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저런 문제로
이상하게 ‘어쩌다보니’가 자주 일어나는군요.
평소의 저답지 못합니다.
여하튼간에
“어쩌다보니”
편찮으신 어머니를 따라다니다 일종의 “에너지치료” – 기존에 ‘기순환’이라고 말하던 – 라는 것을
배우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어차피 남의 돈이라
일단 호기심과 흥미는 있어서 계속하고 있긴 한데
여전히 반신반의, 한 발은 여기 있고 한 발은 저기 있다보니
이래도 되는 건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네요.
1. 음, 일단 ‘기/ 에너지/인간 혹은 자연의 생명 파장’이라는 것의 존재는 믿어요.
전 귀신도 믿고 무속도 믿는다고요.
본 적 없고, 느낀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고 막연하게 ‘오오오오, 신기해’라서 그렇지.
2. 다만 그 대상이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때에는
그것이 사실이라는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잘못된 정보를 제거하고 확인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기본 마인드를 갖고 있는고로,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실험실 환경이 아니라 변수가 너무 많은지라 완벽한 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적인 신뢰가 불가능한 거죠.
여기서 일단 모순.
빌어먹을 나는 왜 이런 성격인가.
3. 가만히 앉아 손바닥에 생각을 집중했을 때 거기서 느껴지는 무게감/열기/공기(에너지?)의 움직임은
실제로 그것이 존재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1) 다른 감각을 박탈하고 오직 거기에만 신경을 집중함으로써 예민해진 감각이
[상상과 암시를 결합하여] 뭔가를 의식적으로 느낄 따름이라는 거죠.
2) 물론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낀다는 것은 실제로 그것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있었지만 민감해지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을 뿐.
4. 기본적으로 저는 이 치료에 대해
복통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배를 문질러주면 낫거나 기분이 나아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이해합니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니고 가르치는 사람도 이런 걸 의도한 게 아니겠지만]
다만 그분들이 말하는 대로 ‘스스로 훈련에 의해’ 의도적으로, 강도를 높임으로써
그것보다는 강한 정신적, 신체적 효과를 끌어내는 거고.
증상이 심한 환자들일수록 치료 효과를 느끼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이겠죠.
5. 그런데 기질과 성격상의 특성 때문에
전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도 그것을 배우고 확인할 수 있는가?
나는 지금 시간과 에너지와 차비 낭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라고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해도 괜찮은걸까요.
그렇다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뭔가 움직이는 건 느껴지긴 한단 말이죠. 끄응.
인간의 감각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현상을 무시하기에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달까요.
6. 아니, 물론 진짜 이런 게 효과가 있어서 배울 수 있으면 좋죠.
저 자신에게도 일종의 수양이 된다면 좋고[사실 제가 관심이 있는 건 이쪽이라 좀 안 맞는 것도 있습니다.], 엄마도 해드릴 수 있을 테고. 고양이한테도 해 줄 수 있을 테고.
7. 다만 그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한 건,
자기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니.
난 원래 눈만 뜨면 빌어먹을 세상 모든 게 허무하니 하루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인간인데. -_-;;
기본 전제가 달라.
8. 제길, 차라리 영상번역 교육이나 받았으면 좋겠네.