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그래도 미오가 더워서 헉헉대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어제 마침 동물병원에 누군가 취소한 손님이 있다길래 잽싸게 약속을 잡았습니다.
얌전한 애들은 무마취로 한다고 하셔서
앗싸! 신난다! 라면서 그래도 모르니 네 시간 전부터 금식을 시켰는데요.
….결국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 마취 결정. 흑흑흑.
미용사 분 말씀으로는 무마취로 미용할 수 있는 진짜 얌전한 애들은 이발기 소리를 들어도 아무 내색도 안한답니다.
미오는 나름 얌전한 축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나 봅니다.
결국 손 바닥을 물려서 피를 봤음요.
여튼 그래서 미용을 하고 돌아왔는데
중성화 수술을 제하고
미용만으로 따지면 이번이 세 번째 마취였거든요?
첫번째는 비틀거리면서도 밥을 먹으러 가고
두번째는 가만히 누워 침을 질질 흘리길래 너무 안쓰러워서 이번엔 어케든 피해보려고 했던 거고
세번째인 어제는..
마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제 침대에서 쉬야를 하고
바닥에 내려와서는 두 번이나 토하고
체온이 밤 12시가 넘도록 오르질 않아서
정말 가슴을 졸였습니다.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이랬던 적이 없는데.
여러 번 하다보니 몸이 더 약해지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아무리 여름에 고생을 해도, 아무리 1년에 한 번 전문가의 솜씨로 싹 한번 미는 게 외관 상 좋다고 해도
아무래도 포기해야겠어요.
제 약한 심장으로는 도저히 살이 떨려서 원.
이왕 이리 된거 이발기 날부터 바꿔서
[지난번에 비싼 이발기를 샀는데 전혀 안 들어서 항상 가위로만 잘라줬거든요.
미용사분이 날이 나간 걸 거라고 날을 바꾸라는데
….날이 웬만한 싸구려 미용기보다 비싸네. ㅠ.ㅠ 그래도 새로 사는 것보단 날을 바꾸는 게 낫겠지]
여튼, 며칠 전까지는 이랬던 미오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으, 저 가슴과 배에서 흘러내리는 지방덩어리를 보십쇼.
저렇게 조그만데 4.5킬로그램이라니
전 사료랑 통조림 약간 밖에 안 먹이는데 대체 왜죠. ㅠ.ㅠ
그래도 얼굴을 단정하게 미니까 정말 좋군요.
앞으로 집에서는 저런 건 꿈도 못 꿀 테니 미오의 마지막 말끔한 모습 되겠습니다.
최대한 사진을 많이 찍어둬야 하려나.
부츠와 겨드랑이. 캬캬캬캬캬. 누가 저거 가슴이냐고. ㅠㅠㅠㅠㅠㅠ 암컷 고양이도 사람처럼 가슴 있냐고. ㅠㅠㅠㅠ 엉엉엉, 겨드랑이 지방임다. 으익. ㅠ.ㅠ
덧. 콩쥐는 이틀 째 제게 하악질 중입니다.
미오를 데리고 나가서 괴물을 데려왔다며
제가 만져도 비명을 지르고 제 얼굴을 봐도 비명을 지르고
미오가 가까이 오면 비명을 지르고 미오 냄새를 맡고 샴푸 냄새 난다며 너 누구냐고 비명을 지르고
유독 심하네요.
……작작 좀 해라. 이게 벌써 몇년 째니.
아이구 고생 많으셨어요. 미오야 너도 고생했구나. 하지만 이번 여름 좀 시원하게 나렴.
올해 여름은 어케든 버텨도 다음해부터는 어찌될지 벌써부터 걱정임다. 흑
어이구 미오 고생이 많았네요ㅜㅜ 마취 힘들죠 ㅠㅠ저희 구름이는 작년에 병원검사 땜에 몇번 마취를 했었는데, 병원에서 마취 깨는 주사도 놔주고;;나이가 있으니 병원에서 어느정도 마취 깨고 확인하고 보내주더라구요. 애들 나이 들수록 마취가 무섭긴 해요. 즈이집도 구름이 병원가서 마취하고 주사맞고 오니 카레가 하악하고 잡아먹으려고 난리도 아니었으요 ㅋㅋㅋ어느집이나 똑같네요 ㅎㅎㅎ병원냄새 엄청 싫은가봐요.
근데 미오 배가 토실토실 하군요. ㅎㅎ털 좀 자라면 엄청 귀여울듯.’ㅂ’
아, 정말 마취는 한 번 할 때마다 달라지는 거 같아요. 처음 했을 땐 그래도 이 정도면 할만하겠다..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ㅠ.ㅠ 전신마취는 앞으로 포기해야할 거 같아요. 주사마취가 호흡마취보다 훨씬 위험한걸까요. 엉엉엉
털이 자라면 자랄수록 제 야메미용이 얼마나 끔찍한지 확인하게 되실 겁니다. 으힛
어째 점점 더 미오는 주인을 닮아가는 듯한 기분이…..기분 탓인 듯. (으하하하하)
……어디가?!?!?!?!?!?!?
헉 그러고보니! ….어디가?(2)
히히히히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사느라 오랜만에 들어와 보네요.
콩쥐 하는 짓은 하늘이랑 비슷하네요. 보리 아파서 병원 다녀올 때마다 저랬더랬죠. 애는 아프지, 하늘이는 엄청 예민하게 굴지, 아즈 상전이 따로 없었어요.
마취가 위험하다더니 미오도 힘들어하네요. 보리는 마취했을 때 못 깨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 뒤로 중성화도 미뤘어요. 벌써 6살이에요. 건강했던 하늘이는 마취도 빨리 깨고 회복도 빨랐습니다. 개묘차가 있는 듯해요.
우앙, 너무 오랜만에 오시는 거 아닙니까. ㅠ.ㅠ
정말 예민한 냥이들은 너무하는 거 같아요. 괜히 미안한 마음을 느끼게 한단 말입니다. 쳇.
미오는 처음엔 괜찮았는데 정말 해를 거듭할수록 나빠져서 이젠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