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작, “엑스멘: 데이스 오브 퓨처 패스트”를 보고 왔습니다.
개봉 전부터 워낙 영화가 잘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래서 기대치가 좀 올라가긴 했는데요.
그 때문인지 저는 극찬까지는 하기 힘들 것 같네요.
1. 스케일이 커졌고, 스토리는 촘촘하게 짜여 있으며, 엑스멘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집단행동과 전투에 있어서의 연계플레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교차편집이 멋집니다.
특히 첫부분 미래 캐릭터들의 능력을 소개하는 전투 부분이 좋더군요.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물론 퀵실버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2. 군데군데 코믹스와 전작 엑스멘 팬들을 위해 뿌려놓은 떡밥과 서비스들도 상당한 수준이라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전작과 얽혀있는 떡밥들도 많고요. 그런 거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와 충격이 정말 쏠쏠해요.
작가들 활약이 정말 큽니다.
3. 어떤 부분은 참 차분하게 잘 엮어나가면서도 후반부에 있어서는 좀 서두른 감이 있어요.
그래서 절정이 생각보다 다소 쳐지고 마무리에서도 힘이 빠지나 싶기도 하고.
[#M_약간의 미리니름!!!!|less..|
4. 저의 불만이라면 과거 찰스의 방황을 충분할만큼 그려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엑퍼클” 때의 불만이기도 했는데, 그때야 비중이 매그니토한테 더 쏠려 있었다고 치더라도
이번에는 찰스의 ‘부활’을 그보다는 더 인상깊게 그려야 했어요.
말하자면 ‘겉모습’으로 그의 황폐함을 표현하기 보다는 내면적인 모습에 더 치중했어야 한다는 거죠.
게다가 제가 보기에는 매그니토의 능력이 10년 전에 비해 증폭된 것처럼 찰스의 능력도 그 사이에 엄청나게 발전한 것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만은 아닌 거죠.
아, 이건 정말 팬의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더구나 미래 매그니토와 찰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지라 – 이 두분은 진짜. ㅠ.ㅠ
5. 매튜 본의 “엑퍼클” 톤을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하다보니 브라이언 싱어의 묵직한 톤이 오히려 약간 죽어버렸습니다. 전 심지어 눈물을 또르르 흘릴 준비까지 다 되어 있었다고요. 그런데 그 강력한 감정적인 한방이 없지 뭡니까. 사회적인 메시지부터 그럴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한데 말이죠. 트래스크만 해도 그래요.
마지막 전투도 긴박감 넘치긴 했는데
이상하게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부분은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인물들이 너무 많고 할 말도 너무 많아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6. “엑퍼클” 때도 그랬지만 이 이야기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미스틱’입니다.
이번에도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캐릭이거든요. 진히어로(잘못 쓴 거 아닙니다)이기도 하고요.
찰스는 히로인, 깔깔깔.
누구랑 갖다 엮어도 어울립니다.
로건, 행크, 에릭, 심지어 미래의 자기 자신까지. 이름만 대십쇼.
7. 울버린, 그 나이 되어 시대를 넘나들며 부부싸움 중재하느라 고생하고 있습니다. ㅠ.ㅠ
모든 캐릭터들을 엮어주는 인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요.
특히 매그니토랑 찰스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몇 마디로 확실히 보여주거든요.
그리고 매그니토, 감방에서 왜 이렇게 잘 생긴 거예요!!!!
매그니토가 울버린을 가지고 촉수(….) 플레이를 하는 그 장면은 정말이지….으익
8. 마지막! 마지막!
아시다시피 제가 싸이클롭스 팬이란 말입니다.
그 놈의 브라이언 싱어를 증오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놈이 엑스멘 3에서 해 놓은 짓 때문이란 말입니다.
왜 우리 제임스 마스덴을!!! 하고 울부짖는 놈이란 말입니다.
마지막에 그분이 등장하는 판에 숨이 턱 막혔습니다. 완전 한방 맞았다니까요!!!!!
야, 이 병주고 약주는 놈아!!!!! ㅠ.ㅠ
그치만 좋은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게다가 3부작 마지막 제목은 “아포칼립스”고, 마지막 쿠키도 아포칼립스고, 스콧 서머즈와 진 그레이가 그렇게 나와주니 실낱 같은 희망을 품게 됩니다. 엉엉엉.
심지어 대사도 있어!!!
아흑. 아흑. 아흑. ㅠ,ㅠ 울 싸대장. ㅠㅠㅠㅠㅠ
아, 진짜 브싱 귀신 같은 놈.
그래도 얄미운 건 사실입니다.
9. 나이 대가 안 맞나 싶었는데 확실히 퀵실버를 에릭 아들로 설정해놨네요.
대체 몇 살 때 사고친거냐, 에릭.
보아하니 “아포칼립스”에서는 보다 비중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출생의 비밀도 밝혀질테죠.
10. 사실 이거 말고도 볼 때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역시 몇 번 더 보고 와서 생각을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덧. 영화를 보다보면 폭스 쪽도 마블 MCU를 의식하고 있다는 게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장면들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에요.
덧2. 찰스는 하는 짓마다 스타워즈의 오비완을 연상시킨다니까요. 으하하하하하핫.
덧3. 목요일 정식 개봉 전에 수요일 전야제를 보러가서 그런지 다들 덕후였나봐요. 관객들 반응이 하나같이 좋더라고요. 아포칼립스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았지만 그건 당연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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숩허맨 리땅즈로 엄청나게 깎인 싱어횽에 대한 신뢰를 어느정도 회복시켜주긴 했죠.
근데 이렇게 훈훈하게 끝내놓고 다음에 또 진과 스콧 괴롭힐까봐 무지 걱정스러움(…)
전 차라리 진이랑 스콧을 괴롭혀주기라도 했음 좋겠어요. 그건 캐릭터들한테 애정이 있단 표시잖아요. 싱어는 아무리 봐도 그 둘에게 아무 관심도 없는 것 같단 말이죠!! 아악!!
아 맞다. 퀵실버가 에릭 아들이라고 했죠. 매번 듣고도 매번 까먹는;;;
둘이 나오는 장면 디게 웃겼는데 말이죠. 목을 요래요래 받쳐야함돠~ 이럼서 깐족깐족.
퀵실버는 진짜. 캬캬캬캬캬. 영화 통틀어 매그니토가 제일 귀여운 장면이기도 했고요.
두 배우가 10살 차이라 피터가 에릭 아들이라는 설정은 안 나올 지도 모르겠어요. 게다가 엑퍼클 캐스팅 때는 패시 나이 들어 보인다고 말 많았지만 요새 패시는 예전보다 오히려 젊어보여서 말이죠.
일단 극중에서 아버지라는 힌트를 너무 많이 줘서 ‘아포칼립스’ 때 더 자세히 다뤄질 것 같아요. 그래서 전 퀼실버가 3부에서 더 비중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고요.캐릭터도 극중에서 하는 짓이 딱 십대 같으니.
핑백: 루크스카이, 하늘걷기
뒷 모습 보고 사람들이 진이다. 진. 쑥덕대서 관객운은 좋았습니다 ㅎ
전 옆에 있는 애가 큰 소리로 ‘와, 늙었네’ 해서 기분 나빴어요. 쳇. ㅠ.ㅠ 전 감격해마지않고 있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