은 정말 신이 나서 막 박수라도 치고 싶을 정도로 짜릿했는데, 시빌워는 재미있게 보면서도 그런 쾌감은 이상하리만치 없었어요. (아니, 눈앞에 저런 장면이 펼쳐지는데 왜 이렇게 달아오르질 않지?같은 느낌이었달까)
게다가 볼때는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잘 생각해 보면 시빌워의 갈등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정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요상해요. 시나리오에 다수의 작가가 달라붙었을 텐데, 그냥 생각해도 ‘저거 지금 말 건네고 바로 확인하면 끝나는 거 아냐?(지금까지 그렇게 안해왔던 것도 아니고)’싶은 부분에서조차 갈등으로 이어지는데 대체 저걸 못 생각했단 말인가 싶기도 하고.
윈터솔져가 시빌워보다 한참 낫다는 말씀은 제가 구태여 동의를 보탤 필요도 없을 만큼 극명하고, 에오울 때 느낀 것이지만 MCU는 어벤져스나 윈터솔져 정도가 딱 한계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향후 방향에 걱정도 들기 시작했어요. 다른건 모르겠지만 가오갤 2만큼은 안 망가지면 좋겠는데 ㅠ ㅠ
캬캬 저도요. 시빌워가 더 잘만들어진 영화인 건 확실한데 뱃대숲에는 이상한 매력이 있어요. 후자가 투박하다면 전자는 기계적인 데가 있어서 정이 잘 안간달까.제작사 쪽에선 감정적인 영화가 될 거라고 선전했는데 오히려 영화가 진행될수록 머리가 냉정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여튼 소코비아 협정과 버키 이야기를 통합시키지 못한 죄가 큽니다.
가오갤이랑 앤트맨은 지키고 싶어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전체적으로는 캡아 1, 2가 잘 나온 이야기라 MCU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었는데 시빌워가 거의 어벤저스 3가 되어버리다 보니, 오히려 더 손해가 된 것 같습니다.
헉. 개봉했군요;;; 과연 이번엔 극장에서 볼 수 있을런지…(마블 영화 중에 극장에서 본 게 손꼽을 정도….결국 다 블루레이행.)
개인적으로 영웅물은 아이언맨1이 정점을 찍어버렸고, 윈터솔져는 히어로 탈을 쓴 스릴러 영화라고 보기 때문에 둘과 다른 영화가 나오면 나왔지, 둘 보다 나은 영화는 상상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간에 쌓인 마블 스튜디오의 삽질과 DC 영화에 대한 워너브라더스의 결과물들을 보면 오히려 감독에게 권한을 넘기고 간섭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
오, 오랜만이야. 뭐하고 사남. 음, 요즘 마블을 보면 확실히 스튜디오가 간섭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디씨는 시작부터 의식하는 걸 관 두고 마블은 지금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될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